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바르디아 소도시 여행
취미에 쫓기고 있다. 지난여름 호주 여행기를 8월까지 정리하고 싶었는데... 게으른 자는 결국 귀국 이후 한 자도 정리하지 못하고 여름을 홀라당 날려버렸다. 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그냥 휘발되는 것 같아 추억용 기록을 남기고자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어느새 언젠가는 해야 하는데 미루고 미루고 또 미루고 있는 마음의 짐짝이 되어버렸다.. 취미생활의 슬픈 현실이랄까.. 그리고 호주 여행을 정리하지 못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이태리 북부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밀라노에 일이 있어 가는 김에 밀라노와 롬바르디아주의 작은 소도시를 여행하게 되었다. 2학기가 시작된 상황에서 지난 여행들을 언제 정리할 수 있을지 엄두가 나지 않아, 여행 중 남긴 영상으로 이번 여행은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다. (변명 같지만, 전에 여행을 영상으로 편집해 본 적이 있는데 나중에 보니 꽤 괜찮은 기록이었다..ㅎㅎ) 변명이다. 영상작업을 해보니 글 쓰는 데 훨씬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 그냥 계속 늘어나는 나의 마음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보기 위한 꾀를 부려본다..
롬바르디아(Lombardia)는 이탈리아 북부에 있는 주로 밀라노가 주도이다. 패션의 도시로 알려진 밀라노는 상공업, 금융업의 중심지인데, 이탈리아 주요 명품 기업들이 본사가 있는 말 그대로 부자도시다. 롬바르디아주의 북부에는 알프스 산맥의 빙하가 녹아 만들어진 코모, 마조레, 가르다 호수가 있는데, 아름다운 풍경으로 굉장히 유명하다. 이번 여행에서는 밀라노와 가르다 호수가 있는 지역인 데센자노 델 가르다(Desenzano del Garda)에서 묵으며 여행을 했다.
이 포스팅에서는 데센자노에서 머물며 여행한 베로나(Verona), 시르미오네(Sirmione), 베르가모(Bergamo) 지역의 산 펠레그리노 테르메(San Pellegrino Terme) 지역을 남겨본다.(사실 밀라노는 영상으로조차 정리를 못했다;;;)
23.09.09. 데센자노 델 가르다 여행
밀라노에서 기차로 데센자노에 도착했는데, 택시도, 버스도 없어 캐리어를 끌고 땀을 뻘뻘 흘리며 호텔까지 걸어갔다. 호텔에 도착하니 이탈리아 공군 100주년이라 주말에 공군 에어쇼가 있어 동네 도로가 통제 중이라고...;; 힘들었지만, 운 좋게 남의 나라 에어쇼를 보는 즐겁고 독특한 경험을 했다..ㅎㅎ 데센자노는 가르다 호수를 낀 작은 도시인데, 이탈리아인을 비롯한 유럽인들이 많이 찾는 휴양지라고 한다. 내가 도착한 날은 에어쇼가 예정되어 있어서 도시가 정말 바글바글했다. 호수를 배경으로 알록달록한 옛 건물들이 즐비한 소도시인데,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걷고 보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곳이다.
https://youtu.be/1PdgRn2RkDk?si=Ufb8oVG1kRXNOyjN
23.09.10 데센자노에서의 에어쇼와 베로나 여행
데센자노에서 베로나는 기차로 30분이 채 걸리지 않을 만큼 가깝다. 오전에 예정되어 있는 에어쇼를 보고 베로나로 넘어갔다가 주말여행 인파에 뜨악했다. 내가 방문한 날 바로 전날까지 베로나에서 오페라 축제가 열리는 기간이었는데, 축제 후 도시를 여행하고 가는 방문객들이 많았던 것 같다. 줄이 너무 길어 주요 관광 스팟에는 들어갈 엄두도 못 내고,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던 살짝 아쉬운 베로나행이었다.
https://youtu.be/EGw0KLOMZBw?si=cAy1o-j-vPVfzfbr
23.09.11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 나왔던 시르미오네 여행
데센자노에서 시르미오네는 배로 20분이면 도착한다. 시르미오네는 기차역이 없고, 데센자노에서 배나 버스를 타고 이동이 가능하다. 숙소 바로 앞이 선착장이라 나는 배를 타고 이동했다. 데센자노에서 본 가르다 호수도 참 예뻤는데, 시르미오네는 가르다 호수의 아름다움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하는 마을이었다. 시르미오네에서 호수욕 하는 사람들을 보고 부러움에 침만 흘리다 돌아왔는데, 데센자노에 와서 결국 호수에 풍덩 빠졌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행복하고 여유로웠던 시간이었다.
https://youtu.be/PfaH3hAsZvk?si=qvVJfr833aOaNHUf
23.09.12 산 펠리그리노 테르메(San Pellegrino Terme) 여행
탄산수의 도시, 산 펠리그리노 테르메에 온천여행을 다녀왔다. 이름만 들어도 느껴지듯 물로 유명한 곳이다. 이곳은 1900년대 초 카지노와 온천을 중심으로 지역 내 스파 휴양지가 조성되어 온천여행으로 유명해졌다. 길을 찾을 때 평면지도를 사용해서 몰랐는데, 버스가 산속으로 계속 올라가서 처음에 상당히 당황했다..ㅎㅎ 산속 작은 마을에 엄청난 규모의 화려한 온천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번에 내가 방문한 QC 테르메 산 펠리그리노는 2019년 리노베이션 후 재개장했다. 재개장한 지 얼마 안돼서 온천 컨디션이 상당히 좋았다. 그 외에도 아르누보 양식으로 지어진 카지노 건물을 온천욕장 본관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건축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https://youtu.be/z8WOZt16nz4?si=JuhnSbqQDJZiU60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