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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흑곰 Jun 29. 2019

#1. 뭐 해서 먹고살지?

나를 책 쓰기로 이끈 물음


[안내]

'그리고 작가가 되었다.'를 대제목으로 하며, 책을 쓰게 된 계기와 과정들을 풀어 갈 예정입니다.

단순히 제 경험담뿐만 아니라 글쓰기를 두려워하시는 분들께 용기를 드리고, 책 출간을 계획하고 계시는
분들께도 도움이 될 내용들도 함께 실을 예정입니다.

책 쓰기에 대한 노하우를 담은 다른 좋은 글들과 단순히 비교하기보다는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부분들을 눈여겨보시는 것이 작가를 꿈꾸는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될 거라 믿습니다.


앞으로 뭐 하면서 먹고살 거야?


그저 음주와 스포츠에 관심 많은 12년 차 직장인 아재에 불과하던 내게 이 물음은 더 이상 귓가를 가볍게 스치는 물음이 아니었다. 의도치 않게 이 물음에 떠밀려 감옥에 갇힌 나는 엄청난 정신적 압박을 마주하게 되었다.


'진짜로 직장에서 잘리거나 그만두게 되면 나는 뭘 하고 살지?'라는 물음 앞에서 단 하나의 단어도 떠올릴 수 없었다. 그랬다. 직장에서 정해진 날짜에 지급하는 '타성에 젖는 마약'에 오랜 기간 중독되어버린 나는 하루하루 흘러가는 시간에 나를 맡겨두고 살아갈 뿐이었다. 언젠가 때가 되면 생각해 봐야지 하면서 누구나 다 하는 핑계로 나를 합리화시켰다. 그게 내 모습이었다.

이상하게도, 이전처럼 무시해도 되었을 법한 그 질문에 내 가슴은 무조건 대답을 찾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나는 응답해야 했다. 하지만 어떤 답도 찾을 수 없었다. 특별히 손재주나 전문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취미 활동을 즐기는 것도 아니었고, 덕후 기질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회사에서 시키는 일이나 잘 해왔을 뿐이었다.


조바심이 엄습하고, 하루하루 가슴이 답답했다. 한숨이 늘어나고 스트레스가 극심해져 굉장히 예민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아내의 말로는 이 시기에 나는 정말 눈도 마주치면 안 되는 수준으로 극도의 예민함을 자랑했다고 한다. 사실 나도 그 부분은 인정한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단순히 나 혼자만의 삶의 방향이 아닌, 가족도 함께 부양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야 하는 큰 기로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기를 1년. 여전히 나는 약간의 힌트도 찾지 못한 채 하루하루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지인들, 친구들의 조언을 들으며 나만의 미래를 찾아보려 했지만 지금 와 생각해보면 미련한 짓이었다. 어떻게 그들에게서 내 미래의 방향과 스케치를 찾을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그들에게 내 미래를 결정지어 달라는 요구를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책을 읽는 모습을 보면서 문득 '책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왜 그 단순한 접근을 1년이라는 시간 동안 하지 못했을까 아쉬움도 컸고 참 한심하게 느껴졌다. 어찌 보면 내가 독서와는 담을 쌓고 살던 사람이었기에 지극히 당연했던 결과인 것 같다. 이유가 뭐가 되었든,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에 서점으로 향했다.

그런데, 무슨 책을 읽어야 하지?

그것마저 숙제였다. 그 많은 책들 중에 내게 앞길을 보여줄 책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또 커다란 장벽을 마주했다. 책을 들었다가 놓기를 수십 번, 도서관에 진열된 책들의 제목을 한없이 쳐다만 보기를 수십 번. 그렇게 도서관과 서점에서 몇 번의 허탕을 치던 어느 날 내 고민을 유심히 들어주던 친구가 추천한 책이 떠올랐다.


'부의 추월차선'

책 읽기와는 담을 쌓았던 사람들도 읽어보게 만들었을 만큼 유명했던 그 책을 나는 그때서야 집어 들었다. 서서히 읽어 나갔고 반복해서 읽었다. 처져있던 입꼬리가 조금씩 올라가기 시작했다. 드디어 내가 원하던 책을 찾은 것이었다. 그 외에도 도서관에 들러 내게 도움이 될 만한 유사한 책들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 권의 책을 읽어 나가다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책 쓰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쌓아 온 각종 보고서 작성 경험들로 인해 글쓰기 실력이 붙어 있는 상태였고, 나름 자신감도 쌓여 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많지는 않았지만 인식의 전환과 함께 강력한 메시지를 전해 주었던 다른 몇 권의 책들로 인해 나는 마침내 길을 정할 수 있었다. 

책을 쓰자!


1년의 방황과 고민, 극도의 예민함에 둘러싸여 지내 온 시간의 끝에서 나는 마침내 내 가슴이 부추기는 물음에 힘겹게 대답할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벼랑 끝에 서 있는 나를 구하기 위해 책을 읽었고, 책 읽기는 글쓰기의 세계로 인도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누군가가 정해 주었던 내 인생을 내가 스스로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목표를 세우게 되었다. 그리고, 열정이 타올랐다. 그렇게 나는 나를 압박한 큰 고비를 (우선은) 넘겼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내 앞을 가로막고 있는 장벽을 곧 마주하게 되었다.



맥락과 달리 잠시 현실적인 얘길 해 보자면 책 쓰기가 전부는 아니다. 그리고 나도 책 쓰기로만 직장 생활 이후의 삶이 쉽게 이어지는 것은 아니란 사실을 잘 안다. 그건 단지 시작일 뿐 해나갈 수 있는 것, 해나가야 하는 일들이 더 많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알 수 있었다. 이 부분은 별도의 챕터를 활용해서 다루려 한다.



*** #2. 어떤 책을 써야 할까? 에서 이어집니다.


저는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거나 겪을 일들을 앞에 두고 오랜 시간을 방황했습니다. 돌이켜보면 방황을 방향으로 바꾸어 준 길잡이는 결국 책이었습니다. 지금 제 경험과 비슷한 상황에 계시는 분이 있으시다면 서점으로 달려가시기를 권합니다. 어쭙잖은 자기 계발서가 아닌 자신을 먼저 돌아보고 자신의 가치를 찾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책 위주로 살펴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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