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집에 갈 용기가 필요해.

직딩 용녀의 현실 돌파구

by Sunny Day

생각하면 괜히 머리부터 아픈 일도 있고,

너무 착하고 멋진 내 동생에게

좋은 배우자도 빨리 생겼음 하고,

3주 전 교통사고로 다친

오른쪽 어깨와 만성 소화불량도 큰 걱정이지만


그보다는

오늘을 더 감사하고 더 기쁜 일들로

채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채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 엄마와 만나는 퇴근 길

퇴근길 엄마와 실시간으로 연락하며

엄마가 탄 303번 버스(low9841)를 타려고

지하철 뚝섬역부터 조마조마해하다


잠실역에 내려서는

신호에 걸려있는

그 버스를 타겠다고

헉헉거리며 뛰다가 바로 눈앞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보며

"나 간다~~~", "엄마 버스 가네"

엄마와 전화넘어로 너털웃음을 웃었다.

푸핳하하하하하하하핳하하


#2. 굿퇴근?

동생이 보낸 '굿퇴근?'이라는 문자를 받은 순간,

기분이 싹~좋아졌다.

패잔병처럼 어깨 축 늘어뜨리지 않고

당당하고 기분좋게 집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집에 갈 용기가 생겼다.


#3. 감사의 인사

우리 기관에서 돌보는 청소년의 멘토가 되어주시는

선생님께 고마운 마음이 훅~지나갔다.

만나지 않았음 더 좋았을 인생의 문턱을

잘 넘어가도록 손 잡고 도와주시는

멘토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

"그 따뜻한 마음, 감사하다고 전해주세요."


#4. 우주의 전부, 아이들

얼마 전 사무실 짐을 정리하며 수납장과 창고, 서랍구석에 방치되었던 소지품을 버리거나 필요한 사람이 가져가자고 했었다.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인형달린 머리띠가 몇 개 나왔는데 생각나는 '아이'가 있어서 챙겨서 동생편에 들려보냈었다. 동생 회사 동료의 딸래미가 그렇게 이쁜 짓을 한다고 하던 게 기억이 났었다. 그랬더니 퇴근 길 전철을 타고 달리는데 그 이쁜 아이가 곰돌이 머리띠, 토끼 머리띠를 온 몸에 두른 사진을 전해왔다. 이쁘다. 참 이쁘다.


아이 하나가 온 우주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가 웃고 좋아하니 온 우주가 평화롭다.


'감사'를 되로 주니 말로 돌아온다.



오늘 힘들었지만, 그래도 괜찮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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