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꾸 뭘 쓰고 싶어진다.
정확히는 무언가를 써두고 싶어진다.
아침에 아이가 했던 말
그 엉뚱하고 귀여운 문장 하나가
그날 하루 종일 간질거리는데 그걸 그냥 흘려보내기엔 너무 아깝다.
“엄마, 나 채○이랑 결혼할 거야. 결혼해도 돼?” 이게 뭐라고...
이 말이 너무 귀엽고 웃겨서 하루 종일 계속 떠오른다.
근데 다음 날이면 까먹는다!
아무리 기억하려 해도 흐릿해지고 아쉬워서 적어두고 싶어진다.
그렇게 시작한 게 블로그였다.
처음엔 좀 어색했다.
누가 보는 것도 아닌데 긴장되고, 내가 이걸 왜 쓰고 있나 싶기도 했다.
하나의 글을 쓰기 위해 1시간, 2시간 수정하고 또 수정하고....
에너지 없는 내가 큰 에너지를 쓰더라도
신기하게 자꾸 쓰게 된다.
그날 있었던 일들, 아이와의 대화, 남편과의 이야기들을 쓰다 보면 뭔가 치유되는 그 느낌....
큰일 쓴 것도 아닌데 글로 적다 보면 그 하루가 더 선명하게 남는다.
그리고 내 마음도 같이 정리된다.
애들한테 화내고 나서
“오늘 나 왜 그렇게 예민했지?” 싶을 때
'아, 오늘 내가 잠을 잘 못 잤구나. 뭔가 쫓기듯이 살았구나. '
글을 쓰면서 이런 걸 뒤늦게 알아차리게 된다.
그리고 “엄마가 너 어릴 때 이런 생각했어.”라고 나중에 보여주고 싶다.
그때 가선 기억 안 날까 봐 지금 이 마음을 남기고 싶다.
육아하면서 나라는 사람이 자꾸만 흐릿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매일 애들 엄마라고만 수십 번 불러지고, 나는 어디 있지? 싶은 날도 많았다.
그런데 글을 쓰면 ‘나 아직 여기 있어. 나도 내 생각 있네.’ 그걸 다시 느끼게 된다.
글은 누가 봐주지 않아도 되고, 문장이 매끄럽지 않아도 괜찮다. 그냥 오늘 하루,
내가 무슨 생각했는지만 써두면 되니까.
글을 통해 성장하는 느낌도 들기에
그래서 오늘도 글을 쓴다.
아이들이 옆에서 뛰어다니고, 유튜브 소리 들리는 그 순간에도 뭔가 남겨본다.
왜냐면 지금 이 순간이, 정말 금방 지나가버리니까.
다신 안 올 오늘이니까.
지금의 나도, 언젠가 그리울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