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둑맞은 집중력> - 요한 하리
서울대학교 학생을 위한 권장도서 100권', '청소년 추천도서 100권', '교보문고 추천도서' 하다못해 '50대 추천도서'까지 ;'추천도서'라고 검색만해도 끝도없이 스크롤을 내려야 할 정도로 많은 자료가 검색된다. 하지만 그 많은 책을 정말 다 읽어야 할까? 그렇지 않다. 내가 무슨 책을 읽어야 할 지 모를 때 권장도서중 마음에 드는, 읽고 싶은 책을 골라서 읽으면 된다.
하지만 <도둑맞은 집중력(요한 하리 저)>는 성인이라면 남녀노소 누구라도 꼭 읽어야 할 책이 아닐까 싶다. 책의 부제는 '집중력 위기의 시대,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법'으로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자기계발서'로 착각했었다. 하지만 읽다보니 글의 양이 너무 많고 내용도 너무 심오한데 싶어 다시 확인헸더니 '인문'으로 분류되어 있다!(이런!)
책에 대한 언급 전 책을 읽은 최종 소감을 먼저 밝히면 나의 독서능력('잘될운명'님이 언급한 '지적폐활량')이 늘었구나를 실감한 책이었다. 464페이지 분량의 책에 그림내지 사진이 전혀!! 없다. 오로지 글로만 되어있다. 책을 산지 1년이 넘도록 내 책장에 꽂혀만 있었던 이유가 이것이었다. '독기모' 모임이 아니었다면 언제 읽었을지도 모를(아마 읽지 않았겠지?!) 책이었다. 그런데 결국 내가 읽어냈다.
역사속의 야사를 보는 것 같은, 뒷골목 느낌의 글들이 나의 시선을 계속 사로잡았다. 글밥이 많아 진도는 나가지 않았지만 25분 타이머를 맞추어 책을 읽고 나서, 10분 휴식 또는 다른 일 잠깐(10분~20분 정도 다른 책을 읽기도 했다) 하기를 되풀이 하며 책을 읽었다.(1시간에 100페이지 정도 걸린 것 같다)
이렇게까지 버릴 내용이 없는 책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독서후기를 쓰는 지금도 책 속의 어떤 내용을 발췌해서 적어야 되나 고민이 될 정도다. 마음에 드는 글귀에 모두 띠지를 붙여다면 책두께가 2배이상 늘어났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는 곳마다 자신을 방송할 뿐 다른 정보는 수신하지 않는 사람들로 둘러싸이는 느낌이었다. 주의가 부패하면 나르시시즘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의가 자기 자신과 자기 자아에만 집중된 상태가 바로 나르시시즘이다. - p75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전재준, 이사라, 박연진 셋이 만나는 장면이 화재가 된 적이 있다. 다들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며, 그 누구도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대화인 듯, 대화가 아닌 장면에 우리의 일상과 너무도 비슷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더 글로리'는 2년 전 반영된 드라마다. 과연 그 이후 우리의 삶은 변했을까? 아닌듯 하다. 점점 더 자신의 이야기만 하고, 점점 더 타인에게 관심이 없어지고 있는 것 같다. 그저 내 상태만 중요한 것이다. 혹시 나도 그렇지 않은지 걱정되기 시작했다.
특히 관심이 갔던 부분은 ADHD에 관해 기술한 '10장. 스트레스와 만성적인 각성 상태' 였다. 누군가 그림을 잘 그린다!, 누군가 악기를 잘 다룬다!, 그러면 대부분의 우리는 이유를 뭐라고 설명할까? 맞다. 타고난거야!! 머리가 좋거나, 기술적인 능력이 높은 사람들을 얘기할 때 유전적인 이유를 많이 언급한다. 왜? 가장 설명하기가 쉽고, 가장 증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
가정이 재정적위기에 빠지면 아이가 집중력문제를 진단받을 확률이 50퍼센트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가정에 심각한 질병을 앓는 사람이 있으면 그 확률은 75퍼센트 증가했다. 부모중 한명이 법원에 출석해야 할때는 그 수치가 거의 200퍼센트까지 커졌다. - p276
주변에도 ADHD 증상으로 약을 처방받은 아이들이 있다. 솔직히 나 조차도 유전적인 문제라고 생각했지 환경적인 문제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러면서 책에서는 말하고 있다.
아이들이 집중하지 못한다면 종종 그건 끔찍한 스트레스에 시다리고 있다는 신호라고 믿게 되었다. "그러한 상황에 처한 아이에게 약을 먹이는 건 한통속이 되어 아이들을 폭력적이거나 용납 불가능한 상황에 남겨두는 거예요." - p277
몇년전 10대 남자아이들이 점점 여성화되어가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이는 학교에서도 여선생님들이 많고, 집에서도 엄마가 주양육자가 되어 여성의 기준으로 남자아이들을 지도해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처럼 서로를 이해 못하는, 이해 할 수 없는 환경에서 살아가다 보니 결국 문제가 문제를 낳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남자 조카가 초등 6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남자라서 너무좋다고 했던 말이 기억난다. 내 조카는 ADHD가 의심될 만큼 활동적인(?!) 아이였다.
최근 한국에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는 '기본소득'에 관한 내용도 나온다.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줄여야 하는데 "돈과 관련된 문제가 집중에 매우 나쁘"다고 했다. 사회적으로 찬반 논쟁이 심한만큼 섣부르게 언급하기엔 조심스럽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필요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기본소득'을 준다고 모든 사람이 다 먹고놀지는 않을 거라고 여겨진다. 나자신만해도 얼마 동안은 먹고 노는게 좋다고 할 수도 있지만 결국 나의 '자아실현(은 너무 거창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뭐라도 할 듯 하다. 특히 예술분야에서는 상품을 만드는 것처럼 작업을 할 수는 없다. 화가인 내 친구만 해도 뮤즈가 찾아오면 미친듯이 작업을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한 달에 한 작품도 어렵다고 했다.(프랑스의 예술인 사회보장 및 창작지원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이렇게 책의 내용을 언급하려면 끝도 없을 듯 하다. 너무 좋은 내용이 많았고, 읽으면서 가슴이 먹먹해지는 순간도 있었다. 특히 에필로그에 언급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환경보호론자를 포함한 사회단체활동가들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시위를 하는 이유를 예전엔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극단적인 시위, 전장연(전국장애인연합회)의 출근길 시위가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해야 관심을 가져 주니까! 극단적인 운동가들이 법정에 서면 본인들의 의견을 말할 기회를 주니까!(이해한다고 해서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이 문제는 나에게 가치관의 딜레마를 안겨준다) 그들이 의도하는 바는 아래 한문장으로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다.
"사람들의 의식을 높여 문화에 돌파구를 일으키는 순간을 만들어 내는 것"
작가는 '집중력을 되찾기 위한 운동으로 3가지의 거대하고 대담한 목표'를 말하고 있다.
첫째, 감시 자본주의를 금지해야 한다.
고의적인 해킹으로 중독된 사람들은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주4일제를 도입해야 한다.
늘 탈진 상태인 사람들은 주의를 기울일 수 없기 때문이다.
셋째, 아이들이(자기 동네와 학교에서)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어린 시절을 찾아야 한다.
집 안에 갇힌 아이들은 건강한 집중력을 발달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알고는 있지만 실행하기 어려운 목표들! 책을 읽고 있는 내내 알지만 어떻게 할 수 없는 무력감에 사로잡혔다. 그린워싱(Greenwashin)이 너무도 만연한 세계에서 진정 우리의 목소리가 힘을 얻을 수 있을까? 그래도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겠지! 지금 당장은 바뀌지 않더라고 5년이 가고, 10년이 가고, 사회가 점점 이 문제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 탁월한 결단을 내리길 기대해 본다.
※ 그린워싱(Greenwashing) 기업이 실제로는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제품을 생산하면서도 광고 등을 통해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내세우는 행위를 말한다. -출처 : 위키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