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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문교와 소살리토를 걷다

샌프란시스코 나홀로 워킹투어 2

골든게이트, 금문교 가는 길

점점 날씨가 좋아져서 햇살이 따갑게 느껴질 정도가 되었다. 다행히 이제부터는 내리막길이다. 어제 케이블카를 타고 갔던 Fisherman's warf는 어제 모습과 달리 푸른 물빛으로 나를 반겨주었다. 금방이라도 도착할 것 같았는데 보이는 것보다 멀리 있어서 한참을 내려갔다. 물빛이 예뻐서 다시 가고 싶었지만, 지금부터는 금문교와 소살리토에 갈 계획이라서 뮤니버스 정류장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금문교로 가는 뮤니를 타기 위해 한참을 걸었다. 그늘은 시원한데 햇볕 아래 걷는 것은 힘들었다. 구글맵 방향을 잘 못 봐서 한참을 헤매다가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여행객들이 많이 모여있는 것을 보니  맞게 찾은 것 같다. 다시 한참을 기다려 버스를 탔다.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배차 간격이 빠르지 않았다. 아니면 이 버스가 원래 자주 없는건지...


그 나라의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여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여행자의 소중한 시간을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으로 보내버릴 수도 있고  잘 못 타면 어디로 갈지 얼마만큼 헤매게 될지 모르니... 헤매는 그 곳도 낯선 여행지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지만 말이다.

버스를 타기 전에 운전기사에게 꼭 목적지를 확인하고 내려야 할 곳에서 미리 말해주라고 부탁을 한다. 옆에 앉은 현지인에게 다시 한번 내리는 정류장을 확인하기도 한다. 나는 여행하면서 구글맵으로 지금 버스가 어느만큼 가고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계속 확인하면서 이동했다.  거의 대부분 구글맵은 일치하지만 가끔 오류가 생길 때가 있어서 정류장을 놓치는 경우가 있으니 안전하게 버스기사에게 말해 놓는게 좋다.


금문교가는 이 뮤니는 종착지가 금문교라서 긴장할 필요는 없었다. 한참을 달리다 보니 저 멀리 푸른 물빛이 보인다. 자전거 도로를 따라 자전거 하이킹하는 사람들 모습이 보인다. 내가 여행을 좋아하고 활동적이라서 당연히 자전거를 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의외로 자전거를 못타고 수영도 못한다. 나도 내가 왜 못 배웠는지 여행을 다닐 때마다 아쉽다. 이번엔 꼭 자전거를 배우고 여행오려고 했는데 또 못 배우고 말았다.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피셔맨스워프부터 자전거를 빌려 금문교까지 하이킹해보려고 했었는데 결국 이렇게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이런 따가운 날씨에 자전거를 타고 몇 킬로미터를 달리는 건  힘들거야. 뭐 이렇게 내 마음을 달래본다. 자전거에 대한 아쉬움은 소살리토에 가서도 마찬가지였다.

금문교, 너를 보려고 얼마나 먼 곳에서 온 줄 아니?

금문교를 건너다

금문교. Golden Gate Bridge.
푸른 바다 위로 주홍빛 거대한 다리 금문교는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이다. 샌프란시스코를 소개할 때 빠지지 않는 금문교를 걸어 건너보려고 한다. 골든게이트 해협을 건너며 쎈 바닷바람이 머리를 흐트러뜨렸지만 기분좋은 바람이였다. 이 거대한 다리를 건너며 바라보는 샌프란시스코가 참 좋았다. 역시 낭만적이다.햇볕이 점점 더 뜨거워져서 걷는 것이 힘들었지만 풍경이 더위를 이긴다.

Uber를 타고 소살리토로

금문교를 다 건너고 쉬면서 소살리토를 갈까 말까 생각했다. 이 날씨에 1시간 이상 걸어서 소살리토로 갈 자신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쉬엄쉬엄 걸어가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긴 하다. 하지만 그땐 아침부터 많이 걸었던 탓에 걷는게 너무 힘들게 느껴졌다. 가고는 싶은데 갈 자신은 없고 자전거도 못타고,,,한참을 생각하다가 우버Uber를 이용해보기로 했다. 이 우버가 없었다면 내 미국 여행은 어떻게 됐을까?


처음으로 우버를 사용하는거라 긴장이 되었다. 앱을 실행시키고 목적지를 입력하고 요청버튼을 터치했다. 주말 오후라서 차량이 많았던 탓에 시간이 많이 걸리기도하고 오다가 취소하는 우버 기사 아저씨도 있어서 몇 번의 취소와 요청을 반복하다가 드디어 우버차량에 탑승했다. 내 돈으로 가는 거지만 덥고 지친 나를 시원한 에어컨으로 편안하게 소살리토까지 데려다주는 기사아저씨가 고마운 마음이들었다. 처음 미국 온거라고 하니 반갑게 Welcom 해주신다 .

소살리토에서 페리를 타고 샌프란시스코 페리빌딩으로 갈 예정이라서 위치도 알아놓을 겸 페리선착장 근처에서 내렸다. 소살리토에서 도착하니 이제야 배가 고팠다. 선착장 바로 앞에 햄버거집에서, 가게 이름도 '햄버거', 햄버거와 콜라를 사서 앉아서 먹을 장소를 찾았다. 바다와 저 멀리 샌프란시스코 도시를 보면서 잠시 앉아서 쉬면서 숨고르기를 할 수 있는 곳을 발견했다. 이미 사람들이 군데군데 자유롭게 자리를 잡고 누워 햇볕을 쬐는 사람들,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 나처럼 한끼 점심 식사를 하는 사람들.. 옆 까페에서 흥겹게 흘러나오는 음악이 분위기를 더 즐겁게 한다.

이제 좀 여유가 생기고 소살리토를 둘러 볼 힘이 생겼다. 작고 예쁜 마을이라는 포스팅을 많이 읽어서인지 작은 이 마을이 기대되었다. 게다가 영화 '소살리토'의 배경인 곳.

여기서도 자전거를 타고 소살리토를 한바퀴 돌아보면 좋을 것 같았다.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게 여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자전거를 못타는 뚜벅이.


해변도로를 따라 걸으니 요트와 배들이 정박된 곳이 나왔다.  나도 언젠가 멋지게 타게 될 날이 있겠지. 요트와 배를 배경으로 사진 찍어보는 것으로 마음을 달랬다. 샌프란시스코의 번화하고 복잡함과 달리 샌프란시스코와 조금 떨어져 있는 이 소살리토는 조용하고 차분했다.

걷다가 멋진 공원을 발견했다. 잔디에 자유롭게 누워있는 너희들. 참 보기만해도 참 좋구나. 너희를 보니 정말 외국에 온 것 같은, 자유로운 미국에 온 느낌이 든다. 나도 너희 옆에 살포시 누워 하늘을 바라 보고 싶었지만 의자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여행 숨고르기를 해봤다.

하늘은 이렇게 맑고
햇볕은 완벽하고
앞에 푸른 바다가 있고
나는 여기 앉아있다.
혼자지만 외로움은 낄 틈이 없는.

페리빌딩 & blue Bottle

페리를 타고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갔다. 배를 타는 것도 즐거웠지만 바다 위에서 바라보는 금문교, 영화 빠삐용의 배경이 되어 유명한 알카트라즈 감옥도 보고 샌프란시스코의 멋진 건물들을 한 눈에 보게 되어 좋았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페리를 탄 것은 정말 잘 한 것 같다.

30분 정도 타니 페리빌딩에 도착했다. 이곳이 유명한 곳인 줄 몰랐는데 주말에 큰 파머스마켓도 열리고 다양한 먹거리 상점들이 있는 곳이였다. 잘 몰라도 사람들이 줄서 있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법. 파란 보틀 무늬가 심플한게 인상적인 어느 까페에 사람들이 몰려있다. 검색해보니 커피가 신선하고 맛있기로 유명한 ‘블루 보틀’ 까페였다. 가격은 싸지 않았지만 따뜻한 까페라떼를 한 잔 시켜 먹었다.  커피를 제조하는 과정을 볼 수 있는 오픈키친인데 여기 매장은 작은 공간이라서 그런지 좀 지저분하게 보였다. 다시 뉴욕에서 블루보틀에 갔는데 역시 커피맛이 좋았다. 커피콩도 사와서 한국에서 갈아 커피를 내려 마셨다.

이렇게 페리빌딩에서 나와 넓고 쭉 뻗은 샌프란시스코 도로를 보니 걷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뮤니를 타고 가려고 했는데.. 거리 구경삼아 숙소까지 걸어가보기로 했다. 중간쯤 가서는 후회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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