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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midento Aug 14. 2017

아이와 함께한 캘리포니아 여행 2

사이언스 센터 & 자연사 박물관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 & 자연사 박물관 (California Science Center & National History Museum)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이하 사이언스 센터)와 자연사 박물관은 바로 옆에 붙어 있어 차로 이동하면 5분이 채 걸리지 않는 지근거리이다. 여행 루트를 짤 때 한 날 같이 보면 좋다. 그러나 그건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좋아하는 전형적인 한국식 마인드이고 (네 저 말입니다 ㅠ.ㅠ) 제대로 보려면 하루에 하나씩 잡는 게 좋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이동해야 하는 걸 감안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사이언스 센터를 방문했을 때 제일 먼저 떠올랐던 것은 과천에 있는 국립 과천 과학관이었다. 유림이가 과학 분야를 좋아해서 주말에 큰 맘먹고(가볍게 갔다간 큰 코 다칩니다.) 들르는 곳인데, 의외로 그 규모가 크고 볼 것들이 많다. 여기 사이언스 센터와 여러모로 비슷한 성격의 공간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비교가 된다. 그러나 두 장소의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면 그것은 스페이스 셔틀 인데버(Endeavour, 이하 인데버)의 존재이다. 사이언스 센터를 방문하는 이유 중 가장 큰 하나가 바로 이 인데버를 보기 위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 




사이언스 센터를 들어가자마자 보게되는 영상. 3면이 대형 화면으로 되어 있어 매우 근사한 느낌이다. 앉아서 보고 있으면 시원하게 땀도 식히고 일석이조.



Space shuttle Endevour 우주 왕복선 인데버 호


인데버 Endevour라는 이름은 영국 해군 제독 제임스 쿡 선장의 HMS Endevour 호에서 따왔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식 이름이 아닌 영국식 이름을 갖게 되었고 이것은 훗날 발사에 혼란을 야기하기도(2007) 한다. 92년에 처음 비행에 나서면서부터 전부 25회 비행을 마치고 은퇴를 한 뒤 여기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로 옮겨졌다.



개조한 인데버 셔틀용 보잉 747

사진 출처 : NASA 홈페이지



인데버호를 이 곳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로 옮겨져 오는 과정은 그 자체로 하나의 드라마다. 우선 인데버를 싣고 오기 위해 보잉 747을 전용 인데버 셔틀(여기선 진짜 셔틀임 ㅋㅋㅋ)로 개조를 하는데, 무게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내부의 모든 좌석을 비롯, 쓸데없는(?)것들은 모두 제거해 순수한 인데버 전용 셔틀로 만든다. 그리고 누가 할리우드의 캘리포니아 아니랄까 봐 바로 공항에 착륙하지 않고 할리우드 사인, 그리니치 전망대, 게티 센터, 디즈니 랜드 등 LA의 관광명소를 배경으로 돌면서 인증샷을 남겼다고 한다. 




사진출처 : California Science Center 홈페이지 외 다수



사이언스 센터에는 인데버의 모든 이동 과정들을 사진으로 기록한 갤러리가 따로 마련되어 있는데, 이게 은근 재미있다. 실제 인데버 호를 보는 것을 제외하고 제일 흥미로웠던 곳이기도 한데, 생생한 그날의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내가 그 장소에 있는듯한 착각을 주기도 한다. 정말 많은 인파가 그 날의 역사적인 순간을 기록하고 있는데, 상상만 해도 가슴이 떨린다. 진짜 우주 왕복선이 내 집 앞을 지나간다니!!! 그러나 역사적 퍼레이드를 위해 잘려나간 가로수의 숫자가 어마어마하고 가로등이나 전봇대 등의 철거도 불가피했다고 한다. 하늘로 쏘아 올리기만 했던 스페이스 셔틀을 도심 한복판으로 가져온다는 계획에는 실제로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정말 많았을 것이다. 이전에 한 번도 해본 적 없던 계획을 실행하는 데에는 언제나 변수가 따르기 마련. 그리고, 그렇게 힘들게 가져온 인데버를, 드디어, 직접 내 눈으로 볼 수 있었다.



두둥! 인데버호. 실제 보면 정말 어마어마하다.




선미의 로켓 추진부. 왜 이것을 보면서 설레게 되는 것일까.




The Push to Orbit_스페이스 셔틀에서 하나 안 중요한게 없겠지만, 뭐니뭐니해도 추진을 담당하는 이곳이 핵심 아니겠는가!! 라고 혼자 생각해봅니다...



지구에 낙하한 마지막 외부 탱크.



 인데버의 위용.




 임무를 마치고 귀환할 때, 대기권에 진입할 때의 열을 감당하기 위해 세라믹으로 만들어진 방열 타일 조각들. 멋지다는 말 밖에!!




그래, 팍스 아메리카나다. 



실제 인데버호는 경이로움 그 자체이다. 모형이 아닌 진짜가 주는 아우라가 뿜어져 나오는데 거기에 우리는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것에 대한 시기, 질투, 묘한 열등감이 뒤섞이면서 마냥 멋지다고만 생각하기가 힘들다.  사실 미국을 여행하는 내내 이런 양가감정에 빠졌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이 곳 사이언스 센터에서 그 감정이 극에 달했었다. 한나라의 기초 과학을 그 나라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아이들에게 교육과 접목시켜서 보여주는 장소이기에 미국이라는 나라의 진짜 힘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나 할까. 내게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는 그런 장소로 기억에 남는다.




실제 우주를 탐사하는 순간을 똑같이 시뮬레이션 하는 모선 시뮬레이션. 전체 6분 가량으로 착륙하는 순간까지 굉장히 리얼하다. 당연 유료로 싸지 않다. 5불. 



컨트롤 타워 내부를 똑같이 재현해 놓았다.

 


2층에 전시되어 있는 전투기 F-20 Tiger Shark. 



너무 인데버를 중심으로만 소개를 했는데, 사실 이곳 사이언스 센터에는 인데버 말고도 IMAX 영화관이나, 태풍과 지진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코너들 같은 다양한 체험관도 마련되어 있어서 아이들에게 과학과 기술이란 것이 얼마나 흥미 있고 내 삶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지를 (아주 열렬히!) 소개해 주고 있다. (어차피 그래 봤자 고등학교 들어가는 순간 제물포가 되는 게 현실이지만) 어렸을 때 실제 우주선을 본 경험이 있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의 머릿 속은 분명 다를 것이다. 이 곳을 다녀간 수 천 수 만의 아이들 가운데 어떤 아이들은 분명 오늘의 이 벅찬 감동을 간직한 채 미래의 과학자를 꿈꿀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이 사이언스 센터의 존재 이유이기도 할 것이고. 



Honor. 이 곳이 존재 할 수 있기까지의 저 수 많은 이름들. 미국은 이런걸 참 잘한다.


평화롭기 그지없는 Main Entrance의 풍경. (겉으로는 어쨌건) 풍요로워 보이는 미국의 일상 풍경이다.

 



캘리포니아 자연사 박물관 Natural History Museum.


자연사 박물관을 가려고 했던 이유는 아이들에게 실제 공룡 화석을 보여주려고 했던 게 가장 컸는데, 의외로 공룡 화석 말고 다른 볼거리가 많았다. 오히려 아이들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신을 팔았던 곳은 여기저기 널려있어서 오히려 감흥이 덜했던 공룡 화석이 아니라 지하에 있던 LA. LAB실이었다. 캘리포니아 자연사 박물관에 방문할 계획이라면 꼭 지하의 랩실을 놓치지 마세요. (바로 옆이 푸드 코트와 매점이라 놓치기 힘듦)





 자연사 박물관 지하에 전시해 놓은 동물들. 정말 리얼하다.



LA. NATURE LAB


LA. NATURE LAB




LA. NATURE LAB



LA에 살고 있는 동, 식물들을 체험하고 실험하고 관찰할 수 있는 거대한 랩실로 아이들이 호기심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실험 도구들이 즐비하다. 사이언스 센터와 마찬가지로 어딜 가나 어린아이들의 눈높이에 설정되어 있어 자녀를 데리고 온 부모들이나 단체로 견학 온 그룹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 곳 자연사 박물관에서는 사진보다는 영상 촬영을 주로 했기 때문에 이미지가 많지 않다. 다음은 LA Nature LAB의 분위기가 어떤지 살짝 가늠해 볼 수 있는 짧은 영상이다. 다른 영상들도 더 있지만 일단은 이것만 ^^



Natural History Museum in LA



그냥, 오늘 하루 두 곳을 들렀다 나오는데 이게 물론 다는 아니겠지만 미국이 참 부럽다는 생각이 끊이질 않았다. 두 곳 모두 기본적인 시설부터 해서 운용되는 상설, 특별전들의 수준들이 모두 너무 고퀄이라 '여기 사는 사람들은 진짜 좋겠다'를 연발해대는 이 촌놈들 ㅋ (막상 여기 살면 이런데 자주 안 가요 그런 말 노노) 이런 프로그램들이 운영되는 데에는 막대한 예산들이 들어갈 텐데 내가 알기론 캘리포니아 주정부도 돈 없거든 ㅋㅋㅋ 아니나 다를까 글을 쓰기 위해 홈페이지를 조금 조사해보니 정부 보조금은 전혀 안 받고 전부 민간 기업들로부터 스폰 받는 걸로 유지가 되고 있었다.(이 부분은 확실치 않으니 틀린 정보면 누가 알려주세요)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현금 쌓아놓고 할거 없으면 지금 공사 중인 서울 과학관이나 과천 과학관 아니면 현대 미술관 이런 데에 투자 좀 해 주세요. (이미 하고 있다면 더 하세욧! ㅋㅋㅋ)



차에 타자마자 진짜 1초만에 기절. ㅋㅋㅋ






산타모니카에서의 마지막 밤. 산타모니카 비치는 심야에도 사람들로 넘쳐난다.  사실 아이들이 있어 늦은 밤에는 돌아다니지 못했는데 마지막 밤이었던지라 조금 기분을 냈다. 




호텔 컨시어지의 추천으로 가게 된 더 랍스터. 




그렇게 우리 가족은 산타모니카에서의 마지막 밤을 멋지게 보내고 다음날 있을 애너하임을 위해 일찍 잠을 청했다. 







Welcome to Disney Land!!!

그리고 이번 여행의 목적지이자 가장 하이라이트인, 디즈니랜드가 있는 애너하임으로 출발~




왔습니다. 왔구요~


는 다음 편으로~ 

아이와 함께한 캘리포니아 여행은 3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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