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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back Nov 19. 2023

깔깔마녀! 너에게 쓸 에너지는 눈꼽만큼도 없어

가구이동에 진심입니다만

금요일이다!!!

내년 연차를 초대하고

나에게 찾아온 쉼~


그래서 나는 바쁘다 바빠~


킥킥 크크 크 큭!!!~ ㅎㅎㅎ


어?


어디서 듣기 좋은 웃음소리가 ㅎㅎㅎ 들린


언제 들어도 기분 좋아지는

큰딸의 미소 그리고 웃음소리

나도 우선 따라 웃고 본다


하하하하하하하~


근데 왜?


엄마머리~


왜? 너무 이뻐?


일하는데  넘 편하고 좋은데..??

머리카락이 짧아 머리끈이 자꾸 탈출을 하는데

오늘은 절대 못 도망간다!!!!


그런데 그 모습에 첫째 웃음보따리가

빵 터진 거다~

딸이 웃기다며 찍어 준 뒷모습


오늘 엄마 음청 바빠

구청 가서 여권도 만들어야 하고

옥상식물 게스트돔에 비닐이도 덮어야 하고

가구위치도 바꿔야 하고...


첫째와 신나게 웃고

정신을 차려보니~


으악!!!!!!

가구랑 식물이 자리바꾸기 테트리스

자꾸 손라락으로 undo키를 누르면

돌아갈 거 같은...

하지만 모두 수동이라는 거...


우울해할 시간이 없다


우리 집에 이사 와서 목욕을 한 번도 못한

아랄리아


나도 덩달아 기분 좋아지는

우울 녹여버리기를 한다

아랄리아의 묶은 우울을 흘려보내는 중

아무도 모른다

죽기 전까진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죽기 전까진


해피엔딩일지 새드엔딩일지

살아내 보기 전까진

.....


가구 옮기는일 없게 하자

웬만한 가구는 모두 붙박이장으로 했던

9년 전..


배속에 있는 아이와 나를 지키기 위해

퇴사를 결정한 나, 그리고 퇴사선물이라며 식물이를 선물한 남편 불편하게 식물이를 영문모를 병으로 돌아가게 한  16년 전


나는


지금도 가구테트리스를 하고 있을 거라고

식물들이 우리 집에 이렇게 넘쳐날 거라고..


알았을까?

상상이나 했을까?


일상을 걸어 쉼으로 온 오늘


앞으로의 나를 단정하지도 자책하지도 않고

지금 그대로... 인정해 본다


가구이동에 진심인 나를

식물이 불편하고 귀찮지만 좋아하고 있는 나를...


깔깔 마녀에게는 눈꼽만큼의 에너지도

쓰고 싶지 않은 나를...


하루종일 바쁘게 몸을 움직이는 내가

같이 놀아주지 않아서인지

우울이는

문을 열고 외출을 한듯하다


우울아~

나간  김에 세계일주 하고 천천히 오렴


가구테트리스가 완료되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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