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삼월이 녀ㄴ이 돌아왔다
가만히 귀 대고 들어보면
벌써부터 두드리고 있었다.
낯설지 않지만
오래 뚝 끊겼던 이의 이 뜬금없는 듯한 방문을
기다렸노라 달려가 안겨야 하지만
앵도라진 마음을 알아채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을 주고
나는 여유를 부려야 한다.
너는 단장할 시간도 없이 달려왔다 하겠지만
단장하지 않아도 단장한 나보다
몇 백 배는 고운 너를 무리해서 시샘할 생각은 없다.
언젠가는 네가 돌아올 줄 알고 있었다고
무심한 듯
네 마음에 내린 내 뿌리
다시 한 번 흔들어 볼 뿐이다.
'야 이 나쁜 지지배'는 조용히 희석하여
잘 내린 내 뿌리에 두고두고
뿌려주면 그뿐,
삼월이 녀ㄴ이 돌아왔다.
내 귀청이 세상 밖으로 걸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