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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ho Dec 08. 2022

왜 우리는 창업 2년만에 망했을까요?

Building in Public

얼마 전 지난 창업의 결과를 간단하게 소개할 일이 있었습니다. 2년 동안의 서사를 도대체 어떻게 줄여야 할지 감이 오질 않습니다. 심지어 영어로 써야 했습니다. 머리가 복잡합니다. 손이 움직이질 않습니다. 그런데 막상 쓰기 시작하니 허무할 정도로 금방 정리되었습니다.


In 2020, my partner and I first started our company Spareroom. Our slogan was ‘Time worth spending.” The first project, Bowlhouse, was a bowling alley located in the heart of Seoul, South Korea. And the pandemic came. For the next two years, every offline entertainment venue in Seoul suffered. We survived. We redesigned the brand, pivoted to a broader audience, and changed our prior BM. Bowlhouse is now in a stable position. So we’re off to building a new time worth spending.
2020년에 파트너와 저는 스페어룸이라는 회사를 창업했습니다. 저희는 ‘가치있는 시간을 만들자’는 사명 아래 서울 한남동 한가운데 위치한 볼링장, 볼하우스를 오픈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가 시작되었습니다. 서울의 오프라인 공간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내는 동안, 볼하우스도 함께 살아남았습니다. 브랜드를 리디자인하고, 더 넓은 고객층을 위해 피봇하고, 규제 밖의 영역을 찾아 비지니스 모델을 다듬었습니다. 엔데믹과 함께 볼하우스는 안정적인 매출을 찾았습니다. 저희는 가치있는 시간을 위한 다음을 준비합니다.


온갖 일을 다 겪었다고 생각했는데, 아홉 문장에 지난 2년이 모두 들어가 있습니다. 망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성공적인 엑싯이라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전재산을 쏟아부었고, 결과적으로 손에 쥔 것은 하나도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처음으로 창업을 했습니다. 처음으로 사업을 해보았습니다. 디자인을 하던 사람은 회계를 보고, 사무를 보던 사람은 마케팅을 돌렸습니다. 영업을 하러 돌아다니고, 직원들과 만나고 직원들과 헤어졌습니다. 매일 매일 울려대는 전화와 문자를 받으며 CS를 했습니다. 작은 회사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다 해보았습니다.


지난 2년 동안의 경험은 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습니다. 디자인을 하고, 회사를 다니고, 프리랜서만 해 본 사람에게 창업이라는 새로운 길을 열었습니다. 성공신화는 전할 수 없는 사람이지만, 창업을 하기 전에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에 대해서는 밤새도록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하나씩 말해보려 합니다. 왜 우리는 창업 2년 만에 망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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