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육호수

by 안선진

소반 위에

갓 씻은 젓가락

한 켤레

나란히 올려두고

기도의 말을 고를 때


저녁의 허기와

저녁의 안식이 나란하고

마주 모은 두 손이 나란하다


나란해서 서로 돕는다


식은 소망을 데우려 눈감을 때

기도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반쪽 달이 창을 넘어

입술 나란히 귓바퀴를 대어올 때


영혼과 하루가 나란하다


요람에 누워 잠드는 밤과

무덤에 누워 깨어나는 아침


포개어둔다


<생각 한 줌>

두 손을 모으고 기도의 말을 고를 때,

식은 소망을 데우려 눈 감을 때,

서늘했던 내 마음에 느긋한 온기가 돈다.

따뜻해진 마음으로

나란해서 서로 돕는 것들에 감사하고 나면

하루가 영원과 같아지고

삶과 죽음이

아침과 밤이

포개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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