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
무언가 스윽
가슴골을 스치고 내려갔다
온몸이 전율했다
키 작은 꽃들에게 주던
물을 마저 주었다
체할세라
꽃들은 물을 더 천천히 마셨다
석류 잎새 하나가
허리 언저리에 걸려 있었다
키만 훌쩍한 줄 알았던 석류나무가
언제부터 내 앞섶을 훔쳐보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꽃 필 때가 된 모양이었다
문전성시(文田盛市)를 꿈꿉니다. 살아온 날들과 살아갈 날들에 대해서는 물론 지금 바로 여기서 보고 느낀 여러 가지를 시와 에세이로 그려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