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굿바이, 2025

보내고 맞이하고

by 햇살 드는 방

세상에나. 2025년 마지막 날이다.

눈 한번 감았다 뜬 것 같은데, 아니 벌써.

과장을 한가득 보태긴 했지만 그만큼 올 한 해도

빛의 속도로, 순식간에 지나온 기분이다.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는 건,

그만큼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았다는 뜻일까.

아니면 별생각 없이 흘러가듯 떠내려왔단 얘기일까.

사실 둘 다 일지도 모르겠다.

어떤 날은 빠듯하게, 어떤 날은 느슨하게

그렇게 걷고 멈추고 다시 달려 오늘을 맞이했을 테니.


한 해의 끝자락.

아쉬움도 후회도 없을 순 없겠지만,

1년 동안 열심히, 성실히 살아온 나에게

수고했다 말해주고 싶다.


사춘기 딸들 뒷바라지에 충실했고,

맡고 있는 학생들에게 내 나름 최선을 전하고자 노력했으며,

브런치에 자주는 아니어도 멈추지 않고 글도 썼다.

덕분에 인생 최초로 출판사와 계약을 했고,

오는 1월 첫 책의 출간을 앞두고 있다.

(공동저자로 참여한 책 소식은 조만간 따로,

자세히 전할게요:))


우연히 시작한 달리기 덕분에

건강한 삶을 이끌어줄 새로운 취미도 생겼다.

어찌 보면 올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달리기’일지도.


2025년은 결혼 20주년이 되는 해기도 했다.

한 해를 돌아보며 남편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걸 보니 올해도 챙겨주기보다는 챙김을 더 많이 받고 지냈나 보다.


부모님들께는 그저 곁에 계셔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든든했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우리 곁에 함께해 주세요.”

이 이상 더 바랄 게 있을까.


아버님께서 편찮으시다.

목과 어깨가 불편하시고 팔에 힘이 안 들어가신다는

말씀을 하신 지는 꽤 되었는데,

노환 때문이시리라 편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단순한 노화 현상도 목 디스크에 의한 증상도

아닐지도 모른다는 너무나 뜻밖에 이야기를 들었다.


언제까지나 그 모습 그대로 계셔주실 거란 생각은

대단히 큰 착각이고 안일한 욕심이었다.

주치의의 이야기를 들으며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정신 차리라고.


언제부턴가 매년 이맘때

마음속으로 기도처럼 떠올리는 바람은 딱 하나.

“올 한 해도 우리 가족 모두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변함없이 다 같이 마주 보고 웃을 수 있게 해 주세요. “


이 두 문장에 담긴 마음이 얼마나 큰 바람인지,

해가 갈수록 절실히 느낀다.

그리고 올해는 이 소망이 더욱 간절하게 다가온다.


오늘은 2025년의 마지막 날,

그리고 내일은 2026년의 첫날.

그냥 지나가는 똑같은 하루라고 해도

자꾸만 의미부여를 하게 되는 날이다.

끝과 시작은 맞닿아 있고,

우리 삶은 크고 작은 시작과 끝, 끝과 시작의 반복임에도

나는 여전히 시작과 끝에 초연하지 못하다.


끝과 시작을 동시에 바라보는 지금,

나의 바람은 여전히 한 가지다.

부디 이 어려운 시간을 손 잡고 함께 헤쳐나갈 수 있기를.

힘이 되어드리려면 나부터 먼저 힘을 내야 한다.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지금이지만

웃으며 보내주고, 다시 웃으며 맞이해야지.


뭐든 일단 “된다 보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후회 없이, 함께하는 순간에 충실하자.


고마웠다, 2025.

잘해보자, 2026.


가는 해에도 새해에도 ‘좋은 안녕’을 전하며

2025년 마지막 날에.


+

브런치 이웃님들

그리고 고마운 독자님들

모두 한 해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계획하고 소망하시는 많은 일들이

순탄하게 이루어지는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2026년에도 다 잘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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