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 나
쉬고 싶은 분주한 나 vs 꼼지락거려야 마음의 짐을 더는 나
종일 몸을 바쁘게 움직여야만
무언가를 했구나,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이바지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그건 회사에 매여 죽어라 일할때도
소속을 버리고 홀가분해졌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쉴 때도 온전히 쉬지 못하고
오늘 나는 무엇을 해야하는지
할 일을 찾아다니며 분주해져야만 했다.
지나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에도 한없이
밀려오는 평화가 깃들었는데,
어쩌다 밀려오는 고된 허무함과
멍멍해지는 순간을 제어못하고 말 때가 있다.
그런 순간은 불시에 오고만다.
빠짝 마른 수건을 개다가, 9시 전에는 꼭 마치고
싶은 청소기돌리기를 하다가도,
생각없이 일일드라마를 보다가도,
그냥 불쑥 찾아든다.
그리고 맘 한 구석 깊이 요동치다가 곧 끝난다.
흙탕물은 이내 가라앉고 윗물이 말끔해지면
놀이터의 아이들 소리가 들려온다.
언제고 다시 밑바닥에 깔린 흙모래가
물보라에 또 일어나겠지만서도 말이다.
물보라가 일었고
짧지만 거칠게 요동했다가
금새 가라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