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영성일기

간절한 기도

[영성일기] 지성소에서 드리는 기도_1

by Sunny Day

기도할 때 자기만의 지성소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아주 절실히, 아주 소박하지만 경건한 모습으로...


외부 기관과 업무협약식이라는 걸 하고 사무실로 복귀하는 버스안에서였다.

나는 버스 뒷쪽 좌석, 맨 끝에서 세번째 줄 좌석에 앉아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60대는 되어보이시는 아저씨 한 분께서 내가 앉아있는 뒤쪽 좌석으로 걸어오셨다.

앞에 잠깐 앉아계시다 자리를 옮기신 건지, 타자마자 바로 뒤쪽 좌석으로 자리를 잡으려고 하시는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당시에 나는 두리번거리며 걸어오시는 아저씨를 보며 흠칫 경계심이 발동했었다.

한여름 땡볕과 같은 뜨거운 뙤약볕에 있다가 시원한 에어컨 버스를 탄 지 얼마 안되어서 걸치고 있던 검정색 카디건을 벗고 민소매 원피스 차림으로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지나치게 보수적인가 싶지만, 더운 날임에도 불구하고 팔뚝을 다 드러낸 채로 편히 한가한 버스 뒷편을 장악하고 있다가

두리번거리며 뚜벅뚜벅 걸어오는 나이 든 아저씨는 다시 생각해도 경계할 수 밖에 없다고 결론짓게 된다.


보는 듯, 안 보는 듯하며 시선을 비껴보냈지만 신경은 온통 아저씨에게 쏠렸다.


나를 신경썼는지 아닌지 도통 모르겠는 그 아저씨는 나보다는 한 줄 뒤, 그러니까 맨 뒷줄에서 두 번째 줄, 나와는 반대편 창가에 앉았다.

아저씨가 자리를 잡을 때 쯤에는 버스를 반으로 뚝 갈라 뒤편은 나와 그 아저씨 둘 뿐이었다.

그 앞쪽으로도 승객이 있었던 것 같은데 타자마자 처음엔 더위를 식히느라 신경쓰고, 그 다음은 내 구역을 침범한 아저씨에게 신경쓰느라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다. 희미하게나마 정거장마다 문이 열리고 한, 두 사람정도가 타고 내렸던 것 같다.


마치 요새처럼 아무도 없는 반대편 좌석에 자리잡은 아저씨는 조용했다. 한 두 정거장이 지났는데도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너무 조용, 아니 고요하기까지 한 적막이 다시 또 신경쓰여 어디까지 왔는지, 창 밖을 보는 척 두리번거리다 아저씨쪽으로 시선을 두었다.


기도하고 계셨다.


휴대폰을 보거나, 혹시 옆구리 터진 소매사이로 속살이나 속옷이 보이지 않을까 등등의 조금은 쓸데없는 신경을 썼던 잠시 전이 너무 무색하게도...


그 분은 기도하고 계셨다.


그러나, 잠시겠지 싶었다. 정거장을 지나칠 때마다 흘끗거리며 자꾸 반대편 창문쪽을 쳐다보았다. 사실은 아저씨를 보기 위해서였지만...

기도는 끊이지 않았다.


계속 이어졌다. 심지어 간절함이 느껴졌다. 하나님과의 긴밀하고 친밀한 그 교제가 느껴졌다. 마치 지성소로 들어가 주님을 만나보는 기도인 것 같았다.

언제부터인가 다른 승객들이 버스에 올랐고 한 사람, 두 사람 '뒤 편'으로 오기 시작했다.

옆의 빈자리에 겉옷과 기념품이 든 종이가방을 두기도 했지만, 사람들이 뒤로 들어오기 시작해도 짐을 치우지 않고 그대로 놔두었다.

아직 빈 자리가 많기도 했지만, 짐을 무릎에 올려놓고 창가쪽으로 들어가 앉게 되고 내 옆자리로 누군가 타게 된다면 반대쪽에 앉은 아저씨를 잘 볼 수 없을 것 같아서였다.


아저씨가 한참을 기도하신다고 생각이 들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막히는 시간도 아니었고 버스가 달린 길은 그렇게 오래 걸리지도 않은 코스였다.

고작해야 십분 정도 됐을까


그 짧은 시간을 깊은 기도의 시간,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의 시간으로 시간과 공간을 가득 채운 그 분을 보는 것만으로도 감동이고 감격이었다.


절로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게 되었다. 아버지....


하나님, 아버지, 나의 주여..

나를 붙들어 주세요.
당신의 평안가운데 거하게 하여주세요.
당신의 강한 팔과 펴신 팔로 나를 붙들어 주세요.
아버지, 당신의 능력을 믿습니다.

간절한 기도, 하나님께만 드리는 간절한 기도를 드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언제, 어떤 상황속에서도 하나님을 만나는 일이 가장 우선되게 해주세요.

My Lord, you are my all in all.
Jesus, lamb of God worthy is your name.

할렐루야, 주님만 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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