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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한 스피커 Nov 25. 2023

나는 특별하지 않단다.불행이 비껴갈만큼

돌발적인 불행이 찾아올때 운을 내 편으로 만드는 법에 대해서

불행을 통해 행복이 무엇인지를 배우게 된다. -토마스 풀러-


불행을 인정하는 순간 무너질 거 같아서 행복을 연기했다고. 불행하면 안 되는 줄 알았는데 불행해도 된다고 말해주니까 자유로워졌고, 불행을 말할 용기가 생겼다고. -제람-


지난 추석연휴 길었다. 며칠 잘쉬었다.그런데 자꾸 리모콘과 물아일체가되는 내 모습이 보기싫고 왠지 불안져서 연휴마지막날 일대일코칭을 마다않고 잡았다. 그날 10월 2일은 불행이 내 코 앞에서 멈춰 악수를 청한 날이었다.나는 불행이 내민 손을 뿌리치지도 마주 잡지도 못한채 영혼육의 당황스럽고 공포스러운 시간들 속으로 들어갔다. 돌발성난청 환자가 되어.


아픔과 아픔사이의 시간에 불행에 관한 명언을 포털검색에서 마구 찾아보았다.

아마 그렇게라도 불행의 결론을 들여다보고 싶었던것 같다.불행이 그저 불행으로 끝나길 바라는 사람은 없으니까.그리고 위안도 필요했다. 가까운 사람들이 의외로(아니 예상대로) 힘이 되어주지 못기 때문에 옛 위인이나 성현들의 경험과 성찰이 담긴 한 문장이 오히려 위로가 되었다.

가장 따뜻한 위로를 기대했던 나의 친구가 있었지만 본인도 마음불행의 핵 한 가운데서 헤매느라 나의 불행에 신경써주기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한 짓이 명언을 찾아보는 일이라니 조금 한심하고 처량한 마음이 들었으나 마음의 불안과 공포를 잠재울수있다면 뭐든 할 생각이었으니까.

도움된다.해보라.


불행은 눈이 없어서 그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그라시안-


우선 왜 하필 내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난걸까?라는 생각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이 불행이라는것이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찾아올수있다는 인정 즉 받아들임이 필요했다. 환대까지는 어렵지만

이 불행이라는 손님을 일단 내가 영접해야 그 다음 프로세스가 보이는 법이다. 쉽지않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자신을 위해서, 불행회로의 경로를 바꾸기위한 영리한선택이라고 생각하자.

그렇게 마음을 먹으니 '와 나 지금까지 특별한 사람인줄 알고 살았구나 행복하다고 믿고 몰두한것까지는 좋았으나 불행한 씨앗들이 보였는데도 짐짓 무시하면서 자기최면에 걸려서 살아왔구나' 라는 자성의 고백도 터져나왔다!불행이 오면 오히려 손님처럼 잘 대접하라는 명언이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오우 베토벤 생각나요'

내가 귀에 병이 왔다고 하자 무심코 단톡방에 던진 후배의 말이었다. (후에 이 후배는 나를 찾아와 이 말을 했던것을 무척이나 미안해하고 당시 머리를 쥐어뜯으며 후회했었다고 말했다.) 후배는 자신의 한 말에 스스로 무척 당황해하고 어쭐줄을 몰라하는 느낌이었다.나도 농담을 들은 것처럼 낄낄 거리며 넘기고 싶었지만 이미 스스로 감지되어지는 느낌이 예사롭지가 않았기에 웃을수도 그렇다고 아직 울수도 없었다.모두  알다시피 베토벤은 청력이 점점 떨어지고 이명에까지 시달리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면서도 작곡활동을 멈추지 않았던 위대한 음악가이다. 작은 마을에서 요양하면서 형제들에게 썼던 편지를 보면 청각 장애로 인한 자살에 대한 생각과, 그의 예술을 통해 계속해서 살겠다는 결심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병명은 '귀경화증'으로 보인다고. 나의 병의 이름은 '돌발성난청'이었다.배는 내가 보이스스피치 코치요 강사니까 문득 베토벤의 상황과 오버랩되서 한 말이었던 거다.


그래서 어쨌다는 말이야? 먼저 읽는 분들의 갑갑증을 풀어드리기 위해 결론적인 현재상황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자면 나는 지난 10월 2일부터 발생한 '돌발성난청'을 앓았고 치료 골든타임인 2주 넘기고 결국 3주를 넘긴 시점에 기적적으로 거의!정상으로 돌아왔다. 이 병의 완치율은 30프로. 다른 30프로는 먹먹한 귀와 떨어진 청력으로 살아야하며, 또 나머지 30프로는 점점 더 악화되어 아예 청력을 잃을수있는 병이다. 골든 타임을 지나고도 차도가 없자 나는 불안과 공포 그리고 우울감에 휩싸였다. 그러다가 그로부터 일주일 후 완치가 되었고 지금 안정적인 상태로 2주를 또 보냈다.

난청전문 한의사에 말에 의하면 안정된 상태가 적어도 4주를 넘겨야 완치되었다고 볼수있다하니 아직도 완전히 완치상태로 보긴 어렵다.


보이스 스피치코치 따스.

나름 나의 세계에서 '목소리의 연금술사' '여자 유재석'이라는 평가를 들으며 다른 이의 목소리를 듣고 전문적인 피드백을 주며 가장 자신에게 어울리는 목소리와 말하기를 찾아주는 코치요 강사로 산지 15년째다.보이스스피치코치의 돌발성난청이라니, 어디 감히 위대한 베토벤에 비교하겠나만은 꽤나 드라마틱한 제목의 어그로가 아닐 수 없다. 재밌다. 이것이 사실이라는것만 빼면.     


마치 물에 빠졌다가 올라온 사람처럼 귀가 먹먹하고 때론 압력이 느껴져 견디기어려웠다.

청력의 이상까지 심각하게 느끼면서 절망했었다.치료를 받으며 모든 일상이 강제적으로 멈춰졌다. 고약한 은 원인도 불분명하고 치료약도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는것. 찾아보니 낫지않아 만성이 되고 몇개월 몇 년씩 나이와 상관없이 고생하고있는 분들이 많다는것을 알게되었다. 아예 이로인해 실제로 청각장애인이 된 분도 있었다.초기치료가 관건인데 거의 이를 놓친경우다.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내게도 일어날지모른다는 생각에 큰 공포를 느꼈었던 시간이었다. 


정말 인간이란 한치앞을 모르는 나약한 존재라고 말하는 이들의 의견에 동조한다.병원에 가기 전날에도 " 미같이 보인다 " "너무 활기있어 보인다 동안이다" 개뿔 다 근거없다.부질없다.

나의 영혼육은 귓속부터 이리도 아파지고 있었는데.


나는 강연장 코칭현장에서 치약짜듯 나를 짜내고 끝나고 장렬히 전사하는 사람이었.집에와서 죽을 지언정 책임감 이미지가 중요하고 절대 다른 이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하는 성격 그자체다. 그래 누구 말대로 불행은 당신 성격 탓이라더니. 돌발성난청의 가장 유력한 원인은 스트레스와 과로라고한다.


와 강제적 멈춤이 나를 속절없이 무력하게 지만 내안의 진짜 나를 꺼내어 다시금 목도하게되는 놀라운 일이었다. 젠장 그 이야기를 이제 써보려고한다.

혹시 누구에게나 돌연히 찾아올수있는 이 병을 한분이라도 예방할수있도록.


나의 불행은 나의 스승이다

-김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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