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투더 방구석 엄마표 썸머캠프
한국의 학기는 꽃피는 춘삼월에 시작하지만, 미국의 경우 여름의 끝자락이자 가을의 시작인 9월 둘째 주가 새로운 학년의 시작임을 알린다. 이로 인해, 바이러스로 문을 닫은 학교의 상황은 한국과 미국이 똑같았지만... 이 6개월의 차이로 인해 한국이 한창 새로운 친구와 선생님과 함께 할 새로운 '시작'을 미루고 있던 상황이라면, 미국의 이미 정든 친구와 선생님과 반년을 보내고, 봄과 함께 더 폭넓고 다양한 학교 활동이 집중적으로 진행되는 시기에 된서리를 맞은 상태였다.
비유를 해보자면, 달리기 대회에서 출발 준비 중인 주자에게 "1분만 기다려봐!"라고 끊임없이 외치고 있던 것이 한국의 상황이고...
시작과 동시에 전력으로 한참 반 즈음 달려왔는데 중간에 "엇! 잠깐 서봐! 앞쪽 트랙이 사라졌대!"가 미국의 상황이라 할 수 있겠다. 게다가 뉴욕 시장과 주지사가 학교 휴교를 두고 하느냐 마느냐 실랑이하던 덕분에, 다른 지역보다 더 늦어진 3월 16일에 시작한 뉴욕에서의 홈스쿨링은 그 후 장장 15주간 이어졌고... 결국 온라인 스쿨링으로 한 학년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그리고 기나긴 홈스쿨링의 끝에는,
이제 더 무서운 기나긴 여름 방학이 기다리고 있다.
그래도, 그동안은 학교에서 쥐어주는 산더미 같은 숙제와, 이어지는 미팅들로 어찌 되었든 하루가 빼곡했는데.... 한마디로 '방학'이라 이제는 그 마저 사라진 상황. 분명히 올해 초만 해도 '어떤 썸머 캠프에 아이를 보내볼까?'라며 궁리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앞으로 또 2달 반 동안 이어질 방학기간 동안 아이의 24시간을 어찌 책임져야 하는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미국의 썸머캠프, 먼저 그것을 알아보자.
나날이 높아지는 한국의 높은 영어 교육열 덕분에, 매 년 여름 뉴욕 시내에서 아이들을 '썸머 캠프'에 보내기 위해 한국에서 지구 반바퀴를 돌아온 가족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뉴욕 뿐만 아니라, 미 서부, 하와이 등에서도 활발히 이루어지는 미국 각종 교육기관들의 썸머캠프는 그 종류부터 비용, 참여 가능 기간까지 정말 천차만별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에 오기 전 나에게 '캠프'란, 집을 떠나 즐기는 짧은 여행의 의미를 가진 단어였다. 하지만, 여기 와서 인지하게 된 캠프의 또 다른 의미는 전년 9월~다음 해 6월까지 진행되는 학교의 학제 기간을 떠나 방학중에 진행되는 일종의 '단기 스쿨' 같은 개념이었다. 특히, 빠르면 6월 중순, 늦어도 6월 말부터 9월 중순까지의 긴 여름 방학 기간 동안 초/중/고등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썸머캠프가 그중 가장 다양한 프로그램을 자랑하고 있는 것.
광활한 자연에서 온 몸으로 자연을 만끽하는 형태의 캠프가 있는가 하면, STEM(STEM은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수학(Mathematics)의 줄임말)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학구적인 캠프, 로봇 프로그래밍이나 옷 디자인 등 평소에 학교에서 접해보기 쉽지 않은 활동들 그 종류와 분야가 정말 다양하다. 그래서, 저학년 아이들의 경우 부모가 어느 정도까지 알아보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체험의 폭도 넓어지는 터라, 매 년 초부터 부모들은 '올여름 어떤 캠프에 아이를 보낼 것인가' 고민하기 시작한다.
짧게는 1주, 길게는 10주까지 진행되는 프로그램들은 그 비용도 천차만별인데, 아트+작문+카약과 승마 등 각종 스포츠까지 안 다루는 분야가 없는 미국의 전통 있는 일부 유명한 썸머 캠프들의 경우 약 9주 동안의 기간에 한화 기준 1,200만 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도 한다. 물론, 그 정도 비용을 내고도 참여하기 위해서는 매 년 2월 정도에는 예약을 해야 하는 곳들도 많다. 그러니, 이 '썸머캠프'란 미국의 교육 프로그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고도 특별한 의미를 가진 그 무엇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2020 코로나 시대의 썸머 캠프
그런데, 그런 중요한 썸머캠프가 시작되어야 하는 이 시점! 6월 28일 기준으로 미국 전체는 코로나 테스트를 시작한 이래 최대치의 1일 확진자수를 기록 했다.
(6월 26일 1일 확진자 수, 4만 4천7백 명).
확진자 숫자를 나타내는 그래프의 커브가 한국과 같이 줄어들기는 커녕...더 하늘로 높이 치솟는 중인 이 상황이 어이가 없을 지경!!
뉴욕 지역은 그나마 안정세로 Phase 2에서 phase3로 향해가고 있지만, 그 외 미국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20-40대 젊은이들 사이에 무서운 속도로 확진자가 증가 중인 상황. 사회성이 결여될 수 밖에 없는 홈 스쿨링을 마무리 하고....썸머 캠프에 배 낭지고 들어가는 아이에게 두 팔 벌려 인사하는 아름다운 풍경을 머릿속에서 그리던 나의 상상은 망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위 그래프를 마주하며 확실히 깨달았다.
하여, 간절히 '부디 상황이 나아져 캠프는 갈 수 있게 되길!'이라 빌던 마음을 접고 이 긴긴 여름방학을 '엄마표 썸머캠프'로 채우기 위해서 인터넷의 바다를 헤매게 되었다.
(사실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이미 아이의 방학은 오늘 시작했기에 진작에 했어야 하는 일이지만... "이것 좀 하고 있어" "저것 좀 그리고 있어봐 봐" "잠깐 놀이터 다녀오자"로 돌려 막기를 시연하며 이렇게 자리에 앉아 이제야 급히 찾고 정리해보는 중이다.)
그래서, 이 글을 써가며 [엄마표 썸머 홈 캠프] 시간표를 하나, 하나 채워 볼 예정! 혹시 나와 같이 어디선가, 아이와 여름을 어찌 채워야 하나 고민중인 분들이 계시다면?!
함께 하시길:)
리서치의 시작은.
뉴욕의 공교육과 문학의 중심,
'뉴욕 퍼블릭 라이브러리'의 썸머 프로그램!
뉴욕 퍼블릭 라이브러리 (NYPL)는 Phase 3가 시작되는 시점 이후에 오픈을 예고 하고 있지만, 이미 방학을 시작하여 공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을 위해 6월 29일 방학 시작과 동시에 활용 가능한 특별한 프로그램과 자료들을 홈페이지에 가득 업데이트 해주었다. 아이들이 방학중에도 매일 20분씩 책을 읽으며 마치 퀘스트를 하나씩 완료하듯, 뱃지를 모아나가는 즐거움을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하는 온라인 독서 포털과, 가상 썸머 캠프 가 바로 그것.
연령을 불문하고, 모든 배움의 기본이 되는 '책읽기'.
학교에서도 늘 강조하는 이 활동을 방학이라고 해서 놓을 수는 없다.
그래서, 뉴욕 퍼블릭 라이브러리에서는 아이들의 '책 읽기'를 지도할 수 있는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다. 얼마나 읽었는지, 읽은 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리해 가며 그 성취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만들어 준 차트로, 방학기간 느슨해 지기 쉬운 "책 읽기" 미션에 활용할 수 있는 도구가 바로 그것!
필자의 초등학교 시절, 늘 방학이면 학교에서 나눠주는 '탐구생활' 못지않게 부모님 표 숙제가 2가지 있었다.
한 가지는, [독서노트]였고 다른 하나는 [오답노트]였는데 제목으로 미루어 짐작 하시겠지만...조금 풀어 설명을 해보자면, [독서 노트]는 노트 한 권에 날짜/ 그 날 읽은 책의 제목/ 인상 깊었던 책의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었고, [오답노트]는 방학 이전 학기 중에 풀었던 모든 문제들(시험, 문제집 모두 포함) 중 틀린 것들을 오려 붙이거나 손으로 다시 쓰고 푸는 것이었다. 오답노트는 지난 기간의 실수를 되짚는 것이라 너무나 지리멸렬하였으나, 한 줄 한 줄 새로 채워나가는 독서노트는 반대로 매일 성취하는 뿌듯함을 더해주었다. 그 재미에 맛들린 덕분에, 약 40일 남짓의 방학기간 동안 매 번 100여권 이상의 책을 읽어낼 수 있었고, 쌓여 가는 책의 기록만큼 부모님의 칭찬을 받고 뿌듯함이 차올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리고, 방학 말미에는 그렇게 열심히 채운 독서노트를 다시 훑어보며...방학을 마무리 했더랬다. 그리고 그 시간이 후에 '책'이 주는 즐거움을 알 수 있게 해주었던 것 같아, 올 여름에는 꼭 아이와 함께 이 차트를 채워나가 보리라 다짐!!!
직접 참여하는 캠프는 어렵더라도, 다양한 강사들이 주제별로 직접 촬영한 영상이 업데이트되는 것은 물론, 해당 내용에 대해서 집에서 관련 활동을 할 때 필요한 프린트물까지 업데이트해주고 있어 이보다 유익할 수가 없는 프로그램!!
예를 들어, week 1의 주제를 살펴보자면 "Discover your strength(스스로의 강점을 발견하기)"라는 주제를 기준으로, 간단히 시청 후 따라 해 볼 수 있는 영상들과 프린트 가능한 활동 자료들이 준비되어 있다.
같은 내용이라도 차가운 도표나 글씨로 만나는 것보다는 사람의 온기가 느껴질 때 훨씬 즐겁게 느껴진다. 어른에게도 이러하니 아이들은 더 소중할 수밖에. 자, 이것으로 매주 월요일 오전의 약 45분은 채워도 될 듯하다!
그 외, 각종 연령별 권장 추천 도서 리스트는 기본, 늘 도서관에서 진행되던 동화구연 같은 책 읽어주는 강좌들이 온라인으로 개설되었다. 같은 동화책이라도 어떻게 읽어주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반응은 천차만별! 연극을 보는 것처럼 다이내믹한 동작과 분위기를 유도하는 전문가들이 읽어주는 스토리로 식사 준비 시간은 확보할 수 있을 듯 하다.
아이가 좋아할 만한,
주제별 활동과 관련 정보들이 빼곡한
특별한 웹사이트 Start with a Book!
보통 아이들마다 유난히 관심이 많은 주제들이 한두 가지씩 존재하고는 한다.
남자아이들의 경우 '공룡'인 경우를 많이 보았고, 여자아이들의 경우 공주나 유니콘 등인 경우가 많은데...
요즘 우리 아이의 관심은 온통 "동물, 곤충" 등 자연생물들에게 향해있는 중이다. 그래서, 이런 아이의 흥미를 같이 짚어나가 볼 수 있는 자료가 있을까... 싶어 헤매다 알게 된 사이트 "Start with a book".
홈스쿨링이 전국적으로 시작된 3월 중순부터 상당히 많은 교육, 서적 관련 사이트들에서 무상으로 리소스를 개방하기 시작했었다. 그 결과, 책을 포함 아이들이 볼만한 콘텐츠를 만날 수 있는 곳들은 이미 한번 훑어보았었는데.... (궁금하신 분들은, 이전 글 "코로나가 열어준(?) 홈스쿨링 자료 천국"을 참고해주세요. https://brunch.co.kr/@sunheean0305/76 ) 하지만, 많은 사이트들 속에 존재하는 정보의 양은 정말이지 태평양 만큼이나 방대하고, 학교의 선생님처럼 [서적-영상-액티비티-배울만한 내용 써머리] 큐레이션을 해주는 사이트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런데 바로 무료로 모든 콘텐츠가 제공되는 이 사이트 https://www.startwithabook.org 가 이런 니즈를 단비같이 해소시켜주는 매우 잘 정리된 자료들을 올려주고 있는 것!
예를 들어, 이 사이트에서는 토픽을 기준으로 콘텐츠를 찾아가 보자. 우선, 늘 집 앞 공원에서 다양한 벌레를 종류별로 채집중인 우리 아이가 가장 사랑해 마지않는 '벌레(BUGS)'를 클릭해 보자.
첫 번째 토픽 "Bugs, Birds and Animals"를 클릭하고 들어가니 연령별로 해당 주제 관련하여 읽을만한 책들의 리스트를 볼 수 있었다.
각 책 별로 어떤 동물을 다루는지, 어떤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하는지가 상세하게 정리되어 있어, 아이가 관심 있어하는 동물/곤충 등에 대해서 선별하여 책을 구매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리고 아래에 이어진 각종 관련 활동들! 간단히 프린트물이 업데이트되어 있어서 해서 해볼 수 있는 것도 있고... 아이가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 주제를 도표/ 그림으로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 올려둔 것도 있다.
그리고, 아이가 직접 동물에 대해서 보고 싶어 할 경우 좀 더 심층적으로 접근해 볼 수 있는 다양한 관련 웹사이트들을 알려준다. 그중, 웹캠으로 실시간 동물들을 볼 수 있는 사이트들도 상당한데... 나는 이 중, "Nature Sound Map"을 클릭해보았다.
그랬더니, 해당 지역에 있는 특정 공원에서 실제 녹음한 자연의 소리가 울려 퍼지는 것이 아닌가?
지도를 빙글빙글 돌려보니, 그리운 한국의 설악산에서 아침에 녹음한 자연의 소리도 있더라는! 앞으로 긴 여름방학 기간 동안 산속으로 들어가 도 닦고 싶은 마음이 들 때마다 아이와 함께 틀어보기로 정했다. (나무 아비타불 관세음보살님, 하느님... 부디 방학 끝까지 제가 감정 기복의 아이콘으로 거듭나지 않도록 도와주시옵소서)
잠시 옆으로 빠졌는데, 이 외에도 아이들이 동물 관련하여 들어볼 만한 팟 캐스트와 추천하는 유료/ 무료 애플리케이션까지 빼곡하게 업데이트되어 있다.
동식물 관련 이야기라면 National Giographic 밖에 없지 않을까 싶던 우리에게 신세계가 열린 것! 동물들 관련 책만 모아서 읽을 수 있는 어플부터... 해볼 만한 것들은 넘치고 넘쳤다.
이 주제뿐 아니라, 얼마 전 플로리다에서 쏘아 올린 우주선으로 인해 한껏 높아진 "우주"에 대한 관심을 풀어줄 만한 특별한 섹션도 찾을 수 있었다.
"Space Rangers"라는 테마로 준비된 이 곳에서는, 장장 192페이지에 걸친 책을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는데, 읽어 내려가는 내내 아이뿐만 아니라, 나도 작은 우주 전문가로 다시 태어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
그만큼 자료의 내용이 매우 전문적인 와중에 짜임새 있는 것은 물론, NASA 홈페이지에 있는 방대한 자료들을 주제별로 다루기 쉽게 다시 정리되어 있기도 해서, 이 책만 있다면 우리 집에서 홀로 [우주 썸머 캠프]를 열 수도 있겠다 싶어졌다. 더불어 그 동안 아이가 나에게 던진 다양한 우주에 대한 관심들도 쉽게 설명해 줄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솟아났다는!
그러니, '우주'와 '별자리'등에 관심이 있는 아이를 둔 가정이라면...꼭 이 페이지를 잘 활용해 보실 것을 권장드린다:)
https://www.startwithabook.org/space-rangers-book-based-science-adventure
이미 이 정도로 아이의 '궁금한 점'을 채우고, 좋은 '습관'을 만들어 주는 방학 미션은 일부 완료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아직 아이의 '창의력'과 '표현력'을 길러 줄 수 있을만한 아트나 신체활동 관련 부분은 더 보강이 필요할 듯 하니... 이 부분은, 추후 또 다루어볼 예정!!
See u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