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 청소일 하고 싶어요~

by 썬누리

흔치 않은 20대 초반 청년이 찾아왔다.

보통은 집에만 있는 자녀를 걱정하는 부모님이 먼저 데리고 오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부모와 함께 오는 건 다행이다.

청년은 말없이 앉아 있고, 부모님만 이것저것 묻다가 돌아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번 청년도 비슷했다.

다행히 부모님은 옆에서 계속 듣고 계시지 않고 자리를 비켜주셨다.

부모가 옆에 있으면 아이의 의견은 묻히고, 부모님이 더 많은 질문을 하며 마치 본인 일자리를 찾는 듯한 분위기가 되곤 한다.


나는 청년에게 여러 가지를 물었다.

“어떤 일을 하고 싶어서 왔어요? 그동안 어떤 일을 했었나요? 아르바이트 경험은 있어요?”

하지만 아이는 계속 웃기만 하며 말했다.

“아 모르겠어요. 갔는데 잘리기만 해요. 뭐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다시 물었다.

“그럼 지금 좋아하는 게 어떤 건지, 잘 생각해 볼래요?”

한참 후 청년이 대답했다.


“청소요.”

순간 놀랐다.

물론 20대 초반에도 청소 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아이는 꿈도 희망도 미래도 없이,

“그냥 뭐 할지 모르겠고 청소가 제일 쉬워 보여서… 그러니 청소 안내해 주세요.”

라는 말투였다.


나는 다시 물었다.

“청소하는 걸 좋아하는 거예요? 정리 정돈을 좋아하는 거예요? 앞으로도 계속 청소 일을 하고 싶은 거예요?”

하지만 아이는 고개를 저었다.


그래서 제안했다.

“직업선호도 검사도 해보고, 직업훈련 교육도 받고, 자격증도 따서 제대로 취업해 보는 건 어떨까요?”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안내해 주었고, 청년은 잘 알아듣고 신청해 보겠다고 했다.


마지막에 부모님도 다시 들어오셔서 설명을 드리니 흔쾌히 좋아하셨다.

상담이 끝나고 나서 마음 한편이 걸렸다.


요즘 청년들이 많이 힘들다.

단순히 일자리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기 삶에 대해 천천히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모두가 각자의 속도로 걷는 인생.

잠시 쉬고 있는 청년들도, 그리고 우리도 자기만의 속도로,

언젠가는 자기만의 빛을 찾아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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