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선 잠실역에서 출발하는 지난 1년간의 세밀한 관찰과 분석 보고서
아침마다 자리 전쟁이다.
환승역인데다가 내리는 사람이 많아서 타기 전까지 긴장 가득한 잠실역, 내가 타는 역이다.
8호선에서 긴 환승구간을 지나 2호선 열차 탑승 플랫폼으로 들어오는 순간부터 눈치력이 상승한다.
어느 줄에 서야 빨리 들어갈 수 있을까?
노약자석이 있는 #-1이나 #-4는 오른쪽이나 왼쪽으로만 진입할 수 있으니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게이트는 아니다. 대부분이 그런 것 같다. 그런데 그건 출퇴근길 지하철을 타려고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누가 더 전투적인가?
맨 앞 사람 이야기다. 전동차 내부에 누가 먼저, 아니 어느 줄이 먼저 진입하느냐는 그 줄 맨 앞 사람, 머리들의 전투력의 차이에서 온다고 본다.
그 비법은 전동차 안에서 사람들이 다 나오기 전에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담대함(?)에 있다. 이제 얼추 나왔다 싶은 믿음(!)으로 힘차게 돌진한다. 이 때 반대편에 줄 서 있는 사람들도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 대개 바깥에 서 있던 사람들 중 한 쪽에서 밀고 들어오면 나가려던 사람들은 다른 편으로 몰려서 내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한 쪽으로 쫙~ 몰리기 전에 함께 밀어붙여 들어갈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지만 여기서 움츠러드는 게 대다수! 내릴 길이 막힌 사람들이 다른 한 편으로 순식간에 몰리면 전동차에서 사람들 다 내린 후에야 안전점검 다 마치고(!) 느긋하게 들어갈 수 있다.
밀어붙이기 전략이든, 선비정신이든 전동차에 들어서고 나면 이제부터가 진짜다.
내 자리를 얻을 수 있느냐가 눈 깜짝할만한 시간에 결정나기 때문이다. 무슨 아이돌 콘서트 티켓 예매도 아닌데 순식간이다.
어어~~어~ 두리번거리며 어영부영하다보면 다 놓친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이나 시청까지 서서 가야 한다.
그럼 어떻게??
일단 내릴 사람들 틈바구니 사이로 밀고 들어온 경우 누구보다 스타트가 훌륭(?)하기 때문에 자리 선점의 유리한 고지에 선다. 말하자면 좋은 자리를
골라앉을 수 있는 브루쥬아인 셈이다. 한 쪽은 닿는 사람 없이 편하고 한 쪽 팔을 팔걸이에 올릴 수도 있는 일곱자리 긴 의자 양 쪽 끝에 있는 퍼스트 클래스석, 졸릴 땐 머리를 그대로 기대어 자도 전동차 운행 충격을 어느 정도 흡수해주는 소재라 꽤 편안하게 잘 수 있고 팔걸이에 팔을 올려 머리를 기대잘 수도 있으니 낯선 사람에게 옆구림 찔림을 당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가장 가운데 비니지스석정도 되는 자리가 그 다음 좋은 자리이다. 아주 얇은 기둥이지만 머리를 댈 수 있는 안정감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은 없다. 나머지는 어디나 크게 상관없다. 개인별 취향이나 호불호가 있을 뿐이다. 출근길에는 그나마 자리가 있는 게 어딘가 싶다.
이상은 오래된 전동차에 대해 자리선점에 대한 부분이었다. 새로 생긴 전동차는 양쪽 끝 자리에서 누릴 수 있는 팔걸이 위치가 매우 낮다. 그냥 한쪽편은 낯선 사람과 접촉 없이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과 빨리 내릴 수 있다는 정도로 만족해야 한다. 가운데 머리를 기댈 수 있는 기둥도 없다. 통유리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확실히 시원해보이긴 하다. 혹시라도 서있게 되면 내 상반신을 잘리지 않고 볼 수 있다는 장점 정도 있겠다.
그러나 저러나 못 앉게 된다면 어쩌겠나. 손잡이를 의지해서 발 뒤꿈치를 살짝 들어올렸다 내렸다 하는 운동할 기회라 생각해야지. 맑은 날 한강이라도 지나면 자연스럽게 출근 길 한강 뷰를 찍어보는 낭만이라도 누려보는거지. 앉아서 잠깐 눈 붙여 자느니 서서 책 한장이라도 읽는거지.
그렇지만 정말 자리에 앉고 싶다면 십중팔구 적중률 높은 방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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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일찍 출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