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교육교사모임 <교사가 만들어가는 교육이야기5>
새로이 꿈을 꾸며 가슴 뛰는 요즘. 내 마음을 반영하는 듯한 슬로건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창원, 광주까지 갔었던 실천교육교사모임이 이번엔 서울교육연수원에서 있었다. 바쁘게 지내다 보니 모르고 있었는데 이번 연수 가느냐고 물어봐주신 선배 덕분에 5일 전에 알고 부랴부랴 신청 완료! 믿고 가는 실천교육교사모임. 연수는 언제나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번에는 오전까지밖에 있을 수 없었지만 다음부터는 모든 일정을 함께 하고픈 마음.
현장에서 도서 상품권을 나눠주기에, 광주에서도 오전 강의만 듣고 가느라 참여하지 못해 아쉬웠던 차승민 선생님의 영화 수업 도서를 구입하고 싸인도 받았다. 뒤에 두 권은 실천교육교사모임 정회원에게 무료로 나눠준 책.
계속 앞으로 가세요
강연 첫 시작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님이었다.
더 이상 지식의 양을 늘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 인공지능 시대, 낡은 교육을 뛰어넘어 혁신미래교육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이런 모임처럼 아래로부터의 혁신이 한 축에 있어야 한다고 하셨다. 투트랙 교육핵심으로, 현장에서의 역동성과 제도권의 개방성이 필요하다는 의미였다. 교사와 아이의 관계, 눈맞춤 속에서 교육이 일어나고, 역동성이 일어나기에 힘은 현장에서 나온다고. 계속 앞으로 가시라고, 그리고 현장에서 발견하는 문제들에 대해 제도권으로서 열려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하셨다.
유아교육, 관심 가져주세요
교권 사각지대를 주제로 강연을 하신 송대헌 선생님께서는 유아교육의 중요성을 지적하셨다. 교육격차는 유치원에서부터 생긴다. 현재 유아교육은 80퍼센트 정도가 민간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온라인 교육만으로 돌봄교사자격증을 주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는데, 그런 부분들에 문제의식을 가질 생각도 못하고 소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사립유치원의 경우 사립학교와 마찬가지이므로 교사 권고사직이 안 된다고. 혹여 그런 일을 당하신 분이 있다면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이야기를 들으니 유치원 선생님들 정말 힘드실 것 같았다. 하루 빨리 이런 유아교육 문제도 공론화되어서 하나둘 개선되어 갔으면 좋겠다.
함께 협업한 경험이 있는가?
손민아 선생님은 학교혁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주셨다. 교사로서 성장할 수 있고, 아이들이 학습에 몰입할 수 있는 학교, 교사든 학생이든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혁신학교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학교 단위로 함께 실천해야 한다.
혼자서는 할 수 없다. 교사들이 협업을 경험하고, 또 그런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셨다. 어디서나 그렇듯, 함께는 어렵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함께 학교혁신을 이뤄가려고 노력하는 선생님들이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든든했다.
발 딛고 서 있는 삶에서부터
어린이도 동시대 시민이라는 표현에 격하게 공감하는 터라 더욱 흥미로웠던 박성호 선생님의 강연. 아이들이 삶에서 만난 불편함을 바꾸어가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셨다.
첫번째 사례는 박물관에 도시락 먹을 곳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일이다. 보고체계 때문에 아이들이 '박물관장님께' 쓴 편지가 박물관장님께는 올라가지도 못한 채, 홍보팀 선에서 어쩔 수 없다는 답장을 받은 것이 전부였는데 신문에 아이들의 편지를 싣자 바로 개선되었다고 한다. 시행착오 과정이 참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기사'를 이렇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실패를 많이 할수록 좋다는 말씀에 더 고무되었다. 실패를 통해 왜 안 되는지 고민하는 과정도 꼭 필요한 것 같다. 민주주의는 우리 삶에 있다. 나도 아이들과 함께, 발 딛고 사는 자리에서부터 하나둘씩 시도해보고 싶다. 말 그대로 발 딛고 서 있는 삶에서부터 배움이 일어나는 사례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아이들이 '세상을 바꾸는 것은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 일이 아니었구나'라고 느끼는 경험도 참 값진 것 같다.
아이들 시선으로 위험지역을 찾는 활동도 인상적이었다. 학교 안부터 시작해서 점점 범위를 넓힌다. 그렇게 매년 '학교 안전지도'도 만들고, 위험한 곳을 안전한 곳으로 바꾸는 데까지 생각할 수 있다.
선생님께 아이들이 빽이라는 말씀이 정말 맞는 듯!
마음에 드는 조항을 그림으로 표현하기를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헌법을 읽어보는 것도 좋다고 하셨다.
왜 눈물이 났지. 초임교사로 교실에 들어서서 아이들에게 환하게 인사를 건네는 장면에서 울컥했다.
깊이의 세계를 위한 나의 삶 살기
김태현 선생님은 '내려감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고 운을 떼셨다. 깊이 있는 이야기지만 유쾌하게 끌어가셔서 웃음이 자주 나왔다. 선생님들도 상처를 받는다. 그리고 교사의 '권위'라는 것도 내려가고 있다. 올라감을 추구해야 하는 것도 맞지만 내려갈 때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나 또한 살면서 '잘 넘어지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깊이 공감하며 몰입했다. 중요한 것은 깊이의 시선, 깊이의 세계라고 하셨다.
정일근 시인의 시 <어머니의 그륵>을 소개하며 탁월함과 넓이가 '그릇'의 세계라면, 깊이는 '그륵'의 세계라고 정리해주셨다. '정확'하지 않지만 어머니의 마음과 사랑이 담겨 있는.(역시 국어선생님) 우리는 넓이의 세상에 살고 있다. 좋은 교육방법, 상담기법 등을 두루 갖추어야 하고, 그렇게 어떤 기교와 틀을 요구 받는 우리의 적은 다름 아닌 옆반 선생님, 옆학교라는 말씀에 씁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내려가지만 깊이가 있는 교사는 말에 자신의 마음을 담는다고 한다. 정말, 교육이라는 것의 의외로 복잡하지 않은데 그것을 놓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한 아이의 마음을 담는 깊이의 시선이 필요하다. 이것은 연수나 연습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을 살면 된다"고 알려주셨다. 내 삶을 살면 슬픔이 찾아오는데, 그럴 땐 울어야 한다고. 솔직하게 슬픔을 고백하고 위로 받을 때 깊어진다고 하셨다.
나의 언어로 바꾸어 실천하고 나누기
나승빈 선생님은 꿈이 무엇이냐는 물음을 던지셨다. 세계 여러 곳에서 배움을 얻었지만 이제는 그들이 우리를 배우러 오게 만들고 싶다는 꿈을 말씀하실 때 나도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를 볼 수 있게 하자는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선생님은 또, 배움이 있는 곳을 찾아가 수업을 하룻동안 참관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고,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바꾸어 실천하고 나누고 계셨다.
내가 그려오던 꿈을 이미 이뤄가시는 선생님들이 계시기에 뒤따라 가는 걸음이 한결 가볍다. 시행착오에 대한 두려움이 참 많았었는데 '실체가 완성되는 과정을 눈앞에 그려지게 만들자'는 말씀이 마음에 남는다. 나도 다음 달 쯤, 마음빼기 명상을 학교특색으로 연구해오셨던 이오남 선생님의 학교에 가서 하루종일 참관하고 그 후기를 기록해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질문에 답하는 마음으로 새롭게 끄적여 보는 나의 꿈.. 앞으로 구체화해나갈 생각에 기대가 된다.
교사로서 나의 꿈.
1. 행복을 나누는 선생님이 되는 것
2. 마음빼기 명상을 통한 인성교육 전문가
3. 협업하며 만들어가는 과정을 기록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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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로서 나의 다짐.
1. 실패와 시행착오를 두려워 하는 대신
자신 있게 도전하고 실패하며 배우자
2. 현장에서 만나는 소중한 인연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고 귀를 기울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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