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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시작 된, 잘 찍은 사진 한 장

샌프란시스코 Fisherman's Warf

샌프란시스코가 여행 첫 도시가 된
이유가 있나요?


아무도 여행 중에 이런 질문을 한 사람이 없었다. 그보다..
여행루트가 어떻게 되나요?  

여기서 어디가야되요?

맛집이 어디죠?  
도시에 대한 정보를  묻는 사람이 더 많았다. 그래서 여행지 선택에 대해 말할 기회가 없었다.


샌프란시스코가 여행지로 선택된 것은 지난 2월쯤인가 탤런트 유연석과 손호준이 여기로 여행왔다는 인터넷 기사에서 피셔맨스 워프에서 배를 타고 환하게 웃는 사진 한 장이 눈에 들어 왔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 여기 가보고 싶은걸?

미국도 내가 안 가본 나라니 한 번 가볼까? 사실.. 그때만해도 미국 여행을 올 계획은 없었다. 나는 이 두 사람의 열렬한 팬도 아닌데 두 사람의 우정여행 소식이 왜 내 마음을 움직였을까..


거창한 의미와 꼭 가보고 싶었어요 하는 버킷리스트 도시가 아니라 고작 연예인이 여행간 사진 한 장에 선택된 도시니 여행의 동기가 좀 없어보일까? 때론 여행의 시작은 이런 사소한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내가 여기에 오게 된 그 사진 속 그곳.
피셔맨스워프 pier39. 그 곳을 찾아가 본다. 나도 물고기 한 마리 잡아 사진 한 장 남길 수 있을까?



Fisherman's Warf는 축제 중

여전히 바람은 찼다. 바닷가 근처이니 그 바람이 더 세고  차가웠다. 스카프로 더 단단히 목을 감싸고 자켓을 여민다.
어느 방향으로 가야하나. 다시 구글맵을 실행시키고 목적지에 pier39를 입력한다. 흥겨운 음악소리와 여행객들로 북적이는 거리를 한 손엔 지도 한 장, 한 손엔 절대 잃어버려서는 안되는 핸드폰을 꼭 쥐고 걸으며 기웃기웃 두리번두리번 갓 여행 온 티를 내며 걸었다.


pier39까지 가는 거리에는 묘기를 부리는 사람, 음악 밴드, 스프레이 그림 화가 등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볼거리가 많았다. 게다가 바닷가 근처니 해산물 먹거리를 파는 곳도 많아 식욕을 자극했다. 결국 여기서 꼭 맛봐야 히는 음식 클램 차우더를 먹으러 boudin을 찾아갔다. 게살 스프 같은 건데 짠 맛이 강해서 내 입맛에는 별로 맞지 않았지만 현지 음식을 먹는 것은 여행에서 중요하기 때문에 담백한 빵을 적셔 먹으며 맛을 음미해봤다. 부드러운 스프이긴 하지만.. 역시 내 입맛에는 너무 짜다. 그리고 양도 많아서 혼자 여행 온 나는 얼마 먹지도 못했다. 이럴 때 혼자 여행 온 것이 아쉬울 때다.  


추위도 피할 겸 따뜻한 스프를 먹고 쉬며 충전하고 싶은 마음도 컸기에 자리에서 쉽게 일어나지는 않았다. 천천히 매장안에 있는 사람들을 쳐다보며 어떤 음식들을 시켜먹는지 보았다. 여행객들이 대부분인 것 같았다. 나처럼 입맛에 다 맞지 않는지 테이블마다 먹다 만 차우더들이 쉽게 눈에 띄인다. 그래, 내 입맛에만 그런 건 아니였어~!



pier39는 예뻤다. 정박해있는 배들이 그 운치를 더해줬다. 날씨가 도와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pier39를 한바퀴 돌다보면 샌프란시스코 또하나의 명물 금문교가 저 멀리 보인다. 날씨가 흐려 선명하게 보이지 않지만 흐리면 흐린대로 해무가 낀 금문교는 내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혼자 온 나는 셀카의 한계를 느껴 또 옆에 가족끼리 온 외국인에게 찍어달라고 말한다. 혼자 온 나를 위해 센스 넘치는 이 가족은 위치를 바꿔가며 여러 장을 찍어주었다. 날씨만 좋았어도 파란 물빛이 담겼을텐데 워낙 강한 바람과 함께 비까지 보슬보슬내려 사진이 모두 흐릿하다. 금문교는 사진 속 보다 그냥 눈으로 보는 것이 더 좋은 것 같다.

흐린 금문교
빠삐용, 알카트라즈
여기도 하트!

한참을 바람부는 부둣가에서 서성거리다가 코너를 도니 물개들이 있었다.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이 물개때문에 이 곳이 더 유명한 것 같다. 사람을 보고 놀라지도 않고 널부러져 누워있는 물개들이 연신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날씨가 안 좋아서인지 물개들이 많이 있지는 않았다.  그저 여유롭게 주변은 신경쓰지 않고 누워있는 그 모습이 부러울뿐!

그리고 작은 광장에서 위트 넘치는 서커스 아저씨의 묘기로 사람들이 잔뜩 모인 곳으로 가봤다. 위험하게 보이지만 놀라운 균형감각으로 박수 갈채를 받고 있었다. 수려한 말솜씨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들었다, 놨다 했다. 나도 2층 좋은 자리에서 한참 아저씨를 보고 나왔다.  구경하는 사람들은 박수를 치고 감탄사를 연발하며 묘기를 부리는 아저씨의 흥도 돋구었다. 역시 외국사람들의 리액션은 최고다!


한 두 방울씩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비를 피하려고 근처 기프트샵을 기웃거렸다. 한참 옷들도 세일을 많이하고 기념품을 사려고 매의 눈으로 보는데 사고 싶은 것은 많았지만 짐을 늘릴 수 없기에 샌프란시스코 마그네틱만 사기로 마음먹었다. 한참을 pier39기프트샵을 돌아다니며 구경을 했었다. 사고싶었던게 정말 많았었는데 참느라 고생했다.
한가지 후회되는 것은, 미국은 자동차 번호판에 주이름을 쓰는데 샌프란시스코에서 봤던 캘리포니아 자동차 표지 기념품이 제일 예뻤는데 그걸 못 사온게 후회된다. 글씨가 마음에 들었는데 말이지.  


샌프란시스코 야경은 사랑이다


하루가 너무 길게 느껴지는 오늘. 어둑어둑 밤이 찾아왔다. 저 언덕너머로 붉게 물든 노을이 사라질때쯤 도시의 건물들은 다시 불빛으로 다른 모습으로 변신해가고 있었다. 야경이 아름다운 샌프란시스코. 완전한 야경을 보려면 좀 더 기다려야한다.

좁은 골목길 같은 샌프란시스코.

밤이 되니 건물마다 들어오는 불빛들이 낭만적인 샌프란시스코를 더 낭만적으로 만드는것 같다. 좀 더 행동 반경을 넓혀서 금문교 야경구경이나 다른 곳 야경구경을 했으면 좋으련만.. 이럴 때 렌트카가 아쉽다. 미국은 차가 없으면 여행하기 불편하다고 하더니 정말 그랬다.


오늘은 여행 첫날이고, 나는 지쳤고..

이 정도 하루를 보낸 것은 알차게 보낸거라고 위로하며 숙소로 돌아왔다.
아.. 정말 하루가 길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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