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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쟁이 써니 Feb 18. 2021

누가 뭐래도 당신은 챔피언입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이번 구정 연휴 특선 영화로 2018년 인기리에 상영되었던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를 방영해주었다. 당시 나는 cgv 스크린 X에서 봤는데 정말 영화관에서 보길 잘했다 싶었다. 엄청난 감동과 여운에 벅차 그 뒤 한참을 퀸 노래만 들었다.

 사실 퀸은 워낙 오래 전에 인기있었던 밴드라 잘 알지는 못했다. Love of my life, We are the champions 정도 그들의 노래임을 알고 있었다. 영화를 보며 그 많은 명곡들이 한 가수의 노래임에 감탄했다. 그들의 노래는 정말 엄청났다. 노래마다 담긴 힘과 에너지, 소나기가 쏟아지는 듯한 파워풀한 목소리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영화는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인생 여정을 따라가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공항 노동자였던 프레디 머큐리가 평소 눈여겨보던 밴드 smile 에 접촉하여 팀에 합류하고 이름을 퀸으로 바꾸어 활동을 시작한다. 이후로 대형 음반사인 EMI와 계약하고 해외에도 진출하게 되는 등 최고의 밴드가 된다. 프레디 머큐리에게는 메리라는 연인이 있었으나 점점 자신의 양성애 성향를 알게 되고 메리와는 친구 사이로 남고 이후로는 동성 연인들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당시는 동성애에 대해 대중이 인정하기보다는 혐오하던 시절이었고 그래서 프레디의 사생활이

도마에 오르며 그의 동성애는 엄청난 스캔들과 비난 거리가 된다. 지친 그는 멤버들과도 불화하고 결국 솔로 앨범 활동을 위해 멤버들을 떠난다. 하지만 동성 연인인 폴과 헤어지고 자신들을 진정으로 생각해주는 이들은 멤버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되어 그들에게 돌아가고 난민의 기아 문제 해결을 위한 록 페스티벌인 라이브 에이드에 나가게 된다. (실제로는 각자 솔로 활동을 한 것은 사실이나 멤버와 딱히 불화하지는 않았다고)

 그는 자신이 불치병인 에이즈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되고 멤버들에게 사실을 말하며 자신은 불치병의 희생자로 남기 싫다며 웸블리(공연장) 의 천장을 뚫어버리자고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라이브 에이드의 공연 장면은 감동 그 자체였다. Bohemian Rhapsody, Radio ga ga, We are the champion으로 이어지는 공연 장면은 실제 공연을 보는 것 같이 생동감이 느껴졌다.

 특히  프레디 머큐리가 혼신의 힘을 다해 형형한 눈빛으로 We are the champion을 부르는 장면에서는 눈물이 날 것 같은 진한 감동과 전율이 느껴졌다.

영화가 끝난 후 찾아보니 영화의 내용과 실화 사이에는 꽤 큰 간극이 있었다. 라이브 에이드 공연은 85년이었는데 실제 프레디 머큐리가 자신의 에이즈 발병을 안 것은 87년이었다고. 하지만 그는 91년 사망할 때까지 음악 활동에 전념했다. 91년 2월에 앨범Innuendo를 발표할 정도로 그는 끝까지 음악에 최선을 다한 것이다. 이 앨범 속에 유명한 노래 The show must go on 이 있다. 감독은 죽음에 대한 공포와 질병으로 인한 고통도 꺾지 못한 프레디 머큐리의 음악에 대한 진정성을 드러내고 싶었던 것 같다. 음악 영화 특성상 공연 장면을 절정으로 해야 해서 실화와는 시간상의 왜곡이 있게 된 것이다.

비록 실제 프레디 머큐리가 We are the champion을 부른 시점은 에이즈 발병 사실을 알기 전이라 하더라도 음악에 대한 그의 진정성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내야 하는 인생의 의무와 생의 숭고함에 대한 찬사는 충분히 전달된다. 그는 노래한다.

 인생은 장미길도, 즐거운 도전도 아니었지만 모든 인간에게 놓인 하나의 도전이며 더 이상 패배하지 않을 거라고. 우리는 챔피언이고 우린 끝까지 싸워나갈 거라고.

 이 가사는 에이즈에 걸린 프레디 머큐리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적용되지 않을까. 살면서 우리는 세상과 인생이 우리 뜻대로 되지 않음을 절감함다. 인생은 꽃길보다는 각종 장애물이 산재한 진흙탕길에 가까운지도 모른다. 무수히 노력했음에도 간절하게 바라던 일이 실패할 수도 있고 재기 불능이라 생각될 만큼 비참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으며 심지어 불치병에 준하는 큰 불행이 찾아올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 처한 인간의 의무는 포기하지 않고 인생을 살아내며 끝까지 싸워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약하고 평범해보이는 우리 모두의 안에는 챔피언이 숨어있다. 끝까지 싸우고 패배하지 않는 불굴의 챔피언이. 이것이 불치병으로 투병하면서도 죽기 직전까지 노래를 부른(비록 그 노래가 영화에 나온 We are the champion이 아니라 해도) 프레디 머큐리를 통하여 감독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아닌가 싶다. 누가 뭐래도 각자 인생에서는 자기 자신만이 챔피언이다.

누가 뭐래도 당신은, 우리는 인생의 챔피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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