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댓글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을 땐 그냥 ‘내가 기억하려고’ 썼다.
아이랑 있었던 소소한 순간들
남편한테 고마웠던 일
하루에 하나쯤은 적어두고 싶어서
그냥 일기처럼 막 썼다.
근데 진짜 어느 날 갑자기 댓글이 달렸다.
헐? 스크롤 다시 올려보고 또 내렸다.
그날 썼던 글은 폭설 온 날.
남편이 내 차 앞에 쌓인 눈 치워줬던 별거 아닌 글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글에 누가 댓글을 남긴 거다.
그 댓글이 이상하게 마음을 찡하게 만들었다.
“차 앞을 치워둔 짝꿍이 참 다정스럽네요.”
아니 진짜, 그 한 줄이 엄청 감사했다.
누가 내 얘기를 읽었다는 게 그날 내가 느낀 감정을 같이 느꼈다는 게 그냥 너무 신기했다.
그때부터 뭔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혼자 끄적이는 글이 아니라 누군가한테 말 거는 느낌으로.
“나 이런 하루였어요.”그렇게 말하면 누군가 “응, 나도 비슷했어요.”하고 답해줄 것 같은 그런 느낌.
사실 지금도 내 글은 생활일기다.
지극히 사적이고 어쩌면 별 볼일 없는 하루들.
근데 그 하루를 같이 느껴주는 공감 하나, 댓글 하나에 “아, 오늘도 써보자.”하는 마음이 생긴다.
별거 아니어도 괜히 힘이 난다.
요즘은 조회수가 조금씩 늘고, “저도 그런 적 있어요.”라는 말도 종종 듣는다.
뭐, 대단한 인기 블로거는 아니지만 딱 이 정도.
서로 이름은 몰라도 마음을 알아보는 이 정도가 나는 너무 좋다.
별거 아닌 하루였는데, 누군가 그걸 같이 봐준 느낌.
그게 나한텐 꽤 오래 힘이 됐고, 그래서 아직도 이렇게 조금씩 써나가고 있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