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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 Kim Sep 02. 2020

(하드털이) 2018년 공연결산

공연계 젠더리스, 젠더 뉴트럴 바람 

* (하드털이_본업은 공연_ 10년 넘게 진행한 공연 결산 리포트 중 2018년 자료입니다) 

  

2018년 인터파크 공연결산


국내 최대 공연예매사이트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가 2018년 1월 1일부터 12월 28일까지 티켓 판매량을 기준으로 2018년 공연 시장을 결산했다. 2018년 전체 공연 티켓 판매금액은 약 5441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에는 하반기 3년만에 내한한 태양의 서커스 <쿠자>가 연말 공연 문화 수요를 흡수하고 흥행에 성공하면서 뮤지컬 판매규모를 키웠다. 빅탑이라는 태양의 서커스용 공연장을 통해 기존의 공연장 인프라를 확장했고, 창작 뮤지컬 초연인 <웃는 남자>와 브로드웨이 국내 초연작인 마틸다, 10년만에 내한하는 <라이온 킹> 등 기대가 높았던 빅 뮤지컬의 공연이 하반기 이어지면서 뮤지컬 판매액은 2571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9%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콘서트 역시 2018년 2233억원으로 전년대비 22% 큰 폭으로 성장했다. 2018년에도 왕성한 활동을한 BTS 콘서트에 전세계 팬들이 몰렸고 싸이, 이문세, 조용필 등 국내 빅 뮤지션의 전국투어 콘서트도 많았다. 이외에도 연극, 클래식 오페라, 무용 전통예술 등의 분야에서도 티켓판매금액은 2017년보다 소폭 상승하며 전반적으로 공연 시장에 훈풍이 불었다. 

인터파크 티켓 판매량 (초대권 제외)  / 기간 : 2018년 1월 1일~12월 28일 


2018년 공연 장르별 특성 


뮤지컬 


-       올해 뮤지컬은 작품성과 흥행성 높은 라이선스 대형 뮤지컬과 창작 뮤지컬 <웃는 남자> 초연의 성공으로 뮤지컬 시장 볼륨을 키웠다.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웃는 남자>는 175억원의 제작비, 박효신, 엑소의 수호 등 캐스팅을 앞세워 예술의전당과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연이어 흥행 성공했다. 

-       하반기에는 2015년 <퀴담>에 이어 3년만에 내한한 태양의 서커스 <쿠자>가 다양한 연령대와 폭넓은 관객들의 호응을 얻으며 2018년 가장 인기있는 공연으로 기록됐다. 

-       창작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마니아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고 <빌리 엘리어트>, <라이온킹> 등 오랜만에 재연되는 유명 뮤지컬이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2018년 인터파크 뮤지컬 판매순위 

연극 

-       2017년에 이어 2018년도 대학로 스테디셀러 공연인 <옥탑방 고양이>가 연극 판매순위 1위에 올랐다. <옥탑방 고양이>는 20대 젊은 관객들이 주 관람층으로 지난 5년간 연극 판매순위가 가장 높았으며 대학로 연극을 처음 접하는 공연 초입자들이 선택하기 좋은 공연으로 자리잡았다. 

-       오픈런을 제외한 리미티드런 작품 가운데는 연극 <아마데우스>가 가장 판매량이 높았다. 오랜만에 연극무대에 선 조정석을 비롯해 지현준, 한지상, 김재욱, 성규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화제가 되었으며 황정민이 출연한 <리처드3세> 역시 전회 매진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콘서트 


-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이돌 그룹인 BTS의 월드투어 ‘LOVE YOURSELF’ 서울 공연이 인터파크 콘서트 판매순위 1위에 올랐다. 인터파크 티켓사이트서 4월에 진행된 ARMY 5기 팬클럽 모집 등도 전세계 곳곳의 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으며, 2019년에도 이들의 활동에 전세계 팬들의 관심이 집중될 예정이다.  

-       15년 가까이 매해 콘서트를 해오며 신나게 놀고 재미있다는 인식으로 싸이 콘서트는 그 자체로 대중적인 인기 브랜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2018년 여름 시즌에는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투어 콘서트를 펼치며 글로벌 스타인 싸이를 지방에서도 볼 수 있어 부산, 인천, 대구 등 지방 공연이 거의 모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판매순위 상위권에 올랐다. 

-       내한공연으로는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켄드릭 라마와 샘 스미스 내한공연, 위켄드가 한국을 찾았고, 찰리 푸스 내한공연 등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뮤지션들의 내한공연으로 팝팬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2018년 이슈 분석 


l  공연계 미투 운동의 확산 

-       2018년 2월 연희단 거리패 이윤택 연출의 성추행과 성폭력 고발이 터져 나오면서 연극계 미투 운동이 대대적으로 확산됨. 연극을 비롯해 다방면에서 미투 고발이 이어지면서 연극계 충격에 휩싸임. 

-       연극계 대표 연출가였던 이윤택 연출에 대한 미투 고발로 연희단거리패 공연 2건이 즉각 취소되며 극단 폐업 수순을 밟았음. 이윤택은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아 미투 첫 실형을 받음. 

-       배우 조재현도 성폭력 사건들이 폭로되면서 대표로 있던 연극 기획사 수현재 컴퍼니도 폐업, 대학로 공연장 수현재를 매각함. 연극계 크고 작은 미투 운동으로 일부 극단의 보수적이고 패쇄된 공연 시스템 문제 역시 수면에 올라 자구책을 찾는 계기가 되었음. 

-       공연계 미투운동은 해당 공연 기획사의 공연 취소, 폐업으로 이어졌고 해당 인물에 대한 캐스팅 기피로 나타남. 미투 연루된 배우, 기획사 들에 대한 관객들의 자발적인 보이콧으로 이어짐. 

-       2018년 연극 총 티켓판매금액은 252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비슷한 양상이라 공연 전반에 대한 불매 또는 판매부진으로 이어지진 않았음. 


l  공연계 젠더리스, 젠더 뉴트럴 바람 

-       2018년 패션계와 뷰티 업계를 강타한 성별의 경계를 허무는 젠더리스 바람이 공연계에도 불어 닥침. 캐릭터 역할에 대한 성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남성 여성 경계 없는 젠더 리스, 젠더 프리 캐스팅 공연이 생겨남. 

-       단순하게 남장 여자, 여장 남자의 복장 도착의 개념이 아닌 작품 속의 캐릭터가 고정된 젠더 개념을 탈피한 새로운 개념으로 탄생함. 전통적인 성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성별 구분 없는 중립적 교육은 최근 몇 년간 아동 교육에서도 중시되고 있는 철학임. 

-       뮤지컬 <광화문 연가> 초연의 월하역에 정성화와 차지연 등 남녀 배우가 캐스팅, 이어 재공연에서도 김호영, 구원영 등 남녀 배우가 캐스팅 되어 하나의 캐릭터를 성별 상관없이 연기함. 이지나 연출 <광화문 연가> 제작발표회에서 “역사적인 인물 혹은 실존적인 인물이 아니라면 굳이 남성이나 여성을 나눠서 캐스팅하지 않으려 한다”고 밝힘. 뮤지컬 <더 데빌>에서도 차지연이 기존의 남성 배우가 하던 캐릭터를 맡아 젠더리스 캐스팅의 성공 모델을 보여줌     


l  민감해진 젠더 감수성 

-       여성혐오, 데이트 폭력, 몰카 등 커다란 사회적 문제들이 공론화 되면서 사회전반에서 보다 민감한 젠더 감수성을 가져가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음. 민감한 젠더 감수성을 보유하는 것은 기업의 필수 요소이며 사회 전반의 커다란 흐름이 되고 있음. 젠더 감수성이 무딘 유명인사의 발언이나 태도 등은 대중의 비난과 지탄을 받기도 함. 

-       고정된 성역할 강요, 성차별, 성 고정관념 등을 타파하고 변화하려는 움직임은 공연제작 시스템이나 공연 캐릭터의 변화에서도 나타나고 있음.   

-       사회적 편견에 맞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성 주인공의 이야기인 뮤지컬 <레드북>은 평단의 호평과 관객들의 호응을 얻어냄. 전 배역 10명의 출연진이 모두 여성 캐릭터인 <베르나르다 알바> 역시 전석매진을 기록하며 이전과는 달라진 관객들의 공연 선택 기준을 보여줌. 

-       뮤지컬 <마타하리>, <엘리자벳>, <레베카> 등도 여성 캐릭터가 극의 주연인 작품들이었지만 다수의 공연에서 남성 배우들이 주요 캐릭터로 자리잡고 여성 캐릭터는 극 속에서 보조적이거나 수동적인 전통적인 여성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구조가 많았음. 젠더를 보는 사회적 분위기와 관객들의 시각 변화는 공연 작품 창작면에서도 반영된다고 보여짐. 

-       작품 속에서 주체적이고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여성 캐릭터의 등장이 많아지며 극 속에서 달라진 여성상을 보여주고 있음. 2019년에도 <더 헬멧>, <호프> 등의 작품들이 이러한 경향을 이어갈 예정임. 


l  평일, 주말 티켓가격 차등제 

-       영화관에서 일반화된 평일과 주말 티켓 가격 차등제가 공연계에도 대형 뮤지컬을 중심으로 적용되고 있음. 주말 할증으로 점진적인 티켓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도 있음. 뮤지컬 <웃는 남자>, <엘리자벳>, <지킬앤하이드> 등 인기 작품에 적용된 주말 할증가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석 매진되는 회차들이 많아 관객 수요가 높은 주말에 가격 차등제가 인기작 위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됨.  


l  가심비 소비, 굿즈의 인기 

-       인터넷 서점에서 자체 제작 MD가 인기를 끌고, 아이돌 가수들의 음반, LP, MD 상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음. 공연 역시 MD 상품들이 보다 다양해지고 판매량도 높아지는 추세임.  

-       ‘불필요해도 예쁘니까 소장하고 싶은’ 상품들, 취향에 맞는 상품들을 소비하는 가심비 소비, 대표적으로 MD 상품들의 인기와 이러한 소비 형태는 밀레니얼 세대의 가치와도 맞닿아있음.  

-       나 자신, 자기 만족, 자연스러움, 다양성을 존중하며 살아가는 것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태도 변화는 MD의 다양화와 굿즈의 인기로 이어짐.  


l  주52시간 근무제 워라밸 

-       만성적인 장시간 노동 문제를 해결하고 근로자들에게 일과 개인생활의 조화(워라밸)를 실현하기 위한 주 52시간 근무제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따라 늘어나는 여가 시간으로 공연 관람 인구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짐. 

-       노동시간 단축으로 퇴근시간이 빨라진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몇몇 공연들의 평일 공연 시간도 8시에서 7시 30분으로 앞당겨지는 공연도 있었음. 

-       늘어난 여가 시간을 활용한 공연 전시, 문화활동에 대한 제안, 기획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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