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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맨모삼천지교 Jun 24. 2019

과정을 즐기는, 특별한 공간

과학과 놀이가 어우러진 The Giant Room 을 다녀와서.


얼마 전 이런 문구를 읽었다.


부모 됨으로 자식을 키우며 하는 일들 중, 가장 어려운 일은 

실패하는 아이를 지켜봐 주고 길을 찾을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것.


새로운 과정을 익히고 이를 위해서 힘든 노력을 해야 하는 아이 대신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기만 하고 기다리며 이를 지켜보는 일은 늘 참 쉽지 않다. 그리고 실패하지 않도록 방어벽을 대신 쌓아주는 것이 아니라... 혹여 실패하더라도 곁에서 응원해주고 일어설 힘을 북돋워주는 것도 마찬가지로 그 경계선을 잘 이해하고 아이를 대하는 것이 참 어렵다는 생각을 하기에 오래 기억에 남았었다.


어쩌면 내가 아이를 잘 가르치고자 하는 것도, 나와 내 남편이 떠나고 우리가 아이 곁에 없을 미래에도 이 아이가 본인의 길을 알아서 찾고, 문제를 해결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고 싶어서일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다가올 미래에 필요한 것이 어떤 것인지를 부지런히 공부하고... 설사 부모인 우리가 잘 이해가 안 가는 내용이라 하더라도 아이에게는 조금이라도 더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늘 가득한 것 같다. 그리고 어떤 것을 교육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각 방면으로 다양한 테크놀로지가 새로이 선보이는 만큼, 더 커질 수밖에 없어 더 고민스럽고.


그래서 글을 가르치는 것도, 숫자를 가르치는 것도... 언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고민이 많은데, 앞으로 힘들게 공부해야 할 날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알기에 가능하면 어릴 때라도 이 모든 단계가 노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즐겁게 진행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래서 더더욱 다소 어렵고 난해하게 느낄 수 있는 

STEM( Science(과학), Technology(기술), Engineering(공학), 그리고 수학 (Mathematics))의 경우 특히 놀이처럼 접할 수 있는 방식을 주로 살펴보고 있었는데... 최근 이런 쪽으로 아주 흥미 있는 공간이 팝업으로 열린다고 해서 얼른 아이를 데리고 다녀왔다. 



이 공간의 이름은,

GIANT ROOM




첼시의 하이라인 근처에 있는 High Line Nine이라는 갤러리 한편에서 진행되는 이 행사에 참여하기 전, 이 특별한 공간에 대한 취지를 좀 이해하고 가야 할 것 같아서 홈페이지를 들여다보았는데... 독특한 접근 방식은 물론,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고 특별한 프로그램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일단, 공간에 대한 설명부터 매우 매력적이었던 것!


GIANT ROOM은, 

아이들을 위한 이노베이션의 허브가 되는 공간으로, 

흥미로운 것을 발견하고, 해결해 볼 만한 과제들을 찾아내고, 

지저분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 안에서 아이디어를 실현시켜 보는 공간입니다. 

출처 : www.thegiantroom.com


그래서 어떤 날의 행사에 참여해볼까... 싶어 각 일자별 워크숍에 대한 것들만 살펴봐도 매우 흥미 있는 주제들이 가득했다.

과일들이 만들어 내는 각각 다른 전자 파동을 알아본다?

바느질과 LED의 만남?

코딩을 통해서 음악을 만들어 낸다...?


도대체 누가 이런 특별한 공간을 만들었을까... 

하고 살펴보니,

2명의 젊은 콜롬비아 대학교 교육학 박사들이 모여서 만들었는데 이들이 생각하는 이 공간의 기본 원리는 GIANT Approach. 그들이 직접 이름 붙인 특별한 아이들의 창의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더 키울 수 있는 몇가지 특별한 접근 방식을 토대로 구성되어 있었다. 


아이들은 여럿이 모인 공간에서 (Social)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때, 여러 사람들과 어우러져 할 때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전제하에 모두가 함께 모여서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을 구상한 것! 그리고 그 내용은 " 과학"을 기초로 하되  쿨하고 재미있는  이곳을 통해서, 아이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를 바꾸어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무료였지만 무료가 아닌 듯한 특별한 예약 방법!

처음에 홈페이지(www.thegiantroom.com)를 살펴보니..

각 워크숍이 1인당 25불의 유료라 되어 있었지만, 워크숍 예약을 위해서 회원 가입을 하고 나니 바로 50불 상당의 할인 코드를 받을 수 있었고... 결론적으로 "무료"로 진행되는 클래스였다


워크숍에 특정한 금액을 기재하고 결제와 같은 프로세스를 밟도록 한 것은, 한정적인 공간과 인원으로 진행되는 내용인 만큼  참석하는 사람들이 내용을 잘 숙려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였던 셈. (일종의 Nudge 효과가 아닐는지!! 인지과학을 공부한 박사들이라 이런 식으로 유도했나.. 싶기도 ㅎㅎ)



그래서 우리가 예매하고 찾아간 워크숍은  

아이들이 바느질로 만든 텍스타일에 빛을 더해보는 활동!


바느질과 전선, 그리고 LED 전구를 밝히는 방법을 배워보는 워크숍으로, 퀼트 같은 디자인의 텍스타일을 배워보고 이 작품으로 밤을 밝혀 볼 예정이라니.. 신기. 그리고 설명만으로는 도대체 어떻게 진행이 될까 더 궁금해졌다.  간단한 전기 회로와 전기가 통하는 실, 배터리, LED 등을 활용해서 참여한 사람들이 모두 함께 약 20개의 퀼트와 라이트가 어우러진 대형 작품을 만들어  The GIANT Wave Makers Festival에 전시할 예정이라니... 뭔가 아이도 더 뿌듯해할 것 같아서 바로 가보기로!  비가 쏟아지는 날이어서 장화에 우비를 입고 한 손에 우산을, 한 손에 아이 손을 잡고 나서면서 빗속을 뚫고 나가는 것이 참으로 고되게 느껴져서 만약 재미없다면 정말 슬플 것 같았다.


2시 즈음에 도착한 우리는, 3시 반 워크숍 시작 전까지 자유로이 공간 안의 모든 재료들을 활용해서 만들고 싶은 내용을 만들며 free play 시간을 보냈다. 눈앞에 보이는 재료는 무엇이든 쓸 수 있다는 말에 아이는 신이 나서, 박스도 꾸미고, 머리띠도 만들고, 옷같이 생긴 것도 만들며 시간을 보냈다.


이미 다녀간 아이들의 작품이 가득한 곳에서, 자유로이 놀며 만들기!

주제를 주는 것도 아닌 말 그대로 자율 놀이였는데, 공간 안에 이미 다녀간 아이들이 만든 작품들이 가득해서 그것을 해체하기도 하고 비슷하게 따라 만들기도 하고... 완전히 다른 아이디어를 내기도 하면서 한 시간 반 가까이를 신나게 놀았다. 우리 옆에 조금 큰 아이들 중에는, 피아노 같은 모양을 만들어 실제 프로그램과 연결해서 소리를 내는 실험을 하고 있는 친구도 있었고 코딩 블록을 가지고 게임을 만들고 있는 친구도.


우리 아이는 처음 보는 도구와 활동들을 관찰하며 쭈볏쭈볏 다가가서 등 너머로 구경도 하고, 그들이 쓰는 재료도 가져다가 다른 것도 만들어 보며 놀기 시작했다.


그러다, 다가온 워크숍 시간.

권장하는 참여 연령은 5세에서 12세! 그리고 이 날 배워볼 내용은 아래와 같았다.


★       간단한 전기용품에 대해서 정의하고 사용하는 방법.


★       기본적인 전기 회로 만들기.


★       전기가 통하는 실을 활용한 바느질 방법


이 날 워크숍을 이끌어 줄 사람이라 소개된 로나 해리스 박사(Dr. Ronah Harris)는

컴퓨터 사이언스 교육자이자, STEM 교육방식의 열열한 지지자이고,  교육기술 자문 회사인 Play Pattern LLC의 창립자... 란다.   Ronah는 the Teachers College, Columbia University를 졸업하고 인지, 창조, 창의력, 혁신, 테크놀로지와 디자인에 대한 책을 저술하고 컨설팅하고 있다는!  귀여운 공간에 어울리지 않는 너무 고퀄의 인스트럭터 아닌가 싶을 정도의 이력에 잠시 놀랐는데, 이력으로 보이는 딱딱한 느낌과 달리 볼드 한 액세서리를 착용한 재미있는 분이셨다!


도착 후, 직접 준비해오신 가방에서 이런저런 준비물들을 가득 끄집어 꺼내셨는데 이를 본 아이들이 무언가 재미있어 보이는지 금세 하나둘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미 만들어 오신 샘플과, 자수 틀, 펠트, 가위, 펜, 코일, 아프리칸 패턴의 천들까지... 잔뜩!

시작과 동시에 나누어 받은 펠트와 바늘, 실을 가지고 아이들은 각각 생각하는 모양을 오려서 큰 펠트 조각에  꿰매기 시작했다. 바느질 자체도 서툰 5세 아이들도 우리 아이를 포함 꽤 있었는데, 다들 처음 해보는 작업에 어려워하는 기색도 있었지만 아주 어설프게나마 본인들만의 작품을 만들어갔다. 그리고, 그렇게 만든 수십 개의 조각을 이어 붙여 큰 조각으로 만들었다.


어른에게는 간단한 작업들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쉽지 않은 작업이었어서, 중간에 그만두는 아이들이 있을 것 같았는데 굉장히 신기하게도 다들 포기하지 않고 재미있게 참여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고사리 손으로 바느질을 조심조심 숨을 죽여가며 하는 것도 대견해 보였는데, 다들 주변의 모두가 열심히 집중하니 낙오되지 않고 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각자의 집이 아닌 "모여서 하는 공간"에서 창의력과 놀이가 더 발달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인가???라는 생각도 들었고.



그리고 이 워크숍 중에는, 또 나와 딸아이만의 작은 에피소드도 하나 있었다. 

대표

우리 딸은, 모양을 오려 큰 펠트 조각에 꿰매라는 선생님의 말에 하트 모양♥의 펠트를 오려 붙이고 싶어 했었다. 하지만, 5세에게 완벽한 모양의 하트를 밑그림 없이 그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 

몇 번 시도해보다가 잘 안되자 성에 안찬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며 "엄마가 해줘~~!!"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다들 재미있게 활동에 집중하고 있는 중에 울음이 터진 아이를 보자니, 얼른 오려서 주고 싶었지만... 하지만 여기서 내가 아이 대신 과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이 공간에 온 취지에도 맞지 않는 것은 물론, 앞으로 이런 작은 힘든 상황이 있을 때 나에게 기대게 되는 상황이 반복될 것 같았다.


눈물 뚝뚝 흘리는 아이를 다독이며 

"스케치를 같이 해보자" 

"할 수 있어" 

"다시 오려보자" 

" 한 번 더 해보자...!"며 다독이기를 십여 분. 


아이의 입에서 그저 그냥 해서 주지 않는 나를 향해 "엄마, 엄마 나쁜 엄마야 ㅜㅜ"라는 원망의 말이 새어 나와 마음이 아팠지만. 시간이 지나 겨우 마음을 다잡은 딸아이가 밑그림을 그리고 어설프지만 애써서 오린 펠트 조각을 꿰매기 시작했을 때, '아 이제 또 작은 한 문제를 풀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조금 기뻤다. 어설프더라도, 힘들더라도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마음을 잡고 해 나갈 수 있는 힘, 그걸 길러주는 것이 우리들, 부모의 역할이니까...


한참 다들 몰두하여 오리고 꿰매고, LED 전구와 배터리를 달고 하기를 한 시간여.

드디어 완성!



약 15명의 아이들과 보호자들이 함께 만든 이 날의 작품!



작은 LED 전구들은 갤러리의 조명을 끄면 이렇게 빛났다.

폭우를 뚫고 간 보람이 있었던 매우 의미 있었던 시간.

그래서, 다녀온 뒤에 GIANT ROOM 홈페이지를 보며, 이들이 왜 이런 공간을 구상하고 어떤 식으로 그 내용을 꾸리고 있는지 좀 더 살펴보았다. 



 "자이언트 접근 방식"을 나타내는 모듈은 

크게 4가지.

Blank Canvas, Ups& Rounds Lab, Campfire, Spotlight.



아이들의 창의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주는 4가지의 활동의 중요 포인트를 위와 같이 이름 붙이고 그 내용을 실제 자이언트 룸에서 하는 활동에 반영하고 있었다.

1. Blank Canvas

활동:  창의적인 놀이

결과: 창조에 대한 자신감


하얗게 빈 캔버스 위에 아이들을 초대하여 무언가 큰 꿈을 꾸고, 상상 속의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해주는 공간. 판타스틱 한 도시일 수도, 바닷속 어딘가일 수도, 거대한 인터랙티브 책일 수도 있는 아이들의 만들기를 통해서 아이들은 아트와 크래프트, 

아이들이 원하는 무엇이든 만들어 낼 수 있는 공간.


2. Ups & Rounds Lab

활동: 실험 & 디자인

결과: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능력, 생각을 디자인하고, 코딩이나 전자 장비를 사용, 모형 제작, 워크숍 참여를 통한 애니메이션 등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


Ups & Rounds lab에서는 아이들은 해결할만한 과제들을 스스로의 선택을 통해서 마주한다.  예를 들어 "도시를 지속 가능한 안전하고 행복한 곳으로 만들기' 같은 것을요.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체적인 디자인 사이클을 고민하게 됩니다. 문제를 분석하고, 아이디어를 내고, 코딩이나 전자기기 다루기, 조형물 제작,  프로토타입 생성 같은 새로운 스킬들을 기릅니다. 그 과정에서 설사 아이들이 실패하더라도 그것은 "실패(Fail)"이 아닌 또 다른 도약을 위한 머무름의 단계라고 정의한다. 


3. Campfire

활동: 아이들 사이에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

결과: 서로 협동하는 기술을 익히게 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어떻게 아이들이 방어적이지 않은 상태로  피드백을 주고받는지 배우게 됩니다. 자이언트 룸에서 아이들은 수많은 장난감과 작은 도구들을 접함하고 디자인에 대한 영감을 얻습니다. 그리고 이것들과 함께 한 놀이 경험을 토대로 한 솔직한 비평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놀잇감으로 가득한 공간에서 아이들은 또한 아이들은 그들만의 "프로토타입"을 캠프파이어에 반영하여 커뮤니티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그들의 발명을 더욱 개선하게 됩니다. 


4. Spotlight

활동: 공유하고, 스토리를 이야기하는 것.

결과: 커뮤니케이션 스킬

Spotlight 단계는 아이들이 자신들의 스토리를 공유하고 그들의 방식을 다른 사람들이 따라올 수 있도록 설득할 무대를 제공한다.  자이언트 룸에서는 각각의 어린이들이 최상의 무대를 찾아 그들의 작품을 세상에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한다고 한다.  그 무대와 방식은 말로 알리는 형태일 수도, 책을 펴 내는 방식일 수도, 팟캐스트를 녹음하는 방식일 수도, 그들의 디자인을 특허로 등록하는 방식이거나 경진대회에 참여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퍼블릭 스피킹과 프레젠테이션 스킬을 키우는 것에는 나이가 전혀 중요하지 않고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것이 자이언트 어프로치에서 이야기하는 포인트. 

특히 이 부분은 나에게도 매우 와닿았던 부분! 각자의 스토리를 이야기하고, 그 성과를 공유하는 방식과 능력은 앞으로의 세대에는 더욱 중요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기에...아이들에게 공유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열어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 포인트는 매우 다른 부분에도 활용해 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반적으로 내가 미국의 교육 방식을 보면서 늘 느끼는 것은.


"과정"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그 과정을 즐길 수 있는 방식에 대해서 늘 모두가 고민한다는 것.

 ABC를 예쁘게 잘 쓰는 것보다 그 활자에 대해서 배우는 과정을 아이들이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교사들이 더 주의를 기울이고, 멋들어지게 완성된 카드를 부모들에게 전하는 것 보다는 어설퍼도 그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그것을 만들었는 지 설명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이야기하는 모습들을 보며 나도 지난 1년간 "과정"의 중요성을 몸으로 많이 느꼈었다.


그래서 "과학"이라는 테마에 대한 교육에도 마찬가지로 그 모든 과정이 중요하다 말하고, 이를 즐겁게 아이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연구하는 GIANT ROOM이라는 공간에 대한 기억이 특별하게 남을 것 같다. 그리고, 또 가자고 하는 아이 덕에 아마도 6월  28일부터 진행된다는 Final Exhibition에도 꼭 가보게 될 듯!


참고 : https://www.thegiantro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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