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감사
베란다에서 바로 내다보이는
집앞 놀이터에는 누가 나와 놀고 있나,
매일 아침부터 앉아계시는 지팡이 할아버지는
나오셨는지..
베란다를 들락거리고 창문을 열었다 닫았다 한다.
그 전에는 그저 아이들의 놀이문화가 없다,
놀 꺼리와 장소가 없다, 놀이터를 살렸으면 하는
생각과 아쉬움이 다였는데..
지금은 그래도 집앞 놀이터를 지켜보는
CCTV노릇을 하고 있다. 혼자의 자부심!
싸우는 애가 없나, 다치진 않는지,
나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돌아다니거나
아이들 곁을 맴도는건 아닌지..
수시로 살피고 관찰한다.
뭔가 이상한 낌새, 낯선 소리가 들리기라도 하면
당장에 쫓아갈 볼 심산으로.
그래서 하루종일 아이들이 꺄르르꺄르르 하고
하하하 웃고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뛰어다니는
소리가 소음이 아니다.
평화의 소리다.
마음이 복잡했다가도 아이들이 뛰다니고
시끌시끌 웃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리면
마음이 곧 청명해진다.
혹여나 궂은 날씨로 아침부터 굵은 비라도 내리는 날이 되면 오늘은 아이들이 나와 놀기 어렵겠네
하는 걱정을 사서 한다.
날이 너무 뜨거워 한낮에는 바깥에 나가는 게 겁나,
집에 콕 박혀 낙지처럼 바닥에 붙어있더라도
애들은 오늘 어디서 놀지 하는 혼잣말을 하고 있다.
듣는 사람 없는데도.
오늘은 적당한 날씨다. 놀기 아주 좋다.
적당히 흐린 하늘은 뜨거운 해도 가려주고
간간히 부는 선선한 바람은 지칠줄 모르고
날아다니는 아이들의 땀도 식혀준다.
학교를 마친 아이들은 집에 갈 생각을 잊고
가방을 팽개쳐놓고
매일 같은 놀이터의 놀이기구에서
매일 새로운 놀이를 논다.
놀이터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