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vate Life : 장콸의 전시를 다녀왔어요.
오늘 드디어 문화데이(?), 이른바 '공식적인 땡땡이' 시간이 주어졌다.
회사에서 개인적인 성과목표를 정하도록 권면하여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정한 세 가지 중 한 가지가
매 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후는 문화예술로 노는 개인 시간을 갖겠다는 것이었다.
문화데이, Culture day, 예술니나노, '0+0=2, 0002명칭을 지어보려고 여러가지를 생각해보았지만,
아직까지 적당한 걸 찾지 못해 보류중이다. 그러나 회사에서 인정한 '공식적인 땡땡이'임에는 틀림없다.
(공식적인 땡땡이를 숫자로 치환하여 0002로 하는 게 좋다는 동생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있지만,
어쩐지 국제전화 번호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오늘 그 첫 번째 시간을 사용했다.
좋았다.
뭐하지? 영화를 볼까, 연극을 볼까, 전시를 볼까
성과목표로 한달에 4시간을 나에게 선물하도록 정하고 승인을 받은 그 순간부터 이제 뭘 해야 하나 즐거운 고민이 생겼다.
점심시간이나 퇴근하는 길에 무슨 재미난 게 없나 기웃거리고, 길가에 붙어있는 연극 포스터도 더 유심히 보게 되었다.
장콸의 두 번째 전시, Private Life
여동생과 내가 애정하는 송파의 자랑(?), 우리들의 힐링아지트 '에브리데이몬데이'로 고고!
'Girl Scouts'라는 장콸의 첫 번째 전시를 봤었고
화려한 색감과 묘하고 신비한 분위기가 젊은 세대에 취향저격하는 느낌이었다.
시청광장의 한 행사장에서 외국인 남자친구(직감!)와 함께 온 장콸을 본 적도 있었다.
허리까지 오는 새카맣고 긴 생머리를 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까만색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작가인지 모르는 사람도 범상치 않은 그녀의 분위기에 자연스레 힐끔 쳐다보게 되는 사람이었다.
다시 Private Life로 돌아와서!
굳이 직역하자면 개인적 삶, 사적 생활이라는 제목의 작은 전시를 눈으로 보고, 기록으로 한번 더 남기고, 티타임하며 되새겼다.
고양이를 안고 있는 여자, 악몽 속 여자, 한 달에 한번 마법에 걸려 피를 흘리는 여자
문든 궁금증이 생겼다.
요즘같은 시대에
사적인 영역이란 게 있을까?
순간순간을 찍어대고 기록하고 공유하는 시대,
'혼자 있고 싶어'라고 하며 친절히 지인들에게 공지하는 사람들,
지키고 싶은 것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공개하고 밝히고 드러내는 시대에서 사적인 영역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단순하게 공유하는 게 문제는 아니겠으나, 밥먹고 차마시고 운동하는 아주 일상적인 것부터 정치 사회 경제의 다양한 영역에 이르는 방대한 정보와
자신의 생각과 관점 등을 수시로, 어쩌면 의무적으로 계속 공유하는 것이 요즘 사람들이 관계맺는 방법이기도 하고,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고 들여다보는 인사인 것 같기도 하다.
Private의 반대로 공적인(Public) 영역이 있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사적이거나 공적인 것의 구분과 분리는 모호해진 세상인 것 같다.
지극히 사적인 것 같은 부분을 서슴치 않게 공개하고, 공적이라고 여겨왔던 부분의 일을 대단히 개인적인 관계로 처리하고 치부해버리기도 한다.
공유나 공개가 사적인(Private) 것의 반대적인 특징이 아니라 할지라도,
누구나 겪는 일의 개인적인 경험과 느낌은 각기 다른 것이기에 좀 더 소중하고 비밀스럽게 다루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싶을 때도 있다.
너무 많이 공개하고 너무 많이 드러내놓아서 전보다 더 허탈해하는 우리들이 안타까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