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소개팅에서 만난 남자는 나에게 '저랑 운명이신 것 같아요. 어쩜 이렇게 잘 맞을 수 있을까요'라고 말했다.
그가 내게 운명이라고 한 이유는 사실 단순하다. 외모 칭찬을 하는 걸 보니 본인이 좋아하는 스타일이었을 것이며, 본인의 고향과 나의 본적지가 같았고, 그의 근무지에서 내가 알바를 잠시 했었고, 우리는 남들이 잘 하지 않는 종류의 어떤 운동을 좋아한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나에게 그는 운명이 아니었다. 내가 원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치만 소개팅 자리에서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나는 그와 공통점을 찾아 이야기하고, 호응을 잘 해준 것뿐이다.
운명이란 무엇일까? 사전적 정의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것을 지배하는 초인간적인 힘.'이다. 누군가가 나의 운명이라 생각하는 건, 내가 그만큼의 의미를 부여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돌이켜보면 사랑의 시작은 항상 운명적이었다. 끝은 운명의 장난이었구나,로 끝나지만 말이다.
결국 일방향의 운명은 시작되지 못하고 끝이 났다. 운명은 엇갈리기도 하고 장난치기도 하고 다시 착각하면서 마침내 쌍방향이 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