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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한 스피커 Jul 22. 2021

40대 평생의 고민 하나쯤 털고 가기에 딱 좋은 나이

도전하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두번째 스무살

"심장이 벌써부터 나대고 있어요. 금사빠도 아니고 진짜 저 정말 웃기죠.
하루 더 고민한다는 말 취소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휴우..."


그녀는 인스타를 통해 내게 개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중이었다. 글을 쓰고 있는데도 꼭 빠른 걸음으로 숨 가쁘게 뒤쫓아오며 말을 건네고 있는 것처럼 짧은 글에서도 호흡이 가빠지는 것이 느껴졌다. 한 번도 직접 본적 없는 낯선 내게 말을, 아니 메시지를 보내는 것에도 얼마나 용기가 필요했을지 짐작이 갔다. 메시지를 늦게 확인한 내가 야속하게 느껴질까 봐 아니면 휴일에 말을 건넨 매력적이지만 소심한 그녀가 내게 미안해할까 봐 나도 지금 무척 신경 쓰는 중이었다.

 

"학창 시절부터 발표불안이 너무 컸어요. 목소리가 덜덜 떨리고 얼굴이 빨개지고. 이제 40대 공무원이 됐는데 발표할 기회가 왜 이렇게 많은가요. 도망치는 것에 한계가 왔어요. 정말 정말 이겨내고 싶어요. 고민만 계속하다가 용기 내서 문의드려요."


평소 내가 올리는 스피치 코칭의 소식들을 보고 자주 '좋아요'를 누르는 분이라 짐짓 궁금해하던 분이었는데, 그랬구나.

사실 누구나 오래된 고민 한 두 개쯤은 마음

한 구석에 안고 산다. 그것만 떠올리면 '아 나도 달라지고 싶다'라고 생각하지만 당장 해결해야 하는 것들 일상을 살기 위해 해야 하는 것들에 묻힌. 자주 하는 말로 먹고사는데 크게 지장은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시시로 불쑥 또 고민을 하는 모습 자체도 '나'이기 때문에 이것을 어두는 선택만을 계속하게 될 때 나는 결국 다른 별에 ''를 남겨두고 떠나오는 느낌이 들곤 한다.

은하철도 999에 탑승시키지 못한 채 말이다.

그 '나' 도 함께 떠난다면 뒤통수도 당기지 않고 홀가분하고 재미나게 이 '편도 인생여행'을  즐길 수도 있지 않을까.




당연히 발표불안이 내 인생의 모든 것을 좌우하진 않는다. 내가 수영을 못해서 인생 사는 것에 크게 지장을 받지는 않는 것처럼?

하지만 나는 수영 이야기만 나오면 십 년째 아니 수 십 년째 눈을 작게 아련히 뜨고 말해오던 것처럼 또 말하겠지. 


'아 나도 영화 카모메 식당의 여주인공처럼 혼자서 유유히 매일 루틴 하게 자유수영해보는 것이 꿈이거든요.

근데 정말이지 물이 무서워서 항상 시도를 못하고 있죠...'

엄마가 십여 년 전 언젠가 담그신 둥둥 떠있는 인삼주병의 인삼을 공허한 눈으로 바라보는 의미 없는 눈빛으로 그렇게 말하고 있겠지.

'어차피 안 마실 거잖아?'

'어차피 안 할 거야'





'40대에는 평생의 고민 하나쯤은 이제 털어버리고 가도 되지 않을까요?'
별 말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냥 진심이었다. 내가 그렇게 하나씩 해보고 있으니까 할 수 있는 말이었다. 그런데 이 말이 평생 발표불안에 시달린다는 매력적인
직장여성의 마음을 움직였다

누가 하라고 해서 하면 모든 일이 하드코어의 일이 되어버리지만, 시키지도 않았는데 내 마음 깊은 곳이 울려서 직접 경험 비로소 갈 수 있는 별나라가 있다.


스무 살 때 우리 해야 하고 배워야 하고 준비해야 하고 뒤처지지 말아야 하고 취업도 준비해야 하고 해야 하고 해야 해서 하는... 일이 많았지.

그런데 이제 중년. 1차 당면과제를 해결한 후 가지게 된 조금은 초연해진 모습의 나를 만나게 되었다.


'나 실은 포기할 수 없는 꿈 너머의 꿈, 그런 가치가 있어'

오롯이 나를 포커싱 해서 들여다보니 그간 나중에 찾자 달래 오던 퍼즐 조각을 집어 올리고 싶다.


처연히 버텨왔던 나. 두 번째 스무 살을 맞이 나에게 해주고 싶은 것들은 무엇인가. 뺄 것은 빼고 더하고 싶은 것을 내가 선택해자.

단순하고 강인하고 영향력을 끼치는 삶을 살기 위해서 해보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우리에게 있다니 고마웠다. 그렇게 하다 보면 내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풍성하고 아름답 빛나는 별에 '내가 '를 데려다주었다. 그 별의 이름은 '나'다. 옆 별이 빛나던 말던 나는 나의 빛을 내겠다는 나란 별이란. 참 매력적이다.




2년 전 단양 절벽에서 도전했던 패러글라이딩이 그랬다. 운동신경 제로 마이너스.

짚라인도 못 타서 헬맷에다 장비를 주렁주렁 걸치고 정작 밧줄 앞에서 그대로 혼비백산 뒤도 안 돌아보고 줄행랑을 쳤던 나였다. 그 뒤 오랫동안 친구들에게 쫄보로 찍혔던 내가 난이도 

몇 배차이나는 패러글라이에 도전한 것이다. 동네신문 정도에는 날 일.

그날 절벽을 박차고 날아오른 나는 아름다운(?!)

비행을 마치고 생각지 못한 멀미에 시달려 결국 토하긴 했지만 계속 실실 웃고 있었다. 이제 내게 더 이상 공포가 아닌 세상이 또 하나 열렸다.


'해볼만하던데?뭐 별거아니더라고. 근데 진짜 좋드라구. 아 설명을 못하겠다. 응?그래도 이건 내 취미까지는 안될것같아. 하하하.그래도 가끔 즐길까해. 그정도 소리지르고 감탄할만해. 내 인생.'


잊을 수가 없다. 그 높고 뻥 뚫려있던 거칠 것 없던 공기와 내 눈앞에 거짓말처럼 펼쳐졌던 찬란한 단양팔경을.


나는 다음 달부터 이십 년째 미루어둔 수. 영. 을 시작한다. 영화에서만 보고 간접경험만 잔뜩 확장해놓은 수영. 오감을 활짝 열고 물속에서의 자유함을 느껴보려고 애썼지만 아무리 상상해도 그것은 내 것이 아니었다. 나는 아마도 미지의 세상 '수영'이라는 문을 직접 열면서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내 목소리를 듣고 내 몸의 움직임을 느끼고 위아래로 넓어지는 자유한 물의 무대를 만나겠지. 아 나는 나를 알아가는 것이 좋다. 나와 사랑에 빠지기 딱 좋은 중년인 것이 좋다.




스피치는 새로운 운동을 하나 배우는 것과 같다. 나에게 위압감을 주는 청중을 만나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나 새로운 나의 목소리를 만나는 것이다.  단순히 말의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나를 만나고, 그동안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나를 만나는 것이다.

그리고 나의 목표에 따라 세운 페르소나를 멋지게 이루어낸다. 이게 얼마나 재밌게.


40대 공무원이라고 밝힌 소심하지만 사랑스러운 그녀. 이런 소중한 분들을 만나면 조급하지 않게 코칭하지만 호기심 이상의 사랑스러움을 이미 느껴버린다. 지금의 나와 반대 여서도 그렇고, 과거의 나와 너무나 닮아있어서도 그렇다. 

사빠.금새 사랑에 빠진다는 말. 나도 그런종류의 인간이라.하하하.

앞으 자신과 사랑에 빠지게 될 그녀를 상상하니 즐겁다. 중년엔 약간의 나르시즘이 유익하다.


나만의 박자대로 수영을 해볼까 춤을 춰볼까(사진:영화 카모메식당의 한장면중)


스피치 그것은 종합예술이다. 자존감을 관리해주는 '진실된 나만의 언어'를 만나는 스피치는, 발표불안이라는 단어가 인생에서 종적을 사라지게 하는정도가 아니라, 심지가 곧은 자가 되게해주고 그녀에게 두 번째 꿈을 이루어줄 다리가 되어줄 것이다. 힘껏 응원을 보낸다.


마음껏 수영하라 너의 물의 무대에서. 너 따뜻한스피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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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스피커와 더 소통해요. 인스타 아이디 sweeet_spea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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