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홍선기 우리의 낭만전 자선 기부 전시회
soooyaa.design@gmail.com
지난 1년 간 감사한 일이 무척 많았습니다.
첫 소설 <너는, 어느 계절에 죽고 싶어>가 '한국 소설 베스트셀러'가 되어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사인회를 하기도 했고
그 덕에 소설가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문화재단'에서
창작실을 제공받아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을 갖기도 했으며
지난 6월엔 돌아가신 할아버지께서 뒤늦게
'화랑무공훈장'을 받으시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감사한 마음을,
이 행운을 사회에 보답할 수 있을까..."고민하다가
일주일 전 새벽,
텅 비어있는 갤러리에 도착해 짐을 옮겼습니다
(이렇게 차에 꽉꽉 채워 총 9번 옮겼습니다... 뭐가 이리 많은지...)
애처롭게 홀로 서 있는 그레이트 다간...
이번 전시에 메인이 될 셀 원화들 바닥에 펼쳐보며 점검하고...
다음날 오전 일찍 '반도의 중년'님과
팀원분들께서 오셨습니다!
* 반도의 중년 : 반다이 GBWC 2019 세계 대회 우승자로
대한민국 최고의 도색 장인
반도의 중년님께선 이번 전시의 '좋은 취지'를 알게 되자마자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전시회를 홍보해 주시고,
가장 애정하는 귀중한 작품들도 협찬해 주셨습니다.
장인의 정신이 느껴지는 '반도의 중년' 님의 든든한(?) 뒤태
멋진 작품과 멋진 장인
셀 원화 보다 더 원화 같은 더합체 다간
(작품 : 반도의 중년)
다음날엔 (주)베스트하비와 굿스마일 컴퍼니에서 보내주신 협찬품도 도착했습니다
손이 정말 크신 베스트하비 대표님
공교롭게도 같은 기간에 베스트하비도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써머페스타'를 개최하느라 정신없이 바쁘셨을 텐데
베스트하비 대표님과 상무님께서
이쪽 자선 기부 행사의 취지에 무척 공감해 주시며
물심양면으로 신경 써주셨습니다.
이렇게
베스트하비 써머페스티벌 행사장 곳곳에 포스터와 베너도 놓아주셨습니다.
이제 5일간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해 봅니다
셀 원화의 사이즈에 맞춰서 액자 120개 주문
맞춤 액자 도착
'액자365'라는 회사에서 주문 제작했는데
빠르게 도착했습니다
제일 힘들었던 일 중 하나인 100점이 넘는 셀 원화를
액자(맞춤 제작)에 끼워 넣고
갤러리 벽에 오와 열을 맞춰 못을 박아 거는 일
한 달 동안 디자이너님과 고심해 가며
같이 만들었던 포스터와 베너도 도착하고...
포스터 및 베너 디자인 :
안수진 디자이너 soooyaa.design@gmail.com
참고로 방문객들께 기념으로 드리려고 한 이 포스터는
인쇄비가 100장에 28만 원이나 들어갔습니다.
제일 좋다는 최고급 용지로 뽑았습니다.
최고의 손님들에게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귀한 작품 사진을 포스터에 쓰도록 허락해 주신 반도의 중년님께도 그게 예의인 것 같았고요)
베너도 세워둔 뒤에.
이제 테이블 배치...
테이블 자리를 몇 십 번이나 옮겨가며 위치를 계속 요리조리 바꿔도 보고...
전시회 당일날 아침까지 매일 20시간 가까이 갤러리에서 숙식하며 정말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너무 피곤할 때면 갤러리 한쪽에 이렇게 박스를 깔고 그 위에 누워서 30분, 1시간씩 눈을 붙였습니다
(의외로 엄청 푹신합니다)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에
구세주 해맑게 등장!
세상 해맑고 이 인상 좋은 친구는 서울시 서대문구 홍제역에서
'이사랑치과의원'을 운영하는 녀석인데,
최근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동안 지역 사회에 알게 모르게 좋은 일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어찌 보면 이번 전시회를
'자선 기부 행사'로 하게 된 가장 큰 동기를 준 친구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친구는 앞으로 보육원 '선덕원' 아이들이 치과 진료, 치료가 필요하다면
언제든, 얼마든, 무료로 치료해 주겠다고 보육원에 의료 지원을 하겠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최고의 협찬 아닌가 합니다...
멋있는 놈
암튼,
힘들게 일하고 돌아간 친구를 대신하여
또 다른 구세주도 등장!
'용자 카톡방'에서 만난 모 회원님이 도움 주러 와주셨습니다
그것은 바로 전시품 포징!
와... 포징만으로 킷들이 이렇게 몇 배는 더 멋져 보일 수 있구나 싶은 순간입니다
그렇게 전시회 준비가 얼추 끝나갔습니다.
더 많은, 더 다양한 전시품을 두어
먼 걸음 방문해 주시는 분들께 하나라도 더 보여드리고 싶었지만
공간과 시간의 제약으로 최대한 타협해야 했습니다
아직 준비를 완전히 끝마치진 못했지만,
건너 건너 자선 기부 전시회 소식을 알게 된
매일경제 기자님께서 취재 차 가장 먼저 방문해 주셨습니다!
https://www.mk.co.kr/news/culture/11098261
https://www.mk.co.kr/news/premium/11098263
그렇게 두 건의 기사도 올라오고...
.
.
.
그리고
대망의 전시회 오픈 당일 아침이 밝았습니다
'아무도 안 오면 어떡하지...' 하는 우려와 달리
오픈 시간에 맞춰 갤러리 인근에서 기다리고 계셔 주셨던 회원님들... ㅠㅠ
너무너무 부러웠던 티셔츠
외국인(폴란드)도 방문해서 재미있게 즐겨주시고, 기부도 하고 가주시고...
각자 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꼬마 용자도 오고
요즘 핫한 유튜브 채널 뉴피스에서 촬영도 와주시고
용자 전문 유튜브 채널 'C2FACE'를 운영하고 계신 회원님께서
용자 아크릴 풀세트도 선물해주시기도 하고...
갓 브레이브 스튜디오에서도 와주시고
유튜브 건담홀릭 채널에서도 와주셨습니다
(사진은 아인스님과!)
어째 얼굴이 점점 부어갑니다...
그렇게
4일간 무려 382명이 다녀가 주셨습니다.
전시회 장소에 혼자 있느라
밥은커녕 소변보러 갈 틈도 없이 4일 내내 바쁘고 힘들고 목 아팠지만,
그래도 즐거워해 주시는 방문객들 보면서 보람도 느끼고
또 루리웹, 모두의 건프라, 액션 피규어 카페 등등...
각 회원님들께서 고생한다며
음료며 빵이며 김밥이며 만두며,
꽃이며(?!) 가져다주셔서 버틸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전시회는 불미스러운 일 한 번 없이
성황리에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전시품 다 치우고 집으로 옮기는데만 이틀이 걸리더라는....)
그다음
가장 조심조심해야 할 일이 남았습니다
반도의 중년 님께서 맡겨주신 귀한 작품들을 다시 돌려보내드리는 일!
아키하바라 타마시네이션즈에서 구입했던 장갑을 끼고
'예술 작품 보존'이라는 생각으로
티슈를 아낌없이 감싸 작품을 보호해 준 뒤
뽁뽁이를 3중으로 감싸줬습니다.
잘 가라 다간!
그렇게 정이 든 다간과 친구들도 반도의 중년 님 품으로 안전히 보내드렸습니다.
전시회 정리가 끝났으니
이제 갤러리 원복을 해야지요.
아름다운 사람들이 오간 자리는 좋은 향기를 남겨야 하는 법.
9년째 함께 일하고 계신 페인트 사장님과 출동
사실 제가 이날 너무 피곤해서 갤러리 '화장실'에서 3시간이나 졸아버린 탓에
결국 사장님 혼자서 일 다해주신....
어찌 되었든(?)
대관하기 전보다 깨끗하게 원상 복구 완료!
이제 가장 중요한 일이 남았습니다.
방명록을 토대로 전시회에 와주신 분들 명단을 정리하여
보육원에 기부금을 전달하는 일입니다.
밤새 방명록에 적힌 글을 보며 이름, 연락처, 기부금, 방문 인원 등을 엑셀 파일로 정리하고...
10원 하나라도 틀리지 않게
몇 번을 다시 확인하고 또다시 확인하고...
그렇게 정리한 명단과 맡겨주신 귀한 마음(!)을 들고
서울시 종로구 소재 보육원인 '선덕원'으로 향했습니다.
원장님과 담당 직원분께
기부자 (전시회 방문자) 성함과 연락처, 기부내역 등 확실히 전달드리고
본 행사의 취지도 소개했습니다
보육시설 선덕원을 소개해주시는 원장님
아이들이 지내고 있는 공간도 아이들에게 잠시 양해를 구한 뒤
함께 방문하여 보여주셨습니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쾌적하지만
'고시원'을 개조한 공간이라 어쩔 수 없는 '답답함'이 느껴졌습니다.
마음이 숙연해지는...
분위기를 바꿔서
보육원의 마스코트이자 실세(!)인 '마음'님(!)과도 인사...
정말 너무너무 착하고 귀여워서 아이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죠.
제 차가 떠날 때까지 주차장 앞에 나와 감사 인사해 주시는 원장님...
(오른편에 있는 의리의리한 저택은 선덕원과 무관한 개인 가정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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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를 준비하다 보니 알게 모르게 야금야금 돈이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라고 말하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 말도 맞습니다.
그게 가장 '효율적'이고 '합리적'이겠지요.
하지만
왠지 이번에 '우리가 다 같이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
몸은 정말 고되고 힘들었지만
막상 보육원에 방문하여 아이들과 만나고
원장님께 그곳 아이들의 삶과 고민을 직접 들으니
앞으로 꾸준히 좋은 자리를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더군요.
이 글을 읽어봐 주신 분들도
마음속에는 늘 우리 사회에 좋은 일,
선한 영향력을 전하려는 마음이 함께 하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러면
그런 우리의 아름다운 생각과 따뜻한 행동이 '진짜 낭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