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한 번도 성격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없다.
성격이 나쁘다거나, 못됐다거나 하는 건 맞는데 정말로 진지하게 내 성격이 어떤 쪽인지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뜻이다. 당연히 나는 예민하고, 못된 기질도 있다. 그거야 말로 당연한데.
한 번도 내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야말로 외향 중에 외향파라고 생각했으면 생각했지.
나가는 거 좋아하고, 사람 만나는 거 좋아하고, 외부에 있어야 에너지를 받는 족속이라 생각했다. 뭐, 틀린 말은 아니다. 나는 여전히 사람 만나는 게 좋고, 집보단 밖이 좋다(물론 여름 빼고)
집에 있으면 오히려 에너지를 뺏기는 느낌이 든다.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집안일은. 그것도 내 의지에 하는 일이라고 해도 도저히 나랑 맞지 않는다. 싫은 건 아니지만, 맞지도 않다. 사실이다.
오늘 아침 문득 생각이 든 건 내가 사실은 엄청나게 소심한 내적형 인간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다.
의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져 어? 사실인가? 그런 생각이 드는 거다.
나는 외외외외향형 인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에 나를 보고 있자면,
아주 외향형 인간은 아닐지도.라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물음이었다. 그리고 곧바로 수긍했다. 그래. 그럴지도 몰라 엄청나게 외향형 인간은 이제 지나간 걸 지도. 나이가 들면서 나도 생각보다 내향형 성격으로 점차 바뀌는 걸 지도.
사람 만나는 게 점차 피곤해지고, 누군가를 신경 써야 하는 게 지치고 많이 외부로 나가려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그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것이다. 집에 있으면 있을수록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요즘은 나가고 싶은 생각이 안 든다. 날씨가 저렇게 좋은데도. 여전히 밖을 좋아하면서.
이런 나를 보며 남편이 의아해한다. 너, 왜 요즘 나가는 거 싫어해? 라며.
나이를 한 살씩 먹으면서 느끼는 건 성격유형이 한 가지로만 꼭 들어맞지는 않는 것 같다.라는 거다.
외향적 성격이지만, 내향적인 성격을 가지고도 있고, 못됐지만 착한 면도 있는 것처럼. 사람의 성격도 이런저런. 정말 두루두루 많은 요소를 포함한다는 점이다. 어떤 날은 엄청나게 외향적이었다가도, 어떤 날은 언제 그랬냐는 듯 내향적이고 은밀한 사람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나는 생각했다. 아, 저 성격유형 검사가 무조건 맞지는 않네. 그냥 그런 성격도 내 안에 있다는 거네. 라면서.
외외외외향적인 성격의 내가 내내향적의 성격을 조금쯤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을 때.
나는 비밀스럽게 웃었다. 흐흐. 이런 면도 괜찮네.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