같은 동네, 같은 공립학교인데 ? 이럴 일???!
같은 동네, 같은 공립학교
2020년 9월 22일 월요일.
진짜 실제 수업이 진행되는 첫 주의 수업이 2일 차.
아이의 수업에 대한 선생님의 공지는 매일 수업 전날 저녁 8시, 프린트해야 하는 자료들과 함께 아이 학교의 커뮤니케이션 애플리케이션인 Parents square를 통해서 공지되었다.
8시 45분에 라이브 수업, 10시 20분에 특별과목 라이브 수업 , 그리고 1시에 라이브 수업.
각 수업 시간은, 담임이 진행하는 수업의 경우 30~50분, 특별과목의 경우 약 30분 정도 진행되니... 본격적인 수업 시간은 뉴욕시 교육청의 가이드보다는 조금 긴 약 100분 이상의 수업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 아이들이 흐물흐물 슬라임처럼 화면 밖으로 사라져 갈지라도, 생기있에 수업을 끌어나가는 선생님은 본인의 소임을 다 하고 는 중이기도 했기에... 나쁘지 않다 생각했다.
또한, 진행되는 과제는 이번 학년을 맞이하여 처음 개설한 뉴욕 교육청 사이트 내의 iLearn을 활용하여 제출하도록 진행될 예정이란다. (아쉽게도 개학시기에 맞춰 제대로 된 개설은 하지 못해서, 일부 기능만 사용이 가능한 상태지만 대충 모양은 이러하다)
어딘가 귀여운 구석이 있는 웹사이트를 보며, 어딘가...' 뉴욕시 애썼는데?' 라는 생각이 들어 남편과 함께 화면을 바라 보다말고 웃음이 피식 새어나왔다.
그럼, 뉴욕시의 모든 아이들이
우리와 비슷한 수업을 받고 있을까?
아이들은, 학교에 일주일에 며칠은 직접 통학을 하는 형태든, 아니면 온라인으로 모든 수업을 받는 형태든... 모두 어떤 식으로든 집에 머물며 교육을 받는 날은, 하루의 일정 시간은 담임과 아이들이 '영상'을 통해서 만나고 있는 것은 동일하다.
물론, 공립과 사립은 라이브 수업의 진행 방식이나 시간에 대해서도 매우 큰 격차로 벌어졌다. 물론, 이는 일 년에 6천만 원을 내고 등록하는 호텔 프리미엄 헬스클럽의 시설과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동네 구립 회관의 그것과 비교하는 상황이 되는지라... 자본주의 논리로 어쩌면 당연한 것이겠지만! 살짝 찾아보니 사립학교가 하루 종일 진행되는 수업을 최첨단 기기로 라이브 생중계를 해서 교실에 있는 아이들과 동일하게 참여하고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 전원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고 있는 경우라도 우리 아이와 동일한 1학년에게 총 시간 기준, 약 4~5시간에 이르는 교육을 제공하고 있었다.
그럼, 같은 뉴욕 시라면.... 같은 공립이라면, 같을까?
아주 당. 연. 히 같을 것이라 생각했다.
적어도 인근의 학교라면!
비슷한 학교 랭킹을 유지 중인 학교들 간이라면 수업의 질과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믿었다. 그런데 매우 어마어마한 착각이었다는 사실을 수업 시작 이틀 후 받은 아이 유치원 시절 친구의 문자를 보고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하루에도 수도 없이 진행되는 라이브 미팅에 참여하느라 로그인과 로그아웃을 반복하느라 힘들다는 하소연과, 아이가 개념을 이해 못하는데 내용이 너무 어렵다는 이 친구의 볼멘소리를 들으며... 매우 의아했다.
'하루에 세 번이 뭐가 어렵다고... 같은 거 아닌가?'
'1학년이 다 비슷하지, 어려워봤자... 얼마나 어렵겠어..?'
내가 뭐가 그렇게 어려운지 궁금하다 질문하자 이미지 파일이 날아왔다.
'응...???
이걸 하고 있다고???
똑같은 개학 2일 차에??!!!'
읽기 쓰기의 경우, 책을 통해서 교사가 얼마만큼 아이들의 이야기를 끌어내느냐의 차이기에 직접 수업을 들어보지 않은 이상 그 수업의 격차를 확인하기 어려웠지만... 수학의 경우 좀 이야기가 달랐다. 아이들에게 주는 문제로 그 수준을 가늠하기 매우 쉬웠던 것. 내가 경악을 금치 못했던 이유는, 이 아래... 같은 날 우리 아이가 받은 숙제를 보면 다들 이해가 가실 듯하다.
우리 아이의 교실에서는 1부터 30까지 숫자를 세고, 거꾸로 세고... 를 하고 있는데, 바로 길 건너 친구의 아이 학교에서는 똑. 같. 은. 1학년이 간단한 더하기 방정식을 풀고 있는 상황. 그리고 나서 다른 부분의 컨텐츠도 보내달라 해서 상세히 들여다보기 시작하니 읽기, 쓰기 부분에도 명확한 수준의 차이가 눈에 들어왔다.학기 시작 직후라 좀 쉬운 내용으로 우리가 워밍업 중이라고 믿은 나의 완벽한 오산이었다.
놀라움과, 좌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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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들짝 놀라, 전화기를 들고 자세히 물어보기 시작했다. 듣고 보니, 수업 내용만 다른 것이 아니었다. 하루의 일정 중 다섯 번의 라이브 수업이 진행되는 것은 물론, 하루에 특별 수업 시간이 2번씩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이 친구의 학교에서 직접 등교하는 옵션을 선택한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 날에 받는 수업도, 모두 해당 학교의 교사들로 구성되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생각해보시라... 지금 가르치는 아이와 아이의 부모를 내년에 담임으로 만날 수도 있는 경우와 전혀 만날 경우가 없는 경우, 교사가 어느 쪽을 더 신경 쓸 것인가? )
분명, 갑자기 학교가 문을 닫았던 3월에는 똑같이 오전에 미팅 1번, 특별 수업 1번이었던 두 학교였는데... 너무나 큰 격차. 과연 이대로 우리 아이가 지금의 학교에서 1년을 보낸 후, 그때도 지금 같은 시작선에 서있는 이 아이들이 비슷한 학업 성취도를 이루어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그리고 도대체... 도대체...
같은 공립에 심지어 비슷한 지역인데....
도대체...?
왜 이렇게 달라진 것일까?
이 모든 답은.
교육부로부터 지원되는 학생 수 당의 공식 지원 금 외에, 학교가 학부모로부터 받은 '기부금'과 PTA(학부모 협의회)의 차이로부터 발생되었다는 사실을.
이 친구를 포함 많은 지인들에게 질문을, 전화를, 문의를... 반복한 끝에 알게 되었다.
사정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지금 우리 아이가 다니고 있는 학교는, 지난 학기 하반기 예정된 각종 행사의 취소로 기부금을 모을만한 이벤트들이 모두 중단되어 자율적인 기부금으로 채우지 못한 필요 잔여분을 메꿀 예정이었는데 이것이 무산되었고.....
이번 코로나 상황을 맞이하며, PTA(학부모 교사 협의회)를 오랜 기간 정열적으로 이끌어가던 사람들이 햄튼이나 도시 외곽의 다른 주로 이주하거나 사립으로 아이를 옮겼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반면, 같은 동네지만 바로 길건너 친구 학교의 경우..
지난 2019년-2020년 학년 시작과 함께 자율기부가 순조롭게 꽤 많이 이루어졌으며, PTA(학부모 교사 협의회)의 주요 멤버들 역시 도시에 남아, 수많은 학부모들의 요구사항과 의견을 끊임없이 학교로 강력하게 전달하고 있었다. 수업 시작 전부터 빈도와, 내용, 사용할 커리큘럼까지... 비록, 온라인으로 전환되더라도 아이들의 학업이 뒤떨어지지 않도록 그 모두가 지탱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 결과, 바로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두 공립학교는 2020년 새 학년의 시작과 함께 확연히 갈라진 길을 걷게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주어진 재정적& 교육 환경과 부모의 관심 여부에 따라 아이들의 학업 수준이 하늘과 땅으로 갈리고 있는 것은 비단 뉴욕만의 이슈는 아닐 것이다. 그래도 그 안에서 우린, 그래도 이전에 꽤 좋은 평가를 받은 공립학교 존에 살고 있으니 괜찮을 것이라 믿었다. 그래서 뉴욕의 많은 학교들이 [학부모의 기부금]과 [학부모 협의회의 힘]에 의해 변화하고 있는 상황을 들여다볼 필요는 없다 생각했었는데.
지금 우리가,
하늘에서 땅으로, 자유 낙하 중인 상황을 맞이해버린 학교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라니. 한국에서 이사오기 전부터 수도 없이 조사하고, 알아보고, 고민에 고민끝에 결정한 곳이었고 더할나위 없이 만족하며 살아왔는데. 코로나로 인해, 가장 중요한 아이의 학업의 질이 달라져 버리다니. 가슴이 답답해졌다.
맙소사.
여보...
어쩌면 좋아...
눈앞이 깜깜해졌다.
참고 기사 & 자료
https://ny.chalkbeat.org/2020/8/27/21404871/remote-learning-nyc-staffing-rules
https://www.documentcloud.org/documents/7047172-082620-Blended-and-Remote.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