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Part.2

by 맨모삼천지교
[포스트 아포칼립스] 매거진에 담기는 이야기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 세계적인 확산 속에서...피해를 가장 심각하게 입은 뉴욕에서 경험하게 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토대로 한 소설입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카이를 유모차에서 내려놓고, 신발은 던져버리듯이 벗고 전화기를 먼저 들었다.

시간은 한 시. 그런데 아이들도 라일라도 집에 보이지 않았다.


"라일라, 어디야? 지금? 애들은?"

" 사라, 아.. 우리 지금 아이린이 과학 실험해보고 싶은 게 있다고 해서 타겟(Target:이마트와 유사한 종합 슈퍼마켓)에 잠깐 왔어요."

"지금 당장 들어와. 우리 시간이 없어"

"네?? 아.. 왜요?"


멀리 있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잠시. 아이 둘이 돌아와서 더 정신이 없어지기 전에 어서 가능한 짐들이라도 꾸려야 했다.


드레스 룸 구석에 켜켜이 쌓아둔 캐리어를 다 끄집어내서 복도에 늘어놓고 옷들을 던져 넣기 시작했다. 워낙 아이들 데리고 자주 여행을 다녔던 터라, 짐을 싸는 것이 큰 어려운 일은 아니었지만 얼마나 머무를지 막연한 상태에서 짐을 싸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가장 큰 스트레스였다.


'애들 옷은 얼마나 가져가지? 그렉 짐 가방이 안 보이는데...

아, 샤워용품도 가져가야 하나? 어째야 하지? 그런데 어디로 가는 거지? 더 추운 곳이면 겨울 옷을 더 챙겨야 할 텐데.... 아.. 필요한 것은 가서 살 수 있겠지?'


공항같이 사람이 많은 곳에 있는 머무르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할 것 같아, 기내에 가지고 갈 수 있는 캐리어로만 짐을 싸라는 그렉의 이야기에 기내용 가방만 꺼내놓고 보니, 부피가 작아 막상 넣을 수 있는 공간이 너무 한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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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이 온통 엉켜버린 덕에, 평소 같으면 툭툭 던져 넣으며 쌌을 짐가방이 오늘은 품어야 할 물건들을 잊은 채 허둥거리는 손짓 속에 채워질 줄을 몰랐다.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건지,
지금 상황이 그렇게 심각한지....


묻고 싶은 것이 많은데,
어서 서두르라는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은
그렉의 전화는 그 후로도 한참 계속 통화 중이었다.



나와 라일라, 그리고 세 아이를 실은 택시가 맨해튼을 빠져나왔다.

일단은 이 도시로부터 멀어지는 것이 시급하다는 생각이었지만, 장기화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비해 그렉이 일단 구한 티켓은 그렉과 나의 고향이기도 한 휴스턴이었다. 목요일 오후의 도로는 막히지 않았지만, 비행기 이륙까지 남은 시간은 1시간 반. 공항까지 30분 안에 도착해야 하는 상황에 우버 기사에게 팁을 두둑이 주고 빨리 달려달라는 부탁을 해둔 터였다. 어떻게든 비행기를 타야 한다는 생각에 심장은 마치 연달아 에스프레소를 서너 잔 마신 것처럼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엄마... 우리 어디 가는 거예요?"


붉게 상기된 얼굴로 창 밖으로 멀어지는 맨해튼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나에게 헤일리가 물었다. 무슨 일이든 그다지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편인 아이린은, 단순히 여행 간다는 사실 만으로도 기분이 좋아 창밖을 훑느라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나를 닮아 늘 상황을 기민하게 살피는 헤일리는 모든 것이 평소의 여행과 다르다는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나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고 있었다.


"아.. 우리? 할머니 댁에 갈 거야"

"아~그럼, 아빠는요?"

"응, 아빠 일이 좀 있으셔서 차 가지고 따라오실 거야."

"아~"


하긴, 평소의 우리의 여행과 오늘의 복장은 너무나 달랐으니 눈치 빠른 헤일리가 이를 놓칠 리가.


공항에 가는 차 안에서도 전화기는 새로운 메시지의 도착을 알리며 진동이 계속 울렸다. 내가 정신없이 도시를 탈출하는 동안, 우리가 떠나온 줄도 모르는 친구들은 이야기가 계속 이어졌다.

L :우리 남편 회사 건물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네? 그래서 회사 오늘 바로 닫고 퇴근한다고 연락 왔어.
B: 와.. 진짜 난리구나, 애들 봄방학도 얼마 안 남았는데 이러다 우리 학교 닫는 거 아냐?
L: 계속 보내기도 불안하기는 해
C: 첼시 피어에서도 어제 확진자 나왔다고 문자 왔어. 오늘 스케이트 수업 없다고.
N: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불안하게..
B: 나 어제 장 보다가 깜짝 놀랐잖아. 장기 보관 가능한 식품 칸이 다 털린 것처럼 없더라니까?
C:진짜? 나 요새 fresh direct(*한국의 마켓 컬리와 비슷한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멤버십 기반의 웹사이트)로만 계속 장 봐서, 마트 간 적이 없었거든. 근데 이상하긴 하더라고.. 배송받을 수 있는 시간이 당일은 없어졌어.


'이야기를 해야 할까...

그런데 뭐라 말해야 하지? 도망쳤다고? 떠난다고? 너희도 나와야 한다고..?

그런데 우리가 너무 성급하게 판단한 거면....? 아.. 모르겠다.'


고민하는 사이 창문 밖으로 공항이 멀지 않았음을 알리는 표지판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무 이야기를 안 할 수도 없었지만, 여전히 무어라 이야기해야 할 지도 알 수 없었다.


[나 공항 가는 길이야. 나중에 자세히 이야기할게]


공항은 평소와 다름이 없어 보였다. 여름에는 여름 별장으로, 겨울에는 스키를 타러, 우리를 만나러 오시는 부모님을 모셔다 드리러 수도 없이 오갔던 이 건물 앞에 세 아이와 캐리어 2개를 가지고 서고 보니, 마치 그 모든 과거가 없었던 일들처럼 느껴졌다. 일단은 피해있자는 그렉의 이야기였지만, 왠지... 다시 이 공항을 밟게 되는 것은 아주 아주 오래 후의 일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서둘러 비행 수속을 밟고, 우리를 보내고 도시에 남은 그렉에게 미쳐 챙겨 오지 못한 물건들과 상할 것 같은 우려가 있는 음식들을 차에 싣고 오라며 문자를 보내야 했다. 미처 가방에 넣을 수도 없던 내가 입을 여벌의 옷들과, 기본적인 생활에 필요한 필수품들까지... 문자로 적고 있노라니 새삼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어 졌다. 뉴욕의 우리 집으로부터 친정인 휴스턴까지는 차로도 24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지만, 그는 혼자 이 거리를 운전해서 와야했다. 그리고, 그가 챙기는 짐이 당분간의 생활을 지탱해줄테니... 빠진 것들이 없는지 리스트를 확인하고 다시 확인했다.


비행기는 친정이 있는 곳으로 향할 예정이었지만, 그렇다고 지금 이 상황에 아이와 남편까지 모두 데리고 친정 집으로 가는 것이 옳은 판단인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뉴스를 자주 보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미 다른 나라에는 꽤 퍼진 이 바이러스가 고혈압이나 천식 등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에게 치명적이라는 것과 고령자들에게 매우 안 좋을 수 있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안 그래도 당뇨를 앓고 있으신 데다 얼마 전 70세 생일을 맞은 아빠가 계신 집으로는 간다는 것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우리 가족은 모두 건강했지만, 이미 바이러스가 퍼질 대로 퍼져서 도심을 봉쇄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는 이 도시에서 출발한 우리가 혹시나 우리도 모르게 병을 옮기게 되는 것은 아닐까? 나의 불안한 마음을 알기라도 한다는 듯, 아기띠 속에 안겨있던 카이는 계속 짜증 섞인 울음을 쥐어짜고 있었다.


아이 셋과 함께 헐떡이며 뛰어 도착한 보딩 게이트를 지나, 막상 좌석에 앉고 나니 안도감과 함께 피곤이 밀려왔다. 지난 몇 시간 동안 너무 정신없이 긴장했던 탓이리라. 밤새 운전하며 우리를 따라올 남편이 걱정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제 당분간은 조금은 더 '안전'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생각에 울다 잠든 카이를 꼭 안고 좌석 머리받이에 머리를 기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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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가는 걸까.

우리처럼... 도망가듯 뉴욕을 떠나는 사람이 또 있을까?'


복잡한 내 머릿속과는 상관없이, 그저 할머니와 놀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한껏 들뜬 헤일리와 아이린은 비행기 안에서 이미 눈 앞의 모니터 속의 만화를 누르고 떠드느라 정신이 없었다.



"10분 후 본 비행기는 휴스턴 공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승객 여러분께서는...."

안내음과 함께 눈이 번쩍 뜨였다.


비행기 이륙도 전에 깜빡 잠이 들었는데.. 눈을 떠보니 옆좌석의 두 아이와 라일라도 잠이 들어 있었다. 아이들을 깨우며 한 손으로 전화기를 확인하는데, 그렉의 문자가 이미 여러 개였다.


[이 프라이팬 가져가야 해?]

[애들 물건 추가로 가져갈 것 있어? 빨리 답 좀]

[아.. 뉴욕에서 출발해서 다른 주로 가는 사람들에 대해서 14일 자가격리 명령이 떨어졌어. 아무래도 어머니 집으로는 못 가겠다. 내가 여기서 임시로 머물 숙소를 알아볼게... 이거 좀 복잡해지겠는데]

[내가 집 주소 보냈어. 휴스턴 아동 병원 근처에 괜찮은 집이 있어서 일단 잡았어... 혹시 모르니.

잠들었는지 연락이 안 되네. 일어나면 바로 전화 줘]


"그렉? 나 이제 내려.. 문자를 이제 봤네."

"잠들었었어? 나 이미 출발했어. 대충 내가 그냥 챙겼어. 내가 보낸 에어비앤비 컨펌 메일 받았지?"

"응... 아 친정도 못 가고, 모르겠다. 자기야, 나 내 옷이라고는 청바지에 지금 입고 있는 티셔츠 한 장이 다야."

"일단, 그 집에서 보자. 필요한 것은 사면되겠지."



비행기에서 아이들을 깨워서 내린 시점부터, 손대지 마라, 만지지 마라, 입에 손 넣지 말아라... 같은 잔소리를 정신없이 퍼부어 가며 임시로 빌린 집에 도착하고 보니... 이미지로 보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 행. 히.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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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갖가지 살림살이를 잔뜩 싣고 오고 있는 그렉만 도착하면.... 뉴욕으로부터의, 바이러스로부터의 탈출에 성공했다는 안도감에, 슬며시 입 꼬리에 웃음이 피어났다. 왜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만나러 가지 않는지 의아한 아이들에게 일단 디즈니 채널을 틀어주고는, 인근에서 시켜먹을 만한 음식을 검색했다.


다음 날 꼬박 하루를 운전한 그렉까지 도착하고, 원래 내가 사용하던 식기류며 향신료들이 주방을 채웠다. 급하게 나오느라 옷이라고는 달랑 티셔츠에 청바지 한 장이었던 나도, 그렉이 차에 잔뜩 실어온 짐 더미에서 발굴해 낸 옷가지들로 기본적인 청결 수준은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 기뻤다. 큰 바디 샤워젤 하나로 온 가족이 함께 머리까지 감아야 했던 날이었지만, 집에 도착과 동시에 주문해둔 각종 생필품들이 이제 내일이면 도착할 예정이었으니 참을만했다.

더불어, 예상치 못한 남편의 취향도 하나 발견한 것도 하나의 작은 수확이라면 수확이라 해야 할까. 옷 좀 알아서 골라서 가져다 달라했더니, 도무지 무채색이라고는 없이 온통 플로럴 프린트의 원피스 류만 가득한 가방을 보며, 그가 그간 내가 지향하는 패션과는 참으로 다른 방향에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된 것은 좀 당황스러웠지만!


그렇게 모두가 적당히 어딘가는 잠시 일상으로부터의 일탈 같은 기분을 즐기며 갑작스러운 여행도 무엇도 아닌 이 상황을 즐겼다. 그렉도 역시도 갑작스러운 상황이 주는 스트레스를 털어버리려는 듯 일을 잠시 놓고 마당에서 아이들과 연을 날리고, 게임을 하며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 사이 도대체 뭐라 이 상황을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는 뉴욕 친구들의 연락이 끊이지 않던 핸드폰도,

바깥세상의 소식을 알려주는 뉴스도 꺼둔 채.


평소의 우리와 조금 다른 차이라면, 주말 저녁이면 뉴욕을 만끽하느라 집에서는 도무지 보려고 해야 볼 수 없던 라일라가 24시간 함께 있으며 아이 셋 육아를 도와주고 있다는 것 정도일까?



사흘이 지났다.


사실... 모든 것이.. 장소만 조금 바뀌었을 뿐, 우리의 생활은 나쁘지 않았다. 평소 좋아하는 베이킹을 할 재료나 기구가 완벽히 갖추어지지는 않았지만, 내가 직접 구운 빵을 좋아하는 그렉은 원래 내가 사용하던 각종 도구들을 부지런히 주문해 주고 있었고, 아이들은 새로운 집에서 나름의 방법으로 봄방학을 만끽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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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도 재택근무로 회사를 운영 중이던 그렉 역시, 별다른 큰 변화 없이 일을 이어가고 있었다.

담장 너머로 인사를 건네는 처음 보는 이웃들 역시 다소 우리를 경계하는 눈빛은 있었지만 하나같이 다들 너무나 온화하고 평온해 보였다. 그리고 평화로움에 젖어, 뉴욕을 떠나오던 날의 기억은 점점 정말 있었던 일이 맞는지 의아해지고 있었다.


점심 식사가 끝나고 주방을 정리하고 돌아서니 벌써 2시.


한창 크는 아이들이 곧 간식을 달라고 뛰어올 시간이 멀지 않아, 바나나 초콜릿 케이크를 만들기로 했다.

버터를 녹이고 밀가루를 살살 뿌려 넣고.

그렉이 차 뒷좌석에 싣고 뉴욕부터 달려온 반죽기에 잠시 몸을 맡긴 빵 반죽이 오븐 안으로 들어갔다.


"삐~"

오븐의 알람 소리에 맞춰 다 구워진 케이크를 꺼내려는 찰나, 창 너머로 앰뷸런스가 또 지나갔다. 이 집에 온 이후 과하다 싶을 정도로 앰뷸런스 소리가 자주 듣기는 했지만, 근처에 소아전문 병원과 요양원이 함께 있다는 남편의 설명을 들었던 기억이 머리를 스쳤다.


'작은 마을인데 은근 환자가 많은가...? 여기는 분명 코로나로부터는 안전하다 했는데?'


김이 모락모락 나는 빵을 꺼내 도마 위에 올리고 한 번 먹을 정도의 두께로 얇게 자른 뒤 , 그 위에 스프레드를 바를 차례였다.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소호의 베이커리에서 파는 코코아 가루가 들어간 유기농 초콜릿 스프레드를 사용해야 낼 수 있는 맛에 가족 모두가 익숙했지만, 오늘은 어쩔 수 없이 아이들 잠들면 와인과 함께 즐길 요량으로 사둔 초콜릿바를 살짝 녹여 빵 위에 펴 발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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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향이 코 끝으로 전해왔다.

'생각보다 괜찮네. 뭐, 평소보다 좀 많이 단 맛이기는 한데... 덕분에 애들이 잘 먹긴 하겠네. 괜히 다 저녁에 단 음식 잔뜩 먹고 안 자고 놀려는 것 아니려나. 에이. 몰라. 일단 조금만 발라주지 뭐. 확실히 코코아 스프레드보다는 맛도 향도 진한데... 뉴욕 집에 돌아가면 한번 다시 두 가지 맛을 비교해봐야겠어. 아, 내가 쓰던 것 냉장고에 잘 넣어두고 오긴 했나? 분명 그 날 아침에 먹고...? 어쨌더라?'


갑자기 든 사소한 의문은, 불현듯 집 문은 제대로 잠그고 나왔는지까지 이어졌다.

'도어맨에게 좀 확인해달라 해야겠다.'

한동안 입고 왔던 바지 뒷주머니에 꽂아둔 채 찾아보지도 않던 핸드폰을 집어 들어 펴 들었다.


'뉴욕은 아직 봉쇄 중이려나...? 아... 얼른 내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머릿속으로 집으로 돌아가면 확인할 것들과, 14일의 격리 기간이 지나면 친정 부모님과 함께 하기로 한 바비큐 파티에 필요한 장 볼거리들을 생각하며 잘근잘근 입술을 씹고 있는 동안 깜빡이던 핸드폰이 켜지고 그간 밀린 메시지들과 각종 뉴스 어플의 업데이트 알람들이 모두 쏟아져 들어왔다.


[전미로 확산 중, 일부 주 이동 제한 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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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연방군의 병원선 투입, 사망자 수 1일 600명 돌파.. 자비츠 센터 임시 병동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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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세레나 요양원 확진자 대거 발생, 대부분 상태가 심각하여 ICU로 이송]

[휴스턴. 이대로 제2의 진앙지가 되는가. 소아환자 이상 징후 사례 계속 보고]

[휴스턴 주지사 긴급 담화문 발표, 잠시 후 2시부터]



읽어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알게 되었다.


그저 잠시 떠나온 줄 알았던 이 여행은, 끝이 없을 것이란 걸.

그 날 아침, 아이의 유모차를 끌고 걷던 거리로 이제 돌아가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을.

그 길의 공기를 마시고, 공원에서 만나는 친구를 껴안으며 인사할 기회를 잃어버렸다는 것을.

그 어디도 안전한 곳은 없다는 것을.




대문 밖으로는 또 사이렌 소리가 길게 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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