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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희건이나비 Apr 06. 2024

지하장군 페퍼민트

요리에도 많이 쓰이는 허브식물


  밭을 가꾸기 시작하면서 처음 심은 것은 물론 당연 채소들이다. 파부터 시작해서 상추,  고추, 가지, 오이, 토마토, 호박 등.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에 한해서 심는다. 물론 봄나물들은 한번 심어두면 해마다 봄이 되면 저절로 올라온다. 아버님께서 심어두신 봄나물이 지금도 잘 올라온다. 정말 신통하고 감사하다. 그러다가  꽃도 심어보고 허브식물도 심게 되었다.


  시장에서 사서 심는 애들은 거의  모종채소들이다. 나머지 꽃이나 허브 식물은 내가 사지 않았는데 우연히 한 가지씩 우리 밭에 오게 되었다. 밭에 오게 된 사연들이 재미있다. 그중 하나가 페퍼민트다.


  몇 해 전 평생교육원에서 아로마에 관해 강의를 할 때 만난 교수님이 계셨다. 성주에서 요양원을 하시는 분이고 아로마도 참 좋아하셨다. 그때 인연으로 성주로 초대를 해 주셨다. 그곳에서 근무하시는 선생님들께 아로마 강의도 하고 탈취제, 버물리(벌레 물린 곳에 도움), 인헤일러(비염에 도움), 천연비누등 수업도 열어주셨다. 요양원을 둘러보며 안내도 해 주셨는데 그때 만난 아이가 페퍼민트였다. 

 나는 꽃집에서 작은 화분에 있는 아이들만 봤지 실지로 이렇게 야생으로 크게 자라 있는 페퍼민트를 처음 보았다. 얼마나 싱싱하게 잘 자라고 있던지! 향을 맡으며 너무 좋아하고 있으니 교수님께서 몇 포기를 캐서 주시는 거였다. 그땐 밭일을 하지 않을 때라서 달라는 말씀도 안 하고 있었는데, 마당이 있으면 심어 보라 하셔서 흔쾌히 얻어왔다.


  마당보다는 밭이 나을 것 같아 그 당시 아버님께 허락을 구하고 한쪽에 심었다. 장말 놀랍게도 그 근처만 가도 페퍼민트의 상쾌한 향이 날아든다. 그리고 번식력도 좋아서 해마다 면적이 넓어진다. 페퍼민트의 별명은 지하장군이라서 근처에 다른 것을 심지 않고 공간을 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뿌리로 길게 쭉 쭉  뻗으며 성장하기 때문이다. 잎이 반질반질 얼마나 싱싱한지,  잘라와서 병에 꽂아두면 한참을 간다. 민트는 종류가 굉장히 많은데 보통 칵테일이나 이태리 요리에 많이 나오는 것은 거의 애플민트이다. 

 민트 중 가장 부드러워서 요리에 많이 들어간다. 스피아민트는 우리가 롯데껌에서 향을 많이 맡았듯이 정말 그 향이다. 페퍼민트는 가장 강한 민트맛을 가지고 있는데 소화에도 좋고 열을 식혀주는 데도 도움을 준다. 진통에도 효과가 있다. 그리고 다양한 미네랄과 비타민을 가지고 있다.


   민트류는 키우기도 쉬운 것이, 잘라서 물에 좀 담가두면 잔뿌리가 나온다. 그때 작은 화분에 옮겨 심고 잎을  떼어 생차로도 마시고 말려서 먹어도 좋다. 라임이 많이 들어가고 애플민트가 들어가는 모히또도 많은 분들이 즐겨마신다. 우리나라에선 애플민트를 많이 쓰지만 스피아민트도 상큼하니 좋다.  또 카페페에서 시원한 물에 레몬 한 조각과 민트잎을 넣어두는 곳도 있다. 그리고 한 번에 다 사용 못 할 경우엔 젖은 키친타월에 싸서 밀폐용기에 넣어 냉장보관하면 좋고, 씻어서 보관하기보단 먹기 직전에 씻는 것이 좋다.


  올해도 민트가 아마 더 번져서 나오지 싶다. 낮달맞이랑 근처에 함께 있는데 잘 어울려 화사한 봄을 열어줄 것 같다. 보통 시골 밭에 가면 여러 냄새들이 섞여 안 좋을 수도 있는데 우리 밭엔 페퍼민트가 자라고 있어 건강하고 시원한 향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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