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에트르타-옹플뢰르-몽생미셸 (1)

19세기 인상파 화가들의 최애 명소에서 8세기 유네스코까지

by 써니스타쉔

파리에 몇 번 방문하는 동안 프랑스 수도였던 파리 외에 특별히 방문한 곳이라고는 남부지방 안시 밖에 없었다.

평소 세계문화유산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이번 여행에서는 죽기 전 꼭 방문할 명소 100에 들었던 -여행을 계획할 당시만 해도 이런 정보는 전혀 없었고 중세 건축 양식을 보기 위해 유명한 수도원에 방문하는 것만이 목적이었던- ‘몽생미셸(Le Mont Saint-Michel)’을 꼭 넣어야겠다고 친구에게 다짐을 받아놓았다.

유네스코로 지정된 베네딕도수도회의 수도원 몽생미셸 야경


친구와 여행 계획을 함께 하다 보면 서로의 개인 취향에 따라 서로 엇갈리는 계획이 생기곤 하는데 고대에서 중세까지를 좋아하는 나와 달리 친구 J는 중세 이후의 근현대에 더 관심이 많았다. 서로 한 발씩 양보하기로 하면서 J는 베르사유 궁전을 나는 몽생미셸을 하루씩 배정하면서 여행 계획은 완성되어갔다.


https://www.myrealtrip.com/offers/17382


개인비용을 들이기에 경비와 교통수단이 마땅치 않아 1일 투어를 신청하고 새벽 4시부터 준비하며 약속 장소로 나갔다. 새벽 6시부터 만나야 하는 일정인데 파리의 파업 일정에 비용을 내놓고 이른 아침부터 이동 수단을 찾지 못해 참가하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새삼 대중교통과 택시 등을 아무 고민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대중교통 시스템에 고마움을 느끼며 단체 버스에 몸을 실었다.


1. 에트르타

2. 옹플뢰르

3. 몽생미셸


인상파 화가들이 화폭에 담고 싶어 한 최애 코끼리 바위, 에트르타(Etretat)

인상파 화가들이 자주 찾았던 에트르타의 코끼리 바위
파도바람이 거세어 멀리서나마 코끼리의 형상을 가늠할 수 있었다.
귀스타브 꾸르베의 <폭풍우가 지나간 에트르타 절벽>

귀스타브 꾸르베(Gustave Courbet)의 <폭풍우가 지나간 에트르타 절벽>의 실제 코끼리 바위가 그 자리에 있었다. 이른 아침이어서인지 바람이 거세어 마치 폭풍우가 치는 듯했다.


글로는 다 표현하기 힘들어 불과 150년 전에 인상파 화가들이 느꼈을 법한 파도를 동영상으로 담아보았다.


에트르타는 작은 항구 도시였으나 인상파 화가들이 소재로 자주 담으며 명소가 되었다고 한다.

작은 항구 마을 에트르타에서 만날 수 있는 아담한 건물

프랑스 북서부의 하얀 주상절리 에트라트 절벽의 북쪽으로 가면 영국의 남부 해안가 지방 브라이튼(Brighten)과 본머스(Bournemouth)를 마주하고 있다. 영국 본머스에서도 해안가에 종종 갔었는데 남부의 평온함과 달리 프랑스 북부는 심해가 깊고 파도 또한 높았다.

굉장히 작은 마을이기도 하고 이른 아침이라 문 연 곳이 아무 곳도 없는 데다 파도에 대부분 옷까지 적셔 커피로 몸을 녹이고 다음 목적지로 바로 떠났다.



노르망디 진주, 항구도시 옹플뢰르(Honfleur)

에트라트에서 노르망디 다리 건너편의 작은 항구도시 옹플뢰르까지는 차로 약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펼쳐진 그곳, 바이킹의 후예 노르만인이 정착해서 산다고 하여 노르망디라는 이름이 붙었다. 에트르타와 옹플뢰르 모두 노르망디 지역에 속해있다.

이탈리아처럼 벽돌 바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항구도시 옹플뢰르. 인상파 화가들이 자주 찾았다는데 소소하고 작은 일상의 풍경 속에서 찾은 마음의 안정를 얻었기 때문이 아닐까.
인상파 화가들이 다녀간 곳이라 그런지 곳곳에서 화방을 만날 수 있다.


프랑스는 본래 와인으로 유명한 도시지만 지역에 따라 날씨가 안 받쳐주는 옹플뢰르 같은 도시가 있기 마련이다. 노르망디에서는 포도와 알코올로 숙성해야 완성되는 발효주 와인 대신 인근 지역의 사과와 스파클링 탄산수로 만든 시드르(Cidre), 영어식으로 부르면 사이다를 탄생시켰다.

최근 우리나라 편의점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알코올 5도 이상을 선호하는 나에겐 탄산수 같은 느낌만 있다.

시드르는 종류에 따라 15년 산부터 100년 산까지 가격과 종류가 다양하다고 하는데 나는 별로 내키지 않아 옹플뢰르에서 생산했다는 코냑을 골랐다.


포도의 숙성 정도에 따라 발효시켜 만드는 와인이 아닌 포도 껍질로 숙성시키는 2~5도 사이의 알코올 함량의 로제 와인을 생산하면서 1차 대전 당시 미국과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까지 전파되었다고 한다. 와인과 어우러지는 치즈 까망베르의 원조도 노르망디라고 하니 와인과 치즈가 어울릴 수밖에 없는 단짝이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수요일과 토요일에 열리는 재래시장에 방문하면 노르망디 산 까방베르 치즈를 좋은 가격에 구경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이즈니 버터’도 전통은 이어온 고급 버터라고 한다. 노르망디는 농업을 주요 산업으로 소, 돼지, 말, 양의 가축을 기르며 고기 생산과 유제품을 만드는데 주력한 곳이라 프랑스 마블링 고기를 알리는데도 일조했다.

15세기에 지어진 성 까뜨린느 성당 Saint Catherine's Catholic Church

여행을 하면 자꾸 궁금한 게 생기고 질문을 하게 된다. 비용이 제법 들기는 하지만 이렇게 배운 역사와 문화 지식은 절대 잊어버릴 것 같지 않다. 책으로 읽는 것도 좋지만 산지식이라고 불리는 체험이 백번 읽기보단 한번 체험하는 것이 낫다더니 소싯적 공부와는 담을 쌓았던 역사과목에서는 더더욱 고전을 면치 못했던 성적을 생각하면 지금은 이렇게 흥이 안날 수 없다.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화방 중 이 곳의 화풍이 폭 마음에 들었으나 프랑스 물가를 반영한 덕분인지 그림 한점을 선뜻 사기엔 여행 경비를 고려할 수 밖에 없었다.
화방을 운영하는 화가의 작품으로 옹플뢰르의 항구 외에도 자연을 소재로 한 그림이 많았다.


그림이 마음에 들어 들어가 가격도 묻고는 했는데 작은 호수도 여행자에게는 가격이 적지 않게 부담이 되어 선뜻 결심을 못했다. 예순을 넘긴 그녀는 은퇴 전부터 5연 여간 준비해 퇴직 후 현재까지 16년째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했다. 그려의 설명을 듣고 있자니 어린 시절 접어두었던 화가의 꿈이 조금씩 꿈틀대기 시작한다.


서너 시간 남짓 운전해야 하는 경로로 가이드분은 우리나라의 조용필과 비슷한 국민가수 앙리 살바도르(Henry Salvadore)의 Jazz Medditerranee라는 곡을 들려주며 유네스코이자 버킷리스트 100위 안에 든 몽생미셸로 향했다. 새벽부터 일어나 부지런히 움직인 덕분인지 하나 둘 감미로운 재즈 음률에 눈을 붙였다.

https://youtu.be/a0JCqiPfcHM