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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나 Dec 18. 2021

12월

겨울은 내게 말한다.


외로이 남은 달력 한 장

애를 쓰며 벽에 매달려 있다.

지난 열한 달 동안 걸어온

여정의 가치가 무색하게도

시린 겨울바람에 맥없이 흔들린다.

가슴 깊숙이 채우는 공허와

나이 한 살에 딸려오는 책임감.

한 해의 마지막 길목에 서 있는 나 또한

애를 쓰며 올해에 붙어있다.


마지막 달력마저 떼어질 때

겨울은 내게 말한다.

해가 바뀌어도 자리를 지키며

기다리고 있을 테니

불안해 말라고.


12월 | 최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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