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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맨모삼천지교 Apr 17. 2019

한국과 똑같은 공원.But 너무다른 사용법

뉴욕의 대표 공원에서 운영하는 "가족"대상 프로그램들

뉴욕의 가장 잘 알려진 명소인 센트럴 파크를 포함, 뉴욕시에만 약 1,700여 개의 공원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많은 크고 작은 공원에서는 사계절 내내 다양한 여러 가지 행사들이 열린다.  그래서 야외 활동하기 좋은 봄부터 가을까지는 공원에서 진행되는 행사에 참여해보는 것만으로도, 아이와의 캘린더가 빽빽해진다. 물론, 꼭 아이만을 위한 프로그램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 대상 역시 영유아부터 십 대, 20~30대 젊은이들부터 노년층까지 아우를 정도로 매우 폭넓고 다양한 편이다.


한국에서도 한강과 어린이 대공원이 멀지 않은 곳에 살았어서 늘 공원에서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냈었고, 그저 가까이 놀이터와 공원이 있는 것 만으로도 좋다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곳에서 수 없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접하고 참여해 보면서....한국의 '공원'이 좀 더 다양한 컨텐츠로 가족 모두가 즐길 거리가 가득한 곳이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뉴욕, 특히 맨해튼의 대부분의 공원들이 아주 잘 정비된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온라인을 통한 각종 행사, 프로그램 검색도 매우 용이한 편이다. 물론 동시에 책자로도 제작하여 배포하는 경우도 많아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찾아보는 것이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기도 하다.


브라이언트 파크의 키즈 대상 프로그램 :                    

https://bryantpark.org/programs#kids

브라이언트 파크 키즈 프로그램 웹페이지 화면. 클릭하면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일정별로 볼 수 있다.

                                     

뉴욕시의 수많은 공원들에 대한 대표 정보를 제공하는 아래 사이트의 경우, 일자별/ 공원별 /테마별로 필터링하여 찾아볼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언제나 공원 근처를 지나게 되면 아이와 해볼 만한 것이 있는지 검색하러 들어가 보게 된다.                          

[ 뉴욕시 공원 종합 홈페이지 : https://www.nycgovparks.org/]

Weekend Fun 탭을 보면, 아래와 같은 내용이 보인다.

                                     

*상기 웹사이트는 맨해튼의 대표 공원인 Central Park(#센트럴파크)와, 로워 맨해튼의 가장 대표적인 공원 Battery Park(#배터리 파크)를 포함하여 Flushing Meadows Corona Park, Coney Island, Van Cortlandt Park, Clove Lakes Park, Astoria Park, Pelham Bay Park, Prospect Park, Riverside Park 등 주요 공원에서 어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포함한 주요 공지사항을 게시한다. 물론, 세부 공원별로도 특화된 개별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아이와, 남편과  또는 친구들과 즐거이 보낼 프로그램을 찾아보고, 직접  참여하면서 가장 놀라웠던 부분은,


1. 누구에게나 "무료"로!


매우 잘 구성된 거의 모든 프로그램들이 모두 "무료"로 진행된다. 일부 유료로 진행되는 내용도 없는 것은 아니나, 무료로 참여 가능한 프로그램이 전체 프로그램의 90% 이상.   


2. 높은 접근성, 참여율


맨해튼 빌딩 숲 중간중간에도 크고 작은 공원들이 많아 집과 학교를  오가는 길에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으니, 프로그램에 대한 접근성과 참여도가 자연스럽게 매우 높다.


3. 공원 프로그램의 중심에 아이들, 영유아 동반 가족이 있는 점.


거의 모든 공원이 "Kids(어린이들)" 관련 프로그램은 반드시 운영하고 있으며, 대부분 아이들이 놀 공간 역시 별도로 반드시 확보되어 있다. 또한, 뉴욕 시에서는 '공원 내 음주'를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영유아를 동반한 가족들이 보다 안전하게 놀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하다. (일체의 주류 음용이 거리를 포함한 공공장소에서 금지)

공원 사용의 주체가 "어른"이 아닌 "아이들"인 느낌이 더 드는 이유는.

맨해튼 내에서도 아주 넓은 공간을 사용하는 센트럴 파크의 경우에도 어른들과 아이들이 혼재하여 놀 수 있는 공간 외에도 "아이들"만 출입이 가능한 특별한 공간들이 충분히 존재하고 있는 점. 그리고, 센트럴 파크만큼 크지 않은 작은 소규모의 공원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프로그램 내에 "아이들"이 즐길 콘텐츠와 공간을 확보하고 있으며, 일부 공원의 경우 그 대부분의 공간이 오롯이 아이들만을 위해서 제공되기도 하는 것을 보게 되기 때문인 듯 하다.

                                                             


               

공원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의 종류 중, '아이들'이 참여 가능한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아동 동반 '관람'이 가능한 공연들

                                      

1) 각종 음악회

대부분의 공연이, 모두 아이와 동반 관람이 가능하다. 특히 개방된 장소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유모차와 돗자리를 가지고 참여할 수 있고, 늘 한편에는 아동 손님들을 위해서 놀 만한 거리가 늘 준비되어 있다. 센트럴파크에서는 뉴욕 필하모닉의 대규모 콘서트가 매 년 연례행사로 진행된다.

음악회를 즐기는 꼬마 관객들


음악회의 말미에는, 대부분 "아이들"이 앞으로 나와 음악에 맞춰 댄스파티를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를 보고 있다 보면, 어느 곳에서나 자연스럽게 음악과 댄스를 만끽할 줄 아는 어른들의 시작이 이런 환경이었나...? 라는 생각이 든다.  

                                     

2) 고전 연극 공연

로미오와 줄리엣/ 한여름 밤의 꿈과 같이 모든 가족이 함께 관람 가능한 공연이며, 야외에서 진행된다.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가족과 함께 관람하는 공연이 수준 높은 극단의 공연이라면 그 퀄리티는 당연 보증된 것. 특히,



3) 동화 구연

 다양한 이야기를 아이들 연령에 맞게 율동을 섞거나, 도구를 사용하여 읽어주는 형태.  마치 연극을 하듯 이야기를 해주는 스토리 텔러와 함께 하는 것을 즐기지 않을 아이가 없다. 때때로 작은 크래프트 만들기 활동도 함께 추가되기도 한다.




4) 야외 잔디밭에서 진행되는 인형극                 

브라이언트 파크의 인형극.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토리를 인형으로 풀어내는 작은 공연. 개방된 곳에서 진행되는 공연이나 누구나 원하는 시간에 와서 볼 수 있다.

 5) 아동 대상 마술쇼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여름 시즌에 주로 진행하는데, 잔디 광장에서 아이들이 앉아서 마술사의 공연을 지켜보는 형태. 마찬가지로, 그냥 무료로 공연시간에 가면 관람이 가능하다.                    


                                                           

공원 내의 자연을 활용한 활동

                       

1) 공원 내 생태계 관찰 프로그램

숲의 규모가 큰, 센트럴파크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6세~10세 정도의 연령을 대상으로 한다. 공원 내의 9개 구획 중 한곳을 지정하여 이곳에 대한 가이드북과 디스커버리 저널을 가지고 돌아다니며 그곳의 생태계를 살펴보고 가족들과 이에 대해서 논의해 볼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디스커버리 클럽 : http://www.centralparknyc.org/visit/programs/discovery-club.html ]

                             

태계 관찰에 필요한 가이드북과 디스커버리 저널은, Visitor center(방문자 센터)를 통해서 무료 배포된다. 또한, 이곳에서 관찰에 필요한 간단"디스커버리 키트대표사진 삭제

                                     

2) 가드닝

공원 내의 한쪽 텃밭을 3세~5세의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가꾸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활동. 대부분의 공원에서 이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텃밭을 내어주기만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보다 더 나아가 전문 가드너와 매주 정해진 시간에 만나 설명을 듣기도 하고, 가꾸는 방법을 배우기도 한다.  

                                       

3) 낚시 및 강에 사는 물고기들에 대해서 알아보기

가족들과 함께, 강에 사는 물고기들에 대해서 공부도 해보고 직접 낚시도 해 보는 시간. 아주 많은 시간을 들여 본격적으로 하는 형태의 낚시는 아니지만, "물고기들"에 대해서 직접 들어보고 어떤식으로 물고기를 잡는 지 참여해 보는 것 만으로도 이미 아이는 강과 호수에 대한 관심이 한 껏 올라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의 한강에서도 늘 낚시하는 아저씨들을 많이 보았는데...이런 내용을 프로그램으로 개발한다면 재미있지 않을까?

                                     

4) 철새 관찰하기

참여 비용을 내고 진행되는 수업/ 약 10만 원 정도의 비용을 내고 초등학교 1학년~3학년 정도의 아이들이 단체로 약속된 시간에 모여, 전문가의 설명을 듣고 직접 망원경을 들고 철새를 찾아다니는 활동.      

                           

유아- 초등학교 저학년을 위한 프로그램                     

공원 내의 잔디밭등의 공용 공간에서, 5월~12월까지 매주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각종 체육/ 미술 활동들이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대부분 무료이고 시간은 아이들이 하교하는 오후 3시 이후부터 저녁 식사 전인 6시 이전까지 진행되어서, 굳이 따로 애프터스쿨(방과 후 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충분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1) 야외 크래프트 아트 + 체육 프로그램.

매주 특정 요일에 마찬가지로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 방과 후 학원을 대체할 만큼, 인기가 많다.


한쪽에서는 각종 크래프트 만들기 교실이 진행되고 다른 한쪽에서는 아이들이 다 같이 참여하는 단체 게임 등이 이루어진다. 바닥에 깔린 천 하나 위에서 주최 측에서 나누어주는 각종 재료들로 만들기/그리기 등을 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게 된다. 특히, 이 활동들의 경우 사용되는 재료들이 대부분 우리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플라스틱 용기, 재활용 종이, 마스킹 테이프 등등인데... 이런 재료들로도 아이들이 만들어 내는 어마어마하게 다양한 종류의 결과물을 구경할 수 있다.

어느날은 찰흙으로 동상 따라 만들기를 하다가, 또 어느날은 그 전주에 만든 것에 색칠해 보느 활동을 하기도 하고...계란을 담았던 판에 색칠하고 꾸며서 기차를 만들어 보기도 하는 정말 다양한 크래프트의 장이 열리는 곳.

러한 플레이를 진행해 주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이다. 모두들 아이들에게 기본적으로 친절하고 부드럽게 설명하는 능력을 타고났는가... 싶을 정도.


광목 천 위에 앉은 아이들은, 재료를 만지고 놀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본인만의 작품을 만들어 낸다.

                                        

2) 영유아 플레이 교실(Preschool Play)


학교나 기관에 다닐 연령이 아닌 아이들과 부모들이 모여 평일 오전에 다 같이 잔디밭에서 노래하고, 춤추고, 이야기를 듣는 등 아이들의 오감을 발달시킬만한 활동을 함께 즐긴다.        

비치되어 있는 놀이도구들은, 모두 공원에서 무상으로 대여 & 비치한 것들.

3) 부모-아이 요가

 이제 막 부모가 된 사람들을 주로 대상으로, 아이와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요가 동작과 간단한 육아 관련 정보 등을 공유해준다. 자연스럽게, 엄마들 사이의 네트워크 형성에도 도움을 주는 정보 교류의 장이 되기도!



4)  축구/ 농구와 같은 단체 체육활동

5~7세/ 8~11세 연령을 나누어 매주 특정 요일 방과 후에 공영 운동장과 잔디밭 등에서 진행한다. 공원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시간에는, 해당 공간은 다른 성인들이 함께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다.



5) 체스

매주 화요일 방과 후에 인근의 커뮤니티 센터 건물 내의 공간을 빌리거나, 공원 한편에 있는 야외 테이블에서 이루어진다.


                                     

나열을 하기만도 헉헉 거릴만큼 많은 프로그램. 이 모든 것은 즐기고 체험하는 동안 아이의 활동력도 상상력도 훌쩍훌쩍 커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5월부터 다시 시작되는 공원의 봄 프로그램 책자를 보며, 이제 또 잘 챙겨서 올 한 해를 차곡차곡 다져보아야겠구나...싶어지는 4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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