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사진 올리면 노인인증! 꺅
전시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기획 초반인 4월 말
카카오와 지에스, 인트가 봄 나들이를 갔습니다.
4월 말이니 어디를 가나 제법 꽃들이 무성하고, 어떤 꾸밈 없이도 이뻤습니다.
이천 예스파크를 갔습니다.
신기한 꽃들도 있고 아무렇게나 핀 들꽃들도 모두가 이뻐서 우린 서로 너나 할 거 없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러자 함께 꽃 사진을 찍던 카카오가 말했습니다.
"이 사진 프로필 사진으로 올리면 안 되는 거 알지?"
나머지 우리 둘은 모두 무한 긍정했습니다.
꽃 사진을 올린다는 것이 무얼 의미하는지 말이죠.
꽃 사진을 올리거나 누군가에게 사진을 보내면
'이제 나는 늙었어'라고, 곧 노인인증이라는 것을요. 하하
(신경 쓰는 것부터가 꼰대 인증이네요. 하하.. 하)
여하튼
우리는 어느새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부모님들 카톡 사진에, 대화창에 오고 가는 꽃 사진을 보면서요.
준비하는 전시의 작가님들의 그림 소재는 모두 꽃 (또는 식물)입니다.
꽃을 소재로 한 작품을 찾아다닌 건 아닙니다.
첫 번째 기준은 80대 이상의 미술교육을 받지 않은 작가들, 두 번째는 계속해서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작가님들이 모두 모이고 나니 '보타닉 아트'라는 공통점이 더해졌습니다.
세분이 만들어내는 꽃은 모두 다릅니다.
어떤 꽃은 섬세하고, 어떤 꽃은 기세가 느껴집니다. 어떤 꽃은 수줍습니다.
작가님들은 왜 꽃을 그렸을까요?
눈에 보이는 것 중 가장 아름다우니까?
선늠 할머니는 평생 밭일을 하시면서 만지고 기르신 식물들을 그립니다.
화자 할머니는 딸인 이화 작가의 권유로 꽃을 그렸습니다. 어머니나 딸이나 모두 이름에 꽃(화)이 들어있습니다.
동협 할아버지는 처음엔 할머니를 상징하는 연꽃을 그렸고, 나중에는 자전거를 타면서 보이는 들꽃을 그렸습니다.
동기가 무엇이든 좋습니다.
꽃은 노인인증도 아니고 촌스럽지도 않습니다.
꽃은 누구의 눈으로 봐도 이쁩니다.
AI 이야기
어도비 파이어 플라이 (Adobe firefly)가 탑재된 어도비 익스프레션을 즐겨 사용합니다.
포스터 초안, 엽서 디자인, 굿즈 디자인, 스티커, 방명록 등등 전시에 필요한 거의 모든 인쇄물 디자인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디자이너도 작가도 뭣도 아닌 저로서는 없으면 안 되죠. 게다가 개인 돈 부어 전시를 하는 1인 프로젝트 회사니 까요.
회사 일과는 다르게 뚝딱뚝딱 가시적인 무언가가 나오는 재미도 큽니다. 퀄리티와 일관성이라는 문제는 있지만요.
오늘도 저는 일관성 없이 디자인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