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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유튜브 채널은 왜 성공하기 힘들까?

회사 채널이 반면교사가 되었습니다

by Sun Kim


기업의 브랜드 채널은 메가 유튜버가 될 수 없을까?


두괄식으로 답해보면 답은 '그렇다'

(그래도 좀 희망적으로 답을 찾고 싶으니, '쉽지 않다' 정도로)


기업의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 모객이 개인 채널보다 쉽지 않다.

채널이 어떤 목적으로 운영되느냐에 따라 영상 개별 조회수는 높을 수 있어도

채널의 단골이자 팬인 구독자를 모으는 일은 그 브랜드를 애호하는 일과는 별개의 일이다.

유튜브의 구독자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팔로워보다

훨씬 더 그 장벽이 높게 느껴진다.


(2008년에는 플레이디비 트위터를 개설해서 트위터에 주력했고,

2015년에는 플레이디비 페이스북을 개설해서 페이스북에 주력했다.

불과 5년전이지만 당시엔 페이스북이 모든 미디어 컨텐츠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이렇게 동일한 매체를 두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주력하는 플랫폼이 달라졌다)


어찌됐건 기업의 유튜브 채널이 구독자 모객이 어렵다는

답의 근거가 될만한 기업 채널은 불행히도 유튜브에 널리고 널렸다.

안타깝게도 내가 근무하는 회사의 유튜브 채널도 그 중 하나다.

인터파크는 무려 2012년에 개설한 유튜브 공식 채널이 있는데

구독자가 2400명에 불과하다.




유튜브 세상이 됐다. 정보를 얻기 위해, 배우기 위해, 좋아하는 배우나 가수를 보기 위해

음악을 듣기 위해, 잠을 자기 위해, 시간을 떼우기 위해..

이제 기업은 고객을 만나려면 유튜브로 가야 한다.

트렌드에 아무리 느린 기업도 이를 모를리 없다.


유튜브에서 친숙한 기업 브랜드를 검색해보면

여지없이 기업 또는 상품 브랜드의 채널이 존재한다.

하지만 브랜드 인지도에 비해 구독자수는 터무니없이 낮을 때가 많았다.

10만 구독자 이상의 기업 유튜브 채널을 찾는 게 쉽지 않다.

기업 채널은 컨텐츠에 광고비도 태울텐데 채널 구독자수가 왜 늘지 않을까?


기업 채널은 왠만해선 맞춤 동영상 또는 추천 영상으로 노출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일반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은 해당 기업의 CF, 광고 영상을 컨텐츠로 올린다.

그것이 몇분짜리인지, 어떤 버전인지, 단초광고인지, 메이킹인지 다양한 버전이 존재하나

결국은 다 같은 광고 영상이다.


유튜브 사용자들은 매우 민감한 광고 감수성을 갖고 있다.

시청자들은 유튜브 컨텐츠에서(조차) 광고를 보고 싶어하진 않는다.

이미 컨텐츠의 앞단에서 그리고 중간 광고로 영상 한개를 보더라도 여러번 광고를 만나야 한다.


채널이 구독자와 맺고 있는 공감대와 연결고리가 강하다면 시청자들은 채널 운영자가

유료광고비를 받고 컨텐츠에 녹인다해도 거부감없이 보고 오히려 광고를 하라고 지지해주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영리가 본질인 기업이나 상업브랜드가 시청자에게 그러한 마음을 기대할 수는 없다.

(기대해서도 안된다)


시청자들은 유튜브에서 광고를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런데 기업 유튜브 채널은 광고영상을 컨텐츠로 올리고 있다.

기업 유튜브 채널이 구독자를 모으기 힘든 이유는 이렇게나 명확하다.



이미지 15.png 유튜브 인터파크 채널 홈화면 (유튜브 담당자님 미안합니다)


새롭게 회사에서 유튜브 채널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회사의 공식 유튜브 채널은 반면교사였다.


앞서 언급했듯이 인터파크 유튜브 채널은 무려 2012년에 채널을 오픈했는데 구독자가 고작 2440명이다.

한주에 1~3개의 영상이 꼬박 꼬박 올라가는데 구독자수가 몇년째 정체되어 있다.

개병영상들의 조회수도 300내외로 낮은 편이다.

유튜브의 기본 원칙 중 하나가 '꾸준히'라면 꾸준히 한건데 왜 그럴까.

답은 앞서 기업 유튜브 채널이 안되는 이유와 같다.


인터파크 채널은 2012년 개설했(을테)지만 실제 본격적인 채널 운영은 3-4년 정도 되었다.

태생이 인터파크 투어에서 개설되었지만 통합 마케팅팀에서 관리하는데

주로 퍼포먼스 마케팅을 위한 소재들로 영상들이 메꿔져 있다.

당연히 마케팅 소재 영상이기 때문에 광고 영상이거나 상품 소개 영상이 대부분이다.

짧고 펜시하게 제작되었지만 조회수는 100이 안넘을때도 많다.

컨텐츠 제작은 대행사를 통해 제작하는 방식이었다.

컨텐츠를 그루핑한 재생목록의 이름도 모호했다.




많은 기업들이 과거에 이런 식으로(광고용으로) 영상을 제작해왔다.

(당연하다. 광고가 아닌 영상을 기업이 굳이 무슨 이유로 만들어겠는가. 물론 예외적인 상황은 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퍼포먼스 마케팅 소재의 영상이 소비될 수 있지만

유튜브는 다르다. 완전히 다른 식으로 작동한다.

페이스북과 인스타에선 광고 소재의 영상이라도 광고비를 태우면

타겟팅한 사용자의 피드에 기업 영상을 노출할 수 있고

광고비를 태우지 않더라도 사용자의 피드에서 영상들을 무분별하게 만날 수 있다.

유튜브는 완전히 다른 생태계다.

시청자가 훨씬 더 적극적으로 컨텐츠를 선별해서 결정한다.

취향이 매우 확실하게 드러나고 구글의 대단한 알고리즘을 통해 무서우리만치 스마트하게

관심 영상을 추천받는다.

그래서

유튜브 생태계를 이해하려면 유튜브 안에서 일단 충분히 놀아야 한다.


나를 포함한 우리팀은 유튜브 아카데미로 한과정 한과정 벽돌 깨기를 하는 동시에

어떤 주제를 보건 각자 유튜브에서 하루 종일 놀았다.

많이 보고 무엇이 재미있었는지 서로 공유하고 이야기 나누었다.


한달정도 이렇게 공부하고 노는 시간을 갖고 난 후,

유튜브 시작을 위한 첫번째 결론을 내었다.


우리 팀이 이제 만들어야 할 유튜브 채널에 대해 두가지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쳤다.


1. 기업의 브랜드 네임을 채널에 걸지 않겠다. (회사 채널임에도 불구하고)

2. 무조건 컨텐츠. 첫째도 둘째도 컨텐츠다.

- 시청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정보와 지식이 담긴 오리지널 컨텐츠를 만들자!


컨텐츠가 최소한 컨텐츠이기 위해서는 다음 세가지 중 한개는 갖고 있어야 한다.

정보

재미

감동


이 가운데 가장 어려운게 감동이다. 물론 재미있는 컨텐츠를 만들기도 쉽지 않다.

그리고 재미는 매우 상대적으로 작동한다.

(평소 영화관이나 극장에서 나 혼자 웃는 경험을 많이 한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보가 담긴 컨텐츠.

무엇인가를 어필하기 위해, 사게 하기 위한 영상이 아니라

시청자들에게 필요한 영상-정보가 있는-을 만드는게 핵심이었다.



그리고

채널명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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