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0일 목요일
졸업을 준비하고 취업 준비를 하는 건
정말이지 매일 매일 작아지려고만 하는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하루에도 몇번씩
내가 할 수 있을까 아마 안될거야 아마 못할거야 라는 말들이 둥둥 떠올라서 이미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처럼 무기력해진다. 겨울잠을 자고만 싶은 와중에 오늘도 지원 원서를 하나 써 내야 한다는 것, 논문에 단 한 줄이라도 더 해야 한다는 게 너무 힘겹게만 느껴진다.
게다가 동거인과의 관계는 며칠 전부터 삐걱삐걱. 하루 종일 집에서 마주치는 사람의 얼굴이 굳어 있으니 덩달아 어찌할 바를 모르겠어서 조금 대화를 시도해봤지만 실패. 다시 공부방으로 걸어 올라오는 계단에서 눈물이 찔끔 났다. 왜 이리 모든 게 내 맘 같지 않은건지.
터덜터덜 다시 공부방으로 들어오는데, 창문 밖으로 와아, 탄성이 절로 나는 노을이 거짓말처럼 펼쳐져있다. 며칠 내내 찌뿌드하게 흐려있더니 이게 무슨 일이람. 덕분에 창문을 열어 축축히 젖어있는 공기를 들이마시면서 남색, 먹색, 보라색, 하늘색, 분홍색, 주황색, 하늘 빛을 한동안 바라보고 큰 숨을 쉬어봤다.
잔인하게도, 삶은 이렇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살아가라고
작은 숨 구멍들을 틔워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