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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유니온스퀘어 그리고 케이블카

여행에서 날씨란..

여행을 떠나기 전날까지 내가 맡은 프로젝트와 여러 일이 겹쳐있어서  많이 분주했다. 완벽하게 끝내지도 못해 찝찝한 마음만 가득했는데 갑자기 여행이 시작됐다고 하니 비행기를 타고 있는 나,  여기 샌프란시스코 땅에 있는 내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걷고 있는 유니온스퀘어 거리도
북적이는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도
들리는 여러 나랏말 소리도 다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몇 시간 전 만해도 나는 한국, 지방의 소도시에 후임자에게 전화로 프로젝트 진행을 상의하고  밤새 짐을 싸느나 낑낑대고 있었는데 말이지.

6월 17일날 떠났지만 시차때문에 아직도 나는 6월 17일을 살고 있다.


하트다 하트!


내 발길이 처음 닿은 곳은 유니언스퀘어 공원 명물 하트조형물이다. 공원 곳곳에 하트 조형물들이 다른 디자인으로 설치되어 있다. 아기자기한 여러 하트 조형물을 보니 얼굴 표정이 밝아진다. 어느 블로그에서 이 하트 조형물에서 너무 예쁘게 찍은 사진을 봤던게 생각났다. 나도 그렇게 예쁘게 한번 찍어보리라. 여행 의욕이 다시 상승한다. 사람들도 그 앞에서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 나도 혼자 그 틈에 살짝 끼어본다. 한국말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니 몇몇 한국인 여행객들 깔깔 웃으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내가 단체 사진 찍어줄테니 내 사진도 부탁해요"


여행만 오면 생기는 자신감, 넉살좋게 먼저 말을 걸며 사진부탁을 한다. 친구들끼리 온 어린 여자 친구들이였는데 예쁘고 귀여워서 잘 나오게 찍어주고 싶었다. 사진 완성도를 높이고자 포즈도 수정해주며 열심히 찍어주었다. 내 사진도 비슷하게 잘 찍어주라는 의도도 담겨있다. 사진이 마음에 들었는지 까르르 웃으며 여행 잘 하세요! 인사를 크게 하고 간다



날씨가 계속 흐리다. 게다가 좀 춥다. 6월 중순에 추위를 느끼다니. 가져올까 말까 망설였던 내가 좋아해서 애용하는 스카프를 가지고 온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이 스카프와의 인연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이때까지는 몰랐으니…더 사랑해줬어야 했는데...
추위에 무척 약한 나는 여행 의욕이 줄어들고 있었다. 돌아다니기 보다는 그냥 까페에서 따뜻한 차 한 잔 마시며 쉬고 싶은 생각이 슬금슬금 들었다. 그런데, 오늘 여행 첫날이잖아.. 아직 시간도 이르고…하루가 너무 길겠는 걸..
샌프란시스코 일정은 4일정도라서 길지 않은 기간이라 그냥 쉬는 건 좀 아까웠다. 일단 3일동안 뮤니버스와  케이블카를 마음껏 탈 수 있는 뮤니패스를 사러 가야겠다. powell역 옆에 있는 비지터센터에서 3일동안 무제한으로 탈 수 있는 뮤니패스를 사고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길게 서 있는 줄 맨 끝에 섰다


샌프란시스코 케이블카를 타다


대기 중인 케이블카


케이블카는 샌프란시스코 명물 중 하나로 북적북적한 도시적인 유니언스퀘어에서 종소리가 나는 아날로그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교통수단이다. 피셔맨워프까지 가는 케이블카를 선택한 나는 언제 탈지 모르는 케이블카 줄에서 사람구경도 하고 피셔맨스워프에서 무엇을 해야하는지 열심히 검색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케이블카를 배경으로 사진을 몇장 찍고나니 출발한다. 케이블카 의자에 앉았다. 오래 서 있던 피로가 풀리는 것 같았다. 편안히 앉아서 바깥 풍경을 보며 샌프란시스코를 하나하나 눈에 담았다.

언덕이 많은 샌프란시스코.
몇개의 언덕을 올라가더니 어느 순간 롤러코스터처럼 내리막길로 세차게 내려가기도 하고  함께 타고 있던 사람들은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정차하고 있는 우리를 향해 사람들이 손을 흔들면 우리도 함께 손을 흔들며 여행자의 기분을 그대로 다 표현하고 있다. 케이블카는 중간중간  정차역이 있어 승객이 자유롭게 타기도하고 내리기도 한다. 나의 목적지는 종착점 피셔맨스워프였으니 모두 내릴 때 같이 내리면 된다. 여전히 날씨는 흐렸고 조금씩 짠내나는 바람이 불어오는 걸 보니 피셔맨스워프가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러시안힐&롬바르트.. 날씨가 춥고 흐리다
멀리 종착지 Fisherman's Warf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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