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쉽게 말하는 ‘장애’에 대하여

제대로 말하고 있는가?

by Sunny Day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것들에 ‘장애’라는 말을 붙이게 된다.

결정장애도 그렇다.

이것저것 고민만 하다가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장애라고 부른다.

시스템 장애, 서비스 장애라는 말도 사용한다.

전산이나 데이터 기반의 서비스 회사에서 이상 상황,

오류 등을 발견할 때 이런 상황에 장애라는 말을 붙인다.

사용할 때는 잘 모르고 지나갔던 표현들인데

‘선량한 차별주의자’라는 책을 읽고 나서는

문득 내가 사용하는 표현이 적절한지에 대해서

종종 생각할 때가 있고, 그래서 머뭇거려질 때도 있다.

아마도 지금도 그런 때가 아닌가 싶다.


장애의 사전적 의미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장애(障礙)는 신체나 정신에 기능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자신 주변의 세상과 소통하거나 특정 활동을 하기에 어렵게 만드는 조건을 말한다.
<출처: 위키백과>


신체나 정신에 기능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을 일컫는다면 주로 사람에 대해서인데

언젠가부터 우리는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현상과 기계에 대해서도 장애라는 말을 여기저기 갖다 붙이게 되었나 보다.

어쩌면 사람 외에 장애라는 말을 붙이게 되는 것은

기능적 문제에 방점이 있기보다는

세상과 소통과 특정활동, 그러니까 영리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는 조건이 더 중심이 된 것은 아닌가 싶다.

그런데, 시스템 장애, 서비스 장애라고 할 때는

장애 복구와 서비스 정상화라는 말이 뒤따르게 된다.


이는 장애가 영구적이지 않고 해결이 가능하여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운영)될 수 있다는 의미다.

사람의 신체적 기능에 대한 장애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이렇게 연결해서 생각해보니 굳이 장애라는 말을 이렇게 사용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시스템 장애를 영어로 system failure 혹은 system error라고 표현하는 걸 보면 굳이 장애라는 말로 번역하거나 사용하지 않아도 될 법한데 말이다.

system failure 나 system error를 다시 한국어로 번역하면 사전적으로 시스템 실패(불이행), 시스템 오류라고 할 수 있는데 결국은 ‘장애’라는 단어와는 전혀 맥락이 다른 것이다.


결정장애는 결정 지연, 시스템 장애나 서비스 장애는 서비스 오류(문제, 이상 등)로 표현하면

더욱 명확하고 아무도 불편하지 않을 텐데…


서두에 이야기했듯 우리는 ‘장애’라는 단어를 쉽게 사용한다. 그러나 쉽고 편하게 사용할 뿐이지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으면서도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정제된 자유로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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