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하늘의 별이 무수히 많아서
지금껏 별을 보지 못한 이들만큼 많아서
그렇게나 많은 별이 지구를 비춰도
태양보다 달보다 하물며
저 머리 위 전등만 못하다면
이 별들을 모두 지워서라도
그들을 위한 가로등을 지어주자고,
그렇게 말했었지
그래, 어쩌면 그때 우리에게 필요했던 건
하늘을 볼 여유보다도 가로등이었을까
지금 그들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별빛만을 쫓고 있어
광고판에 박힌 전구인 줄도 모른 채
문명의 사면에 깃든 이들에겐
편히 눈을 감고 꿈을 꾸기 위해서
골목에 외로이 선 가로등이 필요해
칠흑이 비치는 밤하늘을 가려줄
따뜻한 전류가 전하는 우산이 필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