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나는
그냥… 그랬다.
‘하고 싶은 게 없다는 게 문제’라는 말조차도 귀찮을 만큼 아무 생각 없이 지냈다.
자기 계발서 같은 건 읽어도
‘아, 저건 그냥 운 좋은 사람 이야기지.’
‘다 똑같은 얘기잖아. 뭐 새로울 것도 없네.’ 하고 넘겨버렸다.
SNS 속 부지런한 사람들 기록을 보면서도 ‘자랑이겠지, 뭐.’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나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까?”
“왜 나에겐 열정이 없지?”
그러던 어느 날, 회사에서 유난히 열심히 사는 직원을 봤다.
일하며 대학원 다니고, 쉬는 날엔 강의 듣고, 틈틈이 책 읽고, 글도 쓰고, 여행도 다니는…
그런 사람.
처음엔 속으로 이렇게 변명했다.
'쟤는 아직 결혼 안 했으니까 저럴 수 있지.'
'나보다 젊어서 체력도 좋고 시간도 많잖아.'
그런데 이상하게, 그 사람 모습이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정말 우연히 서점에서 『이시한의 열두 달 북클럽』을 손에 들게 됐다.
그 책을 시작으로 『엄마의 독서』
그리고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독서천재가 된 홍대리』까지 빨려 들어가듯이 읽고 또 읽었다.
처음엔 단순히 권수만 늘리고 싶었다.
나도 뭔가 하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고 싶었던 건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상하게,
여러 책을 읽을수록 내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운이 없는 게 아니었구나.’
‘나는 그냥 운을 만들 생각조차 안 했던 거구나.’
그리고 어느 날, 정말 큰 결심을 하게 됐다.
“나... 공부해 볼까?”
그렇게 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에 편입했다.
주말마다 강의 듣고, 아이들 재워놓고 과제하고,
도망치고 싶을 만큼 힘들었지만, 나는 이상하게 사는 것 같았다.
‘아, 나 하고 싶은 게 생겼구나.’
그렇게 책을 읽으며 조금씩 변한 나는 이제 코칭 자격증에도 도전하고 있다.
많이 두렵고, 느리고, 어색하지만 그것도 나니까 괜찮다.
그리고 언젠가
아이들이 좀 더 자라고 나면 나도 대학원에 가보고 싶다.
엄마로만 남지 않고, ‘나’로도 다시 살아보고 싶으니까.
지금 나는 더 이상 의미 없이 흘러가는 하루를 살고 있지 않다.
하고 싶은 게 생겨버린 아주 반가운 변화 속에서 살아가는 중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 모든 변화 속에서도 내 아이들만큼은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
오늘도 나는 엄마이면서 조금씩 ‘나’로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