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관두고 세계일주 떠나는 부부. 무슨 돈으로 떠날거냐는 질문을 받다
"와... 집이 잘살아서 여유가 있으신가봐요? 그 나이에 직장도 관두고 부부가 세계일주를 떠나시고..."
이건 정말 솔직한 대답이다.
"아뇨...^^; 돈이 없기땜에 잃을게 없어서 걍 맘편히 떠나는 건데요?"
부부가 함께 떠나는 세계일주. 당연히 돈 문제가 발생한다. 일년정도 일정으로 세계일주를 이미 다녀온 사람들 중, 아이디어와 생존본능을 보태서 작게는 천만원남짓... 많게는 몇천만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의 우린... 이 돈이 없다! 없다고! 하하하 한국에 전세집을 그대로 비워놓고 딱400만원의 예산을 가지고 호주로 왔다. 그리고 이 돈은 근 한달만에 초기비용으로 거의다 소진되어 버렸다. 하지만 우린 이곳에서 일년간의 워킹홀리데이 생활을 무사히 마칠거고, 또 일년간 세계일주를 떠날 계획이다. 그래서 우리의 여행목적인 꿈프로젝트(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의 고민, 꿈, 행복, 상처 등을 상담과 응원으로 돕는 활동) 활동과 직장을 가지고 여행경비를 마련하는 경제활동이 병행되어야 한다.
호주로 떠나오기 한달전쯤... 우리에겐 몇가지 기회가 있었다. 감사하게도 몇몇 기업과 꿈프로젝트 후원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었으니깐. 이것이 성사되면 우리는 훨씬 더 쉽고 걱정없이 하고싶은 여행에 집중하고, 기업은 우리 활동을 기업 이미지와 결부시켜 마케팅 컨텐츠로 활용하고, 서로에게 win-win이 되는 조건을 갖추어 일년간 땀흘려 벌 돈을 한꺼번에 지원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의 후원을 받게되면 그만큼 기업이 얻을 부분을 생각해줘야 하기 때문에 받은만큼의 책임감과 부담감이 생기게 된다.
[실제로 우린 스스로의 힘으로 여행자금을 모으기 위해 호주 현지 대학교, 일반학교 청소를 했다.]
결국 서로의 의견차이로 기업후원은 성사되지 못했다. 우리는 우리 의도와 어긋나게 꿈프로젝트가 지나치게 상업적인 느낌이 나는것을 원치 않았다. 후원이 결렬되던 때, 아내와 대화를 나누었다.
1. 호주 현지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워홀러 친구들을 만나는데 우리는 일도 안하고 여유가 넘치면 과연 서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까?
: 어떤 기업 또는 재단의 후원을 받는 일이 일어나게 되더라도 우리는 호주에서 직장을 가지고 워홀러와 똑같이 이곳 생활을 경험해보자. 해보지 않고 그들을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자체가 말이 안된다.
2. 꼭 필요한 자금이 100% 채워져야만 여행을 할 수 있나?
: 기간동안 자금을 못모았다면 있는만큼 여행한다. 예를들어 일년 여행하는데 일인당 천만원이 필요한데 오백만원밖에 없다면 반년동안 더 열심히 다니던지 오백만원의 갭만큼 아낄 수 있는 창의적 대안을 생각해보자. 그건 나중에 생각하고 일단 오백만원이라도 열심히 모으자.
3. 꿈을 성공 이후로 미루는 사람이 많은데 우리도 그렇게 살거냐?
: 우리는 일억을 벌게되면 그때 누군가를 위해 천만원을 쓸거야 라고 말하는 사람보단, 지금 만원을 벌어도 천원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결혼할때 아내에게 약속했었다.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 매년 한번은 해외여행 가자. 하나님이 만드신 이 아름다운 세상을 눈으로 가슴으로 담자. 결혼을 하고나면 정말 많은 현실들이 눈앞에 보인다. 집은 어떻게 사지? 애기 낳으면 우유값은? 내 품위유지는? 내 차는? 가방은?
자연스레 꿈은 미래로 미루어지게 된다. 아마 자식들 다 키워 시집장가 보내고 난뒤...가 많은 분들의 생각이고 계획이지 않을까? 우린 지금의 젊음을 포기하고 그 나이되서 돈 있으면 과연 행복할까 생각해 보았다.
머니머니한 머니 문제가 우리에게도 존재하지만, 머니땜에 아내를 할머니 될때까지 기다리게 하고 싶진 않다.
없어도, 우리는 지금의 행복에 집중하기로 했다.
#2년 전쯤 호주에서 쓴 글이다. 결국 우리는 1년간의 호주워킹생활을 마치고 이후 10개월간 20개국 51개도시를 원없이 여행했다. : )
세계를 여행하며 사람들의 가치있는 꿈찾기를 돕고 응원하는 어느 신혼부부의 무한도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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