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나를 구원한 홈스쿨링

공립학교 한번 안 보낸 7년 홈스쿨러 엄마가 들려주는 진짜 홈스쿨 이야기

by 따뜻한 스피커

부모는 자녀에게 인생의 최고 또는 최악의 교사


유아 교육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평생 자녀들이 가장 영향을 받는 사람은 학교 선생님도 학원도 아니고 부모라고 말이다. <아이의 모든 인생은 가정에서 시작된다>의 저자 래리 헤리슨은 자신의 책을 “내 인생 최초의, 그리고 최고의 선생님이신 부모님께 바친다”라고 썼다. 멋지고 여운을 남기는 머리말이다.


반면에 부모가 최악의 교사인 경우도 많다. “엄마처럼 살고 싶지 않아” “아빠 같은 인생은 닮고 싶지 않아”라고 외치는 이들. 부모의 조건 없는 사랑과 인정보다 비교와 비난 속에 자란 사람들.


그들의 부모들도 사는 것이 고달프고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위로하고 싶지만, 피차 속상하고 억울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자신이 자존감이 낮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 답을 부모에게서 찾는다.


나와 내 남편이 두 아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절대적 존재라는 것을 자각한 순간, 이왕에 그런 존재라면 당연히 최악이 아니라 최고의 교사가 되고 싶었다. 그렇게 많은 고민 끝에 선택한 것이 바로 ‘홈스쿨링’이었다.




자녀의 최고의 교사가 되고 싶어서 선택한 자발적 홈스쿨링


첫째가 9세 둘째가 7세 되던 해 ‘나의 자녀에게 최고의 교사가 되고 싶다’ 고 호기롭게 외치며 드디어 ‘홈스쿨링’을 시작했다. 자 이제 두 아들을 가진 엄마의 현실 일상을 잠시 떠올려보라. 더 설명하지 않겠다.


참으로 다행인 것은 홈스쿨링을 한다고 해서

두 아들과 집에서 고립되어 지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무척 위로가 되었는데, 바로 홈스쿨링 네트워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이들이 특히 저학년일수록 자신의 가정의 방향성과 성격에 맞는 네트워크를 선택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사는 용인 수지 지역에는 당시 홈스쿨링 지원센터가 세워져 있었고 지구촌교회처럼 큰 교회에서 홈스쿨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방과 후 학교나 프로그램 같은 것이 아니다. 주 1회 또는 2회 정도의 필수 모임이 있었지만 이 기관들의 핵심 역할은, 각 가정들이 홈스쿨링을 잘 운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에 있다. 예를 들면 홈스쿨링 관련 책이나 커리큘럼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든지, 가정들이 스스로 다양한 동아리를 만들 수 있도록 장을 열어주는 역할 정도를 한다.


용기를 내고 뜻을 단단히 세우고 시작했지만 가보지 않은 길을 걷는 데 불안감이 어찌 찾아오지 않으랴. 이럴 때 네트워크는 큰 힘이 된다. 마지막으로 ‘홈스쿨 네트워크’의 장점은 부모 노릇이 서툰 우리가 항상 적절한 부모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의 장을 열어준다는 것이다. 부모가 된 것은 처음이니까, 둘째도 처음이니까 부모인 우리는 계속 배워야 한다.


김누리 교수님의 신간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에 나오는 것처럼 한국 교육의 경쟁을 부추기는 시스템은 우리 아이들을 여전히 자살률 1위 청소년 우울증 1위 국가의 치욕을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다. 현대 문명은 빠르게 진화하는데 유독 학교의 모습 교육의 모습만 제자리인 우리나라 공교육.


다 그렇다고 말하면 안 되겠지만 우리 아이들은 내일을 위해서 ‘오늘’이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산다. 홈스쿨링 네트워크에는 부모 중 한 명이 교사이거나 교사 출신의 자녀들을 심심치 않게 만난다. 우리 교육의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했다.


초등시절에 우리 부부는 아이들이 다 못 배워도 좋으니 자존감과 인성교육 하나만은 남기를 바랐고 자신의 인생을 주도적으로 사는 ‘자기 주도성’만은 놓치지 않기를 소원했다. 이 소박하지만 원대한 욕심은 부모의 희생을 담보로 하긴 했으나, 어느 순간부터는 부모와 자녀의 동반성장이라는 열매를 가져오기 시작했고 우리를 그렇게 7년이라는 시간을 견인해 홈스쿨링의 길을 걸었다.



홈스쿨링의 장점은 많았다. 유학과 대안학교보다 교육 비용도 얼마 들지 않았고 학원을 다니지 않아 모은 돈으로 여행을 마음껏 다녔다. 방학의 제한이 없으니 다른 나라에서 한 달 이상씩 머물며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체험, 우리보다 가난한 나라에 가서 봉사 활동을 했던 경험 등 우리는 길에서 배웠고 사람에게서 배웠다. 시간이 많으니 좋아하는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는 평생 힘이 될 소중한 경험도 했다.“‘책 그만 읽고 학원가라” 그런 소리를 하지 않아도 되었다.


영화감독이 꿈이었던 첫째는, 동생과 홈스쿨링 친구들을 배우로 삼아 날마다 디지털카메라로 영화를 만들다가 ‘파주 어린이영화제’에 나가 대상을 타 우리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이렇듯 홈스쿨링은 우리 가정을 구원해 소원의 항구로 아름답게 데려다주고 꽃길만 걷게 해 줄 줄 알았지만, 반전은 있다.


나와 똑같은 예민성과 관종의 성격을 가진 첫째는, 사춘기를 겪으며 엄마인 나와 극렬히 충돌했고 우리는 여느 가정처럼 치열하게 싸우고 화해하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초등 홈스쿨링의 경험이 그 기간을 줄이고 첫째를 오히려 주도적인 독립체로 자라도록 도와주었다고 믿는다.




앞으로 ‘공립학교 한번 안 보낸 엄마가 들려주는 진짜 홈스쿨링 이야기’는 일찍 찾아온 첫째의 사춘기를 홈스쿨로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대한 스토리와 홈스쿨링은 언제 시작하면 좋은지, 시작할 때 어떤 것을 고려해야 하는지를 알기 쉽게 소개한다. 그리고 두 아들과 직접 가서 체험한 홈스쿨링의 선배 나라인 미국의 홈스쿨링의 역사와 열매들을 이야기하고, 우리나라의 홈스쿨링의 시작부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변화된 홈스쿨링의 모습에 대해서도 다루어볼 예정이다.


그리고 홈스쿨링의 장점과 단점 다양한 가정의 홈스쿨링 방법들을 이야기하면서 악동뮤지션이나 신애라처럼 연예인 가정의 홈스쿨링도 발췌해서 진짜 홈스쿨러의 시선으로 구성해 담아볼 생각이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미래를 두려워하기보다
오늘이 행복한 아이로 키우고 싶었다

언컨택트 시대에 강압적으로(?) 또는 불규칙적으로 홈스쿨링을 하고 있는 후배 엄마들을 위로하고 싶다. 홈스쿨링이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홈스쿨링은 고루한 고전이 아니라 미래교육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는 시대가 왔다. 혼란한 시기일수록 ‘백 투 더 베이식’을 기억하고 가정이 기본이라는 홈스쿨링 정신의 힘을 믿는 나의 글들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힌트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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