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것들의 세계사'를 함께 읽고

더불어 건강하고 지속한 삶을 향한 작은 고민들

by Sunny Day

우연한 기회에 '저렴한 것들의 세계사' 독서 모임을 알게 되었다.

책의 소개글을 보고 단숨에 관심이 증폭되기도 했지만

함께 읽는 독서 모임은 처음인지라 모임에 대한 궁금증도 생겨 주저 않고 신청했다.

5번의 책 나눔 온라인 모임에 1만원이니

한 번 모임에 커피값도 안되는 아주 '저렴한' 모임 아닌가 싶었다.



우선 책은 '자본세'라는 나로서는 낯선 용어를 제시하며 자본주의의 오랜 역사를 추적하며 특정 부류의 사람들에게 극대화한 이익을 위해 중요한 것들을 '저렴하게' 만들어버리게 되었음을 되짚어 주고 있다.


자연

노동

돌봄

식량

에너지

생명



#저렴한 것들, 결국 무력에 의한 설득, 강제에 의한 동의의 산물인가


저렴한 것들을 통해 사회를 배열하고 재배열하는데는 무력과 설득, 강제와 동의가 동시에 구사되었다는 부분과, 결국 저렴한 돌봄과 저렴한 노동을 필요로 한 전략이 인종 서열을 만들고 (착취가 용이하고 이윤추구가 극대화되는 방식으로) 재생산했고, 그럼으로써 인체는 파악되고 범주에 따라 분류되고 사회와 자연의 경계에서 감시되었다는 부분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그 동안 '사회와 자연'으로 구분하고 명명했던 우리 사회의 오랜 관습이 사실 일부 상위 자본력의 극대화된 이윤추구를 위한 자본주의 생태계의 전략의 가장 큰 핵심인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나왔고 이를 거슬러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현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명망 속 우리의 관계를 다시 살펴보고 역사와 미래를 함께 보는 비전과 상상을 해볼 수 있었다.


#자본주의의 또다른 민낯에 저항하는 대안운동


자본가들의 전략에 대응하는 대안적인 운동으로 탈자본주의의 반헤게모니를 만들어가기 위한 대안적인 방안으로 제시한 몇몇 운동을 좀 더 공부해보고 싶다. 국제농민운동 라 비아 캄페시나, 미국의 노스다코타의 스탠딩록 운동, 아르헨티나의 사회주의 여성운동 단체의 빵과 장미의 여성운동, 영국의 거리 되찾기 운동 등. 번쯤 들어본 것도 있고 생소한 것도 있어서 자본의 전략으로 '저렴한 것'들로 전락시켜버린 것을 돌이키기 위한 저항 운동을 공부해야겠다.


#공공, 공익을 위한 너무 많은 것들, 그러나...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일해온 지도 15년이 다 되어가고 복지 현장에 첫 발을 내딛던 그 때에 비해 공익을 위한 활동들은 넘쳐나고 있다. 공공과 민간, 기업까지 가세하여 복지, 사회공헌, CSR, CSV, SDGS, 요즘은 ESG까지 거론되며 공익을 위해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어떻게 모색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 모든 개념을 비슷한 하나의 것으로 묶어내는 것은 맞지 않겠지만, 적어도 다양한 단위의 주체들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의 일원으로 놓친 것을 찾고, 그 안에 되돌려야 할 우리의 몫이 있는지, 그 빚이 있다면 갚아야 한다는 의지(자의반, 타의반)는 가지고 있음은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간의 기본권이 침해당하는 소외된 이웃들이 있고, 착취 속 부당이득을 취하는 이들도 여전하다. 재활용이나 분리수거같은 생활 속 습관을 통해 자연을 지키려는 이들도 있고 산업폐기물을 무단투기하거나 더 빠르고 더 많이 만들어내는 패스트산업을 주동하며 점점 더워지고 더러워지는 지구에 눈 감는 기업들도 있다는 게 현실이다. 많은 고민들이 있지만 여전히 나만 좋으면 다인 이들에 대해서는 어쩌면 좋을까 싶다.



#함께 읽고 함께 고민하는 재미

자본주의 생태계에 숨겨진 위험한 역사의 산물이 너무 익숙한 시대에 살고 있어서 저렴한 것들이라고 취급되었다고 하는 관점과 그렇지만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 없고 그렇다고 대단한 해결책이 있는 것도 아니라고 하는 대목은 무척 답답하고 불편하게도 했지만, 이런 부분에 대해 우리 모두가 어떻게 서로와 모두에 기여하면서 다르게 살 수 있을지 고민해볼 수 있었다. 어떤 부분들은 그냥 법이나 규제로 강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좀 더 자발적이고 우러러 나오는 상식적인 삶을 찾았으면 하는 게 더 큰 바람이다. 책을 읽으며 '아, 그렇구나. 우리가 그랬구나.' 하는 지점들은 있었지만 이렇다할 구체적인 해답과 행동제안을 하고 있지 않은 건 분명하다. 그렇지만, 책을 덮고 일상을 살면서 가슴 한 구석 불편하고 찜찜함을 남겼다는 것이 그 소득이라면 소득일 것이다. 누구보다 내가 불편해야 어떤 식으로든 목소리를 내고 움직일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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