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잃고, 너를 이해하다
프롤로그
카톡! 카톡!
알림음이 연달아 울렸다. 지희는 잠든 거실 조명 아래서 고개를 돌렸다.
시계 화면엔 '11:23'이 떠 있었다.
이 시간이면 은서이다.
요즘은 이상하게도, 그녀의 메시지가 반가우면서도 왠지 모르게 마음이 무거웠다. 은서의 톡은 언제나 짧고 가벼웠지만, 그 안에 '말하지 않은 것들'이 숨어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지희는 소파에서 몸을 일으켜 세웠다. 거실은 고요했다. 남편은 저녁 먹자마자 벌써 잠들었고, 아이들마저 각자의 삶 속으로 떠나고 없는 이 시간, 이 고요함 속에서 홀로 깨어 있는 것이 지희에게는 일상이 되어버렸다. 언제부터였을까.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다가 결국 거실로 나와 소파에 몸을 맡기고, 텔레비전을 켜 놓은 채로 생각에 잠기는 밤들이 늘어났다.
"지희~~~~
모해?"
톡 창엔 밝은 말투가 튀어 올랐다.
늘 그렇듯 장난스러운 인사.
지희는 그 속에서 아주 작게 망설임 같은 걸 느꼈다. 물결표 네 개. 평소보다 하나가 많았다. 사소한 것이었지만, 지희는 그런 작은 변화들을 놓치지 않는 사람이었다. 특히 은서에 관해서는 더욱 그랬다. 요즘 들어 은서는 자연스럽지 않았다. 여전히 밝고 경쾌했지만, 어딘지 박자가 어긋난 비트 박스의 음률처럼 조금씩 튀고 걸렸다. 지희는 자신이 예민한 건지, 아니면 정말로 은서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지 확신할 수 없었다.
은서의 대화창을 보던 지희는 손가락을 멈추고, 톡 대신 통화 버튼을 눌렀다.
벨소리가 두 번 울린 후, 은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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