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02 외항사 승무원에서 글로벌 BIG 4 미디어 회사까지
코로나 때 근무했던 외항사에서 해고를 당하면서 커리어 전환을 했었다.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었어서 사실 내가 뭘 원하는지, 앞으로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렇게 한국으로 돌아온 후 그 당시 나름 트렌드였던 디지털 마케팅 스쿨 부트캠프에 등록했다.
처음엔 회의적이었지만, 그래 기왕 밑져야 본전이지 하고 등록했다.
거의 5개월이 넘는 부트캠프를 통해 나름 많은 것을 배웠다.
스타트업과의 프로젝트 기회, 소수에게 주어지는 취업연계 프로그램까지.
그렇게 부트캠프에서 첫 번째로 취업하게 되어 한 디지털 마케팅 회사에서 일하게 되었다.
나름 대기업 광고주와 커뮤니케이션하는 회사였어서 짧은 시간 내에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3개월 간의 인턴생활을 마치고 ppt 발표까지 통과한 후 얻게 된 정직원 기회였는데,
나는 6개월의 근속기간으로 그 회사를 퇴사했다.
취준 당시엔 취업만 되면 정말 열심히 해야지 다짐했었는데, 막상 일을 해보니 나의 일이 아니었다.
대량의 데이터 취합 및 정제 작업을 하는 데이터 공장 같은 업무 어느 정도 수직적인 회사 분위기
어느 면에선 감사한 기회였지만, 6개월간 가장 먼저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했던 나는
어느 날 내 위 사수였던 두 대리의 유치한 기강 잡는 30분 간의 미팅을 뒤로,
이 직무는 내가 120%를 쏟아부어도 80% 밖에 돌아오지 않는구나를 깨닫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퇴사해 버렸다. 환승 이직도 아니었고 빈 손으로 그렇게 또 취준생이 되었다.
가끔 외항사 승무원으로 근무했던 지인들을 보면 수직적인 환경과 맞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인 듯했다, 물론 나 포함, 직무 특성상 매일 다른 팀과 일하고 외항사 특성상 영어를 쓰고 국내보단 자유로운 업무 환경이라 그런지. 아니면 다들 본인이 개성이 강한 부분이 있는 것도 한 몫하는 듯하다.
그래서 한국으로 돌아와 회사를 다니다가도 다시 승무원으로 직무를 변경하는가 하면,
조금 더 자유를 가질 수 있는 프리랜서, Fitness 혹 Wellness 관련 직무로 변경하는 친구들 혹은
외국계에서 근무를 하며 사이드 잡으로 디제잉을 하며 끼를 분출하며 다양한 삶의 형태를 보여주는 사람들도 많다.
어느 누군가들은 회사가 다 그렇지 뭐, 어떻게 사회 생활 하려고 그래 라며 훈수를 두기도 하고 충고를 두기도 하고,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며 한국식 가스라이팅을 하기도 한다.
변화가 두려워서 지금 있는 곳보다 더 못하진 않을까 라는 불안과 걱정에 가려져 나와 맞지 않는 곳에 있는다면 결국 본인에게 대가가 따르게 되는 것 같다. 혹은 짧은 우리 인생이 너무 아깝기도 하고
나의 4번의 이직은 항상 옳았다.
나를 찾아 떠난 곳에는 낙원은 항상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