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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맨모삼천지교 Aug 06. 2019

슈퍼 히어로 용품을 파는 가게?!

뉴욕 브루클린 가게 벽장 뒤 숨어 있는 비밀의 공간... 826NYC

함께 일하고 있는 SEESAW의 민 매니저님께서, 826 National의 뉴욕 지부가 브루클린에 있다는 소식을 전해주셨다. 마침 집에서 많이 멀지 않아 날이 좋은 주말에 가보기로 했는데... 주소인 "브루클린 372 5번가"에 내리고 보니 826 같은 간판은 안 보이고 굉장히 특이한 가게만 하나 눈에 들어왔다.

[Brooklyn Superhero Supply-브루클린 슈퍼히어로 서플라이]라니.

그냥 잡화상이 아닌 슈퍼 히어로가 되기 위해 필요한 물건을 판단다.


음.... 매우 이상하다.

분명 나는 [826 NYC]라는 아이들의 글쓰기를 가르치는 특별한 공간을 살펴보러 왔는데 아무리 다시 검색해 보아도, 이 이상한 가게와 같은 주소. 혹시 내가 모르는 다른 입구가 있는지, 아니면 택시에서 내릴 때 반대쪽 블럭으로 잘못 내린 것인지....고민을 하며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다가.


날도 엄청 더운데 땀은 줄줄. 그래서, 일단. 들어가 물어보기로 했다. 그런데...조심스레 들어가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희한하다. 슈퍼 히어로용 가면, 망토는 기본이고... '정의감(Justice)'를 캔에 담아서 판다고....???? 이상한 나라에 잘못 들어왔나 싶어 두리번거리는데!


정말 슈퍼 히어로가 되려면... 필요할 것 같은 이상한 물건들

물건이 가득한 복도 사이에 이상한 화살표와 모니터가 눈에 들어왔다. Portal이라는 큰 화살표 아래 달린 모니터를 가만히 다가가 바라보는데, 화면이 좀 이상했다. 마치 누군가 안에 앉아 있는 것 같은데... 앉아서 공부하고 있는 모습인 것 같은데..??? 그런데, 그림인 줄 알았더니 그 안의 사람들이 움직이고, 실제 소리도 들려왔다.

분명..... 나는 장염 걸려 시름시름 거리는 남편까지 홀로 두고 취재하러 왔는데.....찾던데는 안나오고 이 이상한 곳은 어디인가, 나는 누구인가... 라 생각하면서도 상자속 풍경은 이상해서 계속 보고 있는데, 내가 들어온 이래 아무 말이 없던 직원이 비밀이라도 전하는 듯 다가왔다.


"어떻게 오셨나요"

"저... 826 NYC 찾아왔는데... 아니, 그건 둘째 치고. 여긴 뭐하는 곳인가요"

"826 NYC 여기 맞습니다. 제대로 오셨어요."


그러더니, 날 매장 가장 안 쪽 벽장 쪽으로 안내한다. 그러고는 물건이 가득한 벽장을 가리키더니 벽장을 당겨보란다. 최근 운동을 열심히 하긴 했는데..그렇다고 저 철제 벽장을 들어 옮길 정도로 보이는 것인가 잠시 고민하다가, 일단 시키는대로 벽장을 잡았는데.

끼이익....

너무나 쉽게 !!!! 열린다! 그리고 그 안에 보이는 공간.

어머머머머머.....해리포터가 된 것 같은 이 느낌!

마치 다른 세계로 넘어온 듯, 앞에 있던 가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공간. 한쪽 벽에 가득 쌓인 책과, 무언가를 열심히 토론 중인 아이들, 그리고 가르치는 중인 것 같은 선생님 두 분.


바로 이 곳이 826 NYC의 본진,

Secret Library(비밀의 도서관)이었던 것!


겉으로 봐서는 터무니없어 보이는 이상한 가게와, 그 가게 안에 비밀스럽게 자리한 공간.


왜 이 사람들은 이런 공간을 만든 것일까? 여기서 무엇을 하는 것일까?
이 아이들은 무엇을 저리 열심히쓰고 이야기하는 것인가?

그 답을 찾기 위해, 우선 826 National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해봐야 할 것 같다.

826 National로 통칭되는 이 비영리 조직미국 내 젊은이들의 글쓰기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출판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 젊고 어린 작가들이 만들어 내는 '말'의 힘을 여러 곳으로 확산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좀 더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어린 학생들이 주어진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앞으로 펼쳐질 삶의 방향을 '글쓰기'라는 도구를 통해서 마음껏 펼쳐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일을 해 나가고 있는 곳이다.

https://826national.org/

이들이 '글쓰기'를 이렇게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 거점으로 826 NYC를 키워나간 이유는,

글쓰기를 통해서 어린 학생들이나 젊은이들이 그들의 창의력을 끌어올릴 수 있고

글쓰기를 통해서 자아를 발견하고

글쓰기를 통해서 사람들과의 커뮤니티 속에서 교류하고

글쓰기를 통해서 학업적이고 전문적인 성공을 위한 발판이 될 능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

그래서 이 조직은 학생들의 글쓰기에 대한 관여도를 높이기 위해 글을 쓰는 새롭고 재미있는 방식을 위해서 노력하고, 더 나은 미래를 정의하기 위한 새로운 세대의 창의적인 작가들을 육성하는데 애쓰고 있다. 826 내셔널은 미국 내 총 8개의 지부가 있으며, 그중 오늘 내가 방문해 본 곳이 바로 NewYork 지부였던 것.

이미지 출처 : https://826national.org/


이 재미있는 공간에 대해서, Field trip과 Workshop 담당자인 Nico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이미지 출처 : 826 NYC 홈페이지 https://826nyc.org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필드 트립과 프로그램 코디네이터인  Nico Garbaccio입니다:)


 826 NYC, 이름이 특이한데... 이 이름의 유래는 무엇인가요?

처음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생겼는데,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첫 번째 센터의 주소를 그대로 딴 이름이에요.

아..ㅎㅎㅎ 저는 혹시 자원봉사자가 826명으로 시작..뭐 그런것은 아닐까 생각했는데 아니네요^^;;;

ㅎㅎ 다들 826을 물어보시고 이름의 유래에 비슷한 반응을 보이시더라구요.



공간에 대해 묻다
826 NYC에서 아이들의 창의력이 글쓰기로 드러날 수 있도록 어떻게 분위기를 어떻게 조성하고 계세요?


아이들이 정말 말 그대로, 스토어에 들어오는 순가부터 재미있으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주려고 노력합니다. 단지, 슈퍼 히어로가 되기 위한 용품을 살 수 있다는 것도 재미나지만... 벽장을 열고 들어가는 시크릿 라이브러리를 통해서 마치 정말 슈퍼 히어로가 되어 비밀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신나는 경험을 하게 되는 거죠. 그리고, 그렇게 들어간 이 시크릿 라이브러리에서 아이들이 생각하는 자신만의 관점을 글쓰기로 펼쳐냄으로써, 아이들은 스스로 정말 히어로가 된 것 같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아이들이 어떤 것을 할 수 있고, 하지 못하고의 기준을 정해서 아이들을 가두려 하지 않아요.
그저 가게 안에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아이들이 어떠한 영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저희가 아이들을 위해 구성하는 환경의 시작인 거죠.

혹시, 그래서 일부러 슈퍼 히어로에 대한 용품을 파는 SUPERHERO.SUPPLY.CO를 통해서만 시크릿 라이브러리에 들어갈 수 있도록 디자인한 것인가요?

네, 맞아요. 모든 826 센터들이 서로 다른 콘셉트의 매장들을 운영하고 있고, 이 곳을 통해서만 시크릿 라이브러리로 들어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워싱턴 DC에 있는 센터가 "마술"용품을 파는 매장이라면, 뉴욕에 있는 센터는 "슈퍼 히어로"를 테마로 하고 있는 매장이 있는 식으로, 각 지역별 826 센터들은 모두 각기 다른 테마의 매장들을 운영하고 있어요. 826중, 슈퍼 히어로를 테마로 하는 곳은 뉴욕센터뿐입니다.

( *826DC(워싱턴)에 대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arte365에 소개된 기사 참고 http://www.arte365.kr/?p=74385 )


이런 특별한 가게와 시크릿 도서관을 함께 운영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우선, 이 가게 자체가 아이들이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는 즉각적인 영감을 제공합니다. 가게에 들어서면서 "슈퍼히어로"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고 어떠한 글쓰기의 시작점이 될만한 영감이 되는 거죠.

슈퍼 히어로 서플라이 가게 안의 여러 가지 게시물들. 아이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이 자라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사람에 대해 묻다
3rd space로서 Emotionally safe 한 감정을 주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수업을 진행하는 자원봉사자들과, 아이들이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자원봉사하는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알아가고, 개인적인 교류를 쌓아갈수록 아이들 역시 수업과 공간에 대해서 더 편안함을 느끼고 궁극적으로는 좋은 글쓰기로 이어지니까요. 물론, 대부분의 자원봉사자들이 교육 관련 종사자 거나 아동 교육 관련 지식이 있으신 분들은 아니에요. 그래서 어떨 때는 아이들을 데리고 수업하는 것이 이분들에게도 쉽지 않을 때가 있죠. 그럴 때는, 저희 운영진이 자원봉사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포상으로 줄 수 있는 툴 같은 것을 제공하기도 하죠. 또한, 굉장히 다양한 접근 방식과 수업 방식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저희 스태프진 역시도 꾸준히 효과적인 수업 방식 등에 대한 연구와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어서 자원봉사로 오신 선생님들에게 저희가 연구한 수업 운영에 대한 방식이나 자료를 제공해 드리고 있어요.


그리고, 모든 프로그램들은 어느 정도는 구조화되어 있지만, 그 안에 참여한 아이들은 언제나 원하는 방향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그 날 진행하는 주제나 내용과 다른 글을 쓴다고 해도 전혀 문제 되지 않습니다. 그럴 경우도 우리들은 아이들이 쓴 내용을 함께 검토하고 공부합니다. 이 곳에서 하는 모든 활동의 중점은,  글쓰기 능력을 발달시키고, 이를 통해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잘 풀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 갖기 위한 것이니까요.

미국 내의 다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간을 돌아보아도, 그곳에서 계시는 분들이 아이들을 대할 때 굉장히 친절하고 친근감 있게 다가가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이 곳은 어떠신 것 같으세요?

물론, 저희도 아이들을 enthuasiastic(열정적)으로 대하고자 늘 노력해요.

슈퍼 히어로 스토어를 시크릿 라이브러리 앞에 위치시킨 것도 그 이유중 하나구요. 가게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아이들이 신나고 재미있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어요.


공간의 운영 원칙이 별도로 있나요?    

모든 튜터링 프로그램은 무료로 진행되고, 학교에서 받지 못하는 여러 가지 리소스를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특히 학교에서 충분한 자원이 지원되기 어려운 경우, 이 부분을 주로 도와주는 것이 이 공간의 기본적인 목적이죠. 그리고 아무래도 거리가 있는 곳에서는 오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826 NYC가 위치하고 있는 브루클린 파크 슬로프 인근의 학교 학생들이 아무래도 많이 오는 편입니다.  물론, 학교 자체가 글쓰기에 대한 충분한 리소스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Fun(재미있는)'한 요소를 거기에 추가하는 것 역시 저희의 역할이기 때문에... 지원이 필요한 학교를 우선순위에 두기는 하지만, 꼭 그러한 학교들로만 한정하지는 않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은 주로 어떻게 모집하고 어떤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나요?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이 아이들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정말 모든 곳에서 모든 자원 봉사자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자원봉사자들은 우리 조직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누구든' 지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826 내셔널은 글을 쓰는 사람들 커뮤니티에서는 일반적으로 매우 잘 알려져 있는 곳이기도 해요.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프리랜서 작가들이긴 하지만, 풀타임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도 튜터링을 위해 회사에서 휴가를 내고 참여하기도 합니다. 이런 자원봉사자들은, 주변 이웃에서 구할 수도 있지만 대학이나 교회 등의 장소를 통해서 집중적으로 모집을 하기도 하죠.

이미지 출처 : 826 NYC 홈페이지 https://826nyc.org/
자원봉사자들은.. 물론, '무료'로 도와주시죠? 이분들과 각 클래스의 매칭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네, 물론 모든 자원봉사자들은 무료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원봉사자들 마다 각각 개인적으로 가능한 일정이 상이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시간과 어느 정도 주기적인 일정으로 참여가 가능하냐에 따라서 매칭 되는 클래스가 달라지게 됩니다. 주말에만 시간이 되는 사람, 저녁시간에만 사람이 되는 사람 등등 모두 각각의 일정이 다르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많은 자원 봉사자들을 모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방과 후 클래스에서 이루어지는 개인지도의 경우, 자원봉사자가 적어도 일주일에 하루는 필수적으로 참여가 가능해야 선생님으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특정 그룹의 아이들과 반복적으로 만나 관계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한 수업이기 때문이죠. 반면,  자원봉사자가 일주일에 1회만 가능하다던가 반복적인 참여가 불가능할 경우는 필드트립이나 워크숍 같은 1회성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이 아이들과 하는 상호작용에 있어서 받는 가이드라인 같은 것이 있나요? 어떻게 전달하시나요?

물론이죠. 아이들의 자신감을 북돋워 줄 수 있는 단어와 같은 것을 좀 더 사용하도록 가이드를 드리고 있어요. 동시에, 아이들을 대할 때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는 가이드라인은 물론 충분히 숙지하도록 자원봉사 활동 시작 전에 오리엔테이션 세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게 된다면 이 오리엔테이션에는 필수로 참여해야 합니다. 또한, 많은 수업에 826 NYC의 스태프들이 꼭 1명 이상 참여하여 수업을 수퍼바이징 하고, 자원봉사자들의 수업의 진행에 추가적인 가이드가 필요할 경우 수업 내에서 즉각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콘텐츠에 대해서 묻다
After-school tutoring and writing은 어떤 경험을 주는 프로그램인가요?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고 주로 어떤 분들이 진행해주시나요?

먼저 학교가 조금 일찍 끝나는 1학년~4학년 정도의 아이들은 대부분 크게 학교에서 받는 숙제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 아이들의 경우 826 NYC에 오면 저희가 준비한 프린트물이나 프로젝터 속의 내용을 함께 읽고, 써보는 것 같은 활동을 합니다. 그 후에 오는 고학년들의 경우 숙제를 하는 것에 집중합니다. 정해진 소규모 그룹에게 주 단위로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After-school tutoring and writing의 경우, 아이들과 관계를 쌓아가며 심도 있는 튜터링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주기적인 자원봉사 활동이 가능한 분들이 주로 수업을 맡아 진행하고 있습니다.


워크숍과 필드 트립은 어떤 경험을 주기 위한 프로그램인가요?

오늘 진행 중인 워크숍을 예로 들어 설명해보죠.

오늘의 주제는 레고 로봇과 코딩이었는데요, 이런 분야에 인사이트가 있는 자원봉사자가 '이런 아이디어가 있는데 진행해 보면 어떨까요?'라는 제안을 하면 저희 스태프들이 자원봉사자가 제안하는 테마와 글쓰기를 연결해서 해 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게 됩니다. 일테면 [프로그래밍과 글쓰기] 같은 형태로요. 이처럼, 로봇, 코딩, 만화책, 시 등등 다양한 테마를 다루는 것이 워크숍의 특징이지만, 언제나 그 안에서 '글쓰기'가 연계된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특징이죠. (방과 후 프로그램을 지원한 학생들에게는 모두 무료로 운영되며, 외부인이 신청할 경우 약 75달러 정도의 신청비를 내야 한다. )


필드 트립은 워크숍과는 좀 다른 프로그램이에요.  매일 오전 다른 학교의 다른 클래스들이 와서 2시간 정도 글쓰기 워크숍을 하고... 끝나면 아이들은 직접 쓴 글을 책으로 만들어 귀가하게 됩니다. '책'을 가지고 돌아가게 된다는 게 워크숍과의 가장 큰 차이죠.

이미지 출처 https://826nyc.org/
 필드트립의 경우, 홈페이지 설명을 보자면   "To do this, we gather a group of awesome kids, pair them up with writers and artists of the highest quality, and together they write, illustrate, and publish a book for students to take home that day." 이렇게 쓰여있는데 Field Trip을 함께할 writer, artists를 어떻게 구성이 되는 걸까요?

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보자면, 언제나 필드트립을 하는 공간 안에 자원봉사하시는 '일러스트레이터'가 함께 계세요. 필드트립 내 이루어지고 써지는 이야기를 듣고, 한쪽에서 그 이야기에 관련된 일러스트를 그려주시는 거죠. 보통 필드트립에서 완성하는 책들은 8페이지 정도로 대부분 구성되는데, 3페이지는 그룹으로 함께 작성한 이야기가 들어가고 3개의 일러스트가 들어가고, 나머지 2페이지는 아이들이 각각 작성한 서로 다른 이야기들로 구성됩니다. 그렇게 아이들은 각각 다른 '개별화된' 이야기가 담긴 책을 가지고 돌아가게 됩니다. 모든 책은 모두 다른 결말을 가지게 되는 거죠. (이 필드 트립은 클래스당 150불 정도의 비용으로 진행되며, 학년별로 크게 3가지 테마로 나뉜다. 주로 주중 오전 시간에 Secret Library(비밀의 도서관)에서 이루어진다. )


826 NYC의 중요한 자산이 무엇일까요?

물론, 자원봉사자들이 우리의 중요한 자산이죠... 아, 아이들이요. 아이들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죠!

하지만... 그것만으로 한정하기에... 음... 음. 이건 너무 어려운 질문인데요? 하나로 콕 집어내기 어렵네요. 사실 826 NYC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저희의 KEY ASSET인 것 같아요.

826 NYC를 통해서 학생들이 출간한 북

한창 진행 중이던 워크숍에서 [책상 위에 놓여 있는 종이와 펜을 잡기 위한 코딩은 어떻게 할 것인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아이들과 선생님들을 방해하지 않게 조용히 살금살금 비밀의 문을 열고 다시 가게로 빠져나왔다. 나와서 다시 둘러보니, 그동안 아이들이 이 곳을 통해서 출간해 낸 여러 가지 책들이 벽장 한편에 빼곡했다.초등학교 때, 어쩌다 학교 글짓기 대회에서 상을 타 학교 복도에 걸리기라도 하면 자랑스러워 어쩔 줄 모르던 그 마음을 기억한다. 그러니, 벽에 그저 걸리는 것도 아니고 수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도록 '책'으로 만들어지는 자신의 글을 본 아이들의 성취감과 자랑스러움은 얼마나 더 클까? 그리고 이 것이 그 아이들의 일생에 미칠 영향은 얼마나 더 어마어마할까? 자신이 쓰는 글에 대해서 귀 기울여 주고 함께 고민해주는 '어른'을 만난 경험은 아이들에게 어떤 자신감을 줄까?


얼마전 '공부머리 독서법'이라는 책에서 이런 구절이 생각났다.


.....2014년 OECD는 22개 회원국의 국민 15만 명을 대상으로 실질 물맹율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실질 문맹이란 글자를 소리로 읽을 줄은 알지만 뜻을 파악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를 말하는데, 그 조사 결과가 자못 충격적입니다. 우리나라 중장년층의 실질문맹률이 22개국 중 3위를 기록한 것입니다. 우리나라 중장년층 중 상당수는 전자제품 설명서나 약 사용법 같은 간단한 글조차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중장년층의 언어 능력이 이렇게 낮은 것은 세계 최저 수준의 독서율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평소 길고 어려운 글을 읽는 훈련을 거의 하지 않으니 글을 읽고 이해하는 시냅스 연결이 죄다 풀려버린 것이지요....


이 모든 상황이...어쩌면 우리 머릿속에 들어있던 글쓰기란...골치아프고, 지루한 것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그랬던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보의 홍수속에서 헤엄치다 못해 잠수함을 타고 누벼야 할 세대를 살아갈 우리의 아이들에게 있어서 제대로 글을 읽고, 쓰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란. 어쩌면 숨쉬는 방법을 익혀야 하는 것 처럼, 꼭 필요한 삶의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 방식을 좀 더 즐겁게 해본다면?이 아마 826NYC의 시작이 아니었을까 싶다. 놀이를 하는 것 처럼, 역할극을 하는 것 처럼 이야기를 상상하고. 그리고 그 상상을 글로 써내고 책을 만들어 보는 경험을 한 아이들에게 글쓰기란 정말 즐거운 것일테니.


화려하고 뜨거운 뉴욕이라는 도시의 이면을 새로운 세대를 위한 재미있는 공간으로 단단히 지키고 있는 수 많은 좋은 어른들과, 그 어른들을 통해서 상상력과 자존감을 글쓰기로 마음껏 빚어내고 있는 아이들의 미래가 어떨까 잠시 생각했다. 이 곳을 거쳐가는 아이들이 먼 훗날 지금 이 곳을 찾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처럼, 또 다른 세대를 지지하고 키워갈 따뜻하고 자신감 있는 소통할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할 것이다.


그런 어른이 가득한 미래라니. 멋지지 않은가?


*영상*

https://youtu.be/Q9z87KvgZmw

*참고 사이트*

https://826nyc.org

https://826nationa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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