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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 잎새 하나가

시시

by 장미

무언가 스윽

가슴골을 스치고 내려갔다

온몸이 전율했다


키 작은 꽃들에게 주던

물을 마저 주었다

체할세라

꽃들은 물을 더 천천히 마셨다


석류 잎새 하나가

허리 언저리에 걸려 있었다


키만 훌쩍한 줄 알았던 석류나무가

언제부터 내 앞섶을 훔쳐보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꽃 필 때가 된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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